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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생각새싹

넘어지지 않는 팽이

by 어느좋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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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속 상상의 세계와 현실을 넘나드는 영화 인셉션에서는

현실과 상상을 구별해내기 위해 각자의 토템을 사용합니다

그 중 주인공의 토템인 팽이가..

상상 속 세계에서는 넘어질 듯 넘어질 듯 하면서 넘어지지 않고.. 무한히 돌아갑니다

이 팽이가 넘어져야만 현실의 세계란 얘기지요


이렇듯..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 현실에서 무한히 도는 팽이는 없습니다

팽이에게 처음 전달된 힘이..

그 힘이 지속되는 것을 시기하는 여러 마찰들이..

힘차게 돌아가던 팽이를 넘어트리고 맙니다


우리 삶도 비슷하다 생각해봅니다

넘어지지 않고.. 처음 마음 그대로.. 그 자리에서..

오롯이 돌아가고프나

돌다 보면..

고르지 않은 땅을 만나거나..

내가 도는 방향과는 반대로 부는 바람을 만나거나..

불현듯 튀어나온 다른 팽이가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내 중심을 흐트러 놓기도 합니다


그렇게 넘어지고 나면..

언제 그랬었냐는 듯이.. 주위에서 맴돌던 방해들은 사라집니다

평온하다 느낄 수 있는 만큼의 고요한 고독만 남겨놓고요..


넘어진 김에 쉬어 가볼까도 싶지만..

외침 하나가 고독의 고요함을 헤집고 나와..

팽이를 일으켜 세웁니다


넘어지지 않는 팽이는 없다는 외침과 함께

팽이는 다시 힘차게 돌아갑니다


빙그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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