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먹은 솜처럼 마음이 흠뻑 젖어 있던 어느 날
내게 다가온 넌, 날 위로 하기 시작해
젖은 마음을 말려 주려 온기가 담긴 손으로 다독여 주고
다독인 마음이 잘 마르는지 보려고 시간을 할애해 곁에 머물러 주었지
거기까지는 정말로 위로가 되었어
하지만 그 이후에.. 네가 ‘그래도 너는..’ 으로 시작한 위로의 말들은
솔직히 위로로 다가오지는 않았어
그래도 너는 나보다 이것도 잘 하고
그래도 너는 나보다 인간관계도 넓고
그래도 너는 나보다 나은 점이 많으니까
이런 일로 크게 슬퍼할 필요 없어
이런 일로 세상이 무너지지는 않을 거야
이런 일은 금방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을 거야
같은 말들은.. 그리 마음에 와 닿지도 다독여 지지도 않더라
물론 네가.. 북돋음의 의미로 건넨 말들임을 잘 알면서도
마음이 축 처져 있던 나에게는 그 모든 위로의 말들이
네가 지니지 못한 것들에 대한 너의 투정으로 들려서 말이지
그러니까 혹시나 말이야..
다음에 누군가를 위로해야 할 시간이 다시 찾아 온다면
‘그래도 너는..’ 으로 시작하는 위로의 말이 네가 건네고 싶은
위로의 의미로만은 다가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아 줬으면 해
그리고 고마워 다독여 주고 곁에 있어 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