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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느좋은날 Jan 22. 2020

괜찮음과 괜찮지 않음의 사이








살다 보면 가끔.. 감정의 방향을 잃어버릴 때가 있어  

지나간 일이, 어떤 아픔이, 그때의 시간이 떠오르면서  

괜찮음에서 괜찮지 않음으로 바뀌는 때가.. 


분명 괜찮지 않음에 슬퍼하고 움츠러들어 있을 때는  

괜찮아질 거라는 희망으로 괜찮아져야 한다는 다짐으로 

하루라도 빨리 괜찮아지려고 해놓고서는 

막상 괜찮아지고 나면, 문득 문득 지나간 일들을 정말 다 잊어도 되나..

이렇게 괜찮아져도 되나 싶을 때가 그래  



참 아이러니한 일이지? 

지난 시간을 뒤로하고 감정이 괜찮아 졌다는 건  

아픔을 잊고 그 아픔 속에 어린 누군가를 기억하며 내 삶에 집중한다는 의미일 거고  

괜찮지 않다는 건 그 아픔과 아픔에 담긴 누군가의 존재가  

조금씩 희미해져 가는 데서 비롯한 미안함이 움텄다는 의미이겠지


이런 시간이 찾아오면  

으레 한 쪽으로 방향을 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 

그래야 괜찮아지려고 노력한 지금까지의 시간들이 무의미하게 느껴지지 않고 

지금의 자리가 덜 혼란스럽게 여겨질 테니까 



하지만 난 그래.. 이런 시간이 찾아왔을 때,  

굳이 방향을 정하지 않아도, 괜찮음과 괜찮지 않은 사이에서 잠시 머물러 있어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해  


사람의 감정이란 게.. 사람 마음이란 게..  

어딘가에 멈춰서거나 고정시킬 수 있는 각지거나 딱딱한 그런 게 아니니까..

오늘의 나를 위해서 꽤 괜찮게 지내다가도  

어제의 너를 생각하면 괜찮지 않을 수도 있는 거니까  

그러니까 괜찮음과 괜찮지 않음의 사이,

그 어딘가에서 머무는 날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 


그러니 감정의 방향을 잃어버렸다고 해서 

너무 걱정하거나 갈피를 잡으려 애쓰지는 마 

괜찮은 마음도, 괜찮지 않은 마음도 결국은 같은 네 마음일 테니까 

끝내는 그 사이에서 방향을 잡아낼 네 마음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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