매거진 생각새싹

초승달

by 어느좋은날
235-초승달.jpg








낮의 하늘보다 밤의 하늘이 맑아 보이는 요즘,

맑은 밤하늘에 초승달 하나가 걸려 있습니다


외로워 보이지만 꿋꿋하게

쓸쓸해 보이지만 담담하게

밤하늘을 밝히던 초승달이 말을 걸어옵니다


슬픔이 깃든 눈을 하고 있구나

네 슬픔을 내게 걸어보렴

세 번의 밤 동안 너의 슬픔을 덜어주고

넷째 날 밤엔 그 슬픔을 걷어가 줄 테니


속는 셈치고 걸어 본 슬픔 한 보따리는

세 번의 밤 동안 초승달과 함께 밤하늘에 걸려 있었고

넷째 날 밤에는 정말로 사라졌습니다


슬픔이 사라진 밤하늘에는 초승달도 사라지고 없습니다

그 자리를 대신해 반달이 빛나고 있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초승달이 오랜 날 뜨지 않는 이유는..

누군가의 답답함을, 먹먹함을, 한숨을,

그 모든 슬픔을 덜어주기 위함일지도 모른다고요

아울러 슬픔은 너무 오래 지니고 사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주려 함일지도 모른다고 말입니다

keyword
어느좋은날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프로필
팔로워 1,529
매거진의 이전글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