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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느좋은날 Jun 18. 2021

이름 모를 별








칠흑같이 어둡던 어느 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던 어느 밤..

덩그러니 세상에 홀로 놓여진 것만 같던 그날 밤..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무엇을 해나가야 할지 아무것도 모르겠던 그때  

저 멀리서 작은 빛 하나가 어슴푸레 빛나기 시작해   


달마저 자취를 감춘 어두운 밤하늘을 홀로 지키는 듯  

외로이 떠 있는 이름 모를 별 하나가  

켜켜이 쌓여진 내 앞의 어둠을 조금씩 거두어 주는 것 같았고  


그 희미한 빛을 쫓아 나아가면서 

마음 속까지 파고든 어둠도 서서히 쫓아내 볼 수 있었어  


그러는 사이 하늘은 어느새 검푸른 새벽을 넘겨내고 있었고 

이름 모를 작은 별이 떠 있던 자리에는 

오늘의 태양이 성실하게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었어 


이름 모를 그 작은 별은 햇살에 희석되어 사라져 버렸지만  

깊고 깊은 어둠을 밝혀 주던 그 작은 빛은 아직 내 마음에 남아 있지 싶어  



너무 작은 빛이어서  

모든 하늘을 밝힐 수는 없었지만 내 마음의 어둠은 충분히 거두어 주었고  

모든 길을 비출 수는 없었지만 내가 나아갈 방향은 오롯이 비추어 주었고 

모든 색이 까맣던 나의 깊은 밤에 내려와 

말없이 함께 걸어 주는 벗이 되어 주었으니까



그래서..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 보려고 해  

태양처럼 모든 것을 비추지는 못하더라도  

달처럼 모든 어둠을 거두어 내지는 못하더라도  

아무런 빚도 들지 않는 막막하고 먹먹한 어둠 가운데서  

작게나마 위로가 되고 혼자가 아님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그런.. 

날 비추던 그 별을 닮아 보려고 해   



깊고 깊은 어둠 속에서 우두커니 서 있을 그대에게  

이름 모를 별이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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