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의 하늘보다 밤의 하늘이 맑아 보이는 요즘,
맑은 밤하늘에 초승달 하나가 걸려 있습니다
외로워 보이지만 꿋꿋하게
쓸쓸해 보이지만 담담하게
밤하늘을 밝히던 초승달이 말을 걸어옵니다
슬픔이 깃든 눈을 하고 있구나
네 슬픔을 내게 걸어보렴
세 번의 밤 동안 너의 슬픔을 덜어주고
넷째 날 밤엔 그 슬픔을 걷어가 줄 테니
속는 셈치고 걸어 본 슬픔 한 보따리는
세 번의 밤 동안 초승달과 함께 밤하늘에 걸려 있었고
넷째 날 밤에는 정말로 사라졌습니다
슬픔이 사라진 밤하늘에는 초승달도 사라지고 없습니다
그 자리를 대신해 반달이 빛나고 있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초승달이 오랜 날 뜨지 않는 이유는..
누군가의 답답함을, 먹먹함을, 한숨을,
그 모든 슬픔을 덜어주기 위함일지도 모른다고요
아울러 슬픔은 너무 오래 지니고 사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주려 함일지도 모른다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