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이 곳에 샛길이 나있던 건 아니야
처음엔 그저 흔한 풀밭이었지
그 풀밭으로 하나 둘 사람들이 오가다 보니 작은 발길이 생기고,
그 발길을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길이 되어 있었어
하지만 가끔 발길이 뜸해질 때면
샛길 위로 풀이 다시 돋아나는 걸 보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길도 크게 다르지 않다 느껴지더라
뜸해짐이란 게..
소원함이란 게..
자라나면 길을 가리우는 것 같아서 말이지
발길이 뜸해졌던 샛길은
다시금 사람들의 오고 감이 잦아지면서
여전히 이 곳에 샛길로 남아 있어
우리 사이의 길도 그랬으면 해
너와 나 사이의 길은 소원함이 움트지 않는 그런 길이었으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