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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느좋은날 Apr 06. 2021

헤어짐의 기울기








혼자였던 두 사람이 서로를 만나,  

서로의 마음을 나누면서 서로의 마음에 기대기 시작해 

처음엔 좋은 일을, 다음엔 슬픈 일도, 

그 다음에는.. 시시콜콜한 일상이나 기분까지도 서로의 마음에 털어놓고 

서로에게로 점점 더 기울어져 가 

그러다 어떤 사소한 계기로 서로의 마음에 서운함을 느끼고는 

결국.. 헤어짐을 맞이해  


다시 혼자가 된 두 사람은  

밀려오는 슬픔을 훌훌 털어내고 예전처럼 홀로 서보려 해 

하지만 서로의 마음에 기대어 살아온 익숙해진 시간 탓에 

예전만큼 홀로 지낸다는 게 쉽지 않음을 깨달아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온 만큼 

마음은 한쪽으로 기울어 자라나고 있었음을  

어느새 기댐은 의지가, 의지는 의존이 되어가고 있었음을 

헤어짐을 마주한 지금에서야 깨달아  


서로에게 기대었던 만큼 

서로에게 의지했던 만큼 

서로에게 의존했던 만큼 

헤어짐의 기울기는 가파라진다는 걸  

서로가 그리워지는 지금에서야 깨달아



넘어질 듯 기울어진 세상에서 생각해 

너는 내게 의지했고, 나는 네게 의존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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