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서로에게 끌려 사랑을 시작합니다
그들을 강력히 끌어당긴 것은.. 꽤나 매력적인 서로의 겉모습이었습니다
그렇게 서로가 좋아 시작한 사랑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쌓입니다
서로의 눈에 서로가 익숙해진 탓인지..
더 이상.. 처음처럼 강력한 끌림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 사랑이 깨지는 것은 원하지 않기에..
상대에게서 보여지는 싫증과 실망의 자리를 자신의 욕심으로 덧칠합니다
그렇게.. 자신의 욕심이 더해진 상대의 모습을 바라보며 일련의 만족을 느끼던 중
상대의 눈동자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 모습 역시 상대의 욕심으로 덧칠해져 있었고..
그 순간.. 눈 앞에 상대가 낯설게 느껴집니다
둘 다.. 서로를 사랑으로 이끈 처음의 모습과는 너무 달라져 있었고..
서로가.. 변했다는 말과 함께.. 상대의 눈동자에서 자신의 모습을 지워버립니다
그렇게 하나였던 사랑이 둘로 갈라지고..
서로에게 등을 보인 채.. 각자의 길을 걸어갑니다
늘 함께였던 길을 홀로 걸으려니.. 그 끝이 어찌나 멀던지..
가던 길을 잠시 멈추었고.. 멈춰 선 길에서 잠시 뒤를 돌아봅니다
저 멀리 보이는 상대의 뒷모습은.. 사랑으로 이끈 처음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점점 멀어져 가는 상대가 한 번만 뒤를 돌아봐 준다면..
달려가 잡아보겠노라 속으로 몇 번을 되뇌어 보지만..
그 뒷모습은 점점 작아지더니.. 점이 되고.. 끝내 사라집니다
진정으로 홀로 남겨진 길 위에서 깨닫습니다
헤어지고 나서야 뒤를 볼 수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 때는 늦어버린 것임을..
변한 것은 상대의 모습이 아닌.. 자신의 마음이었음을..
그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더 사랑해야 했음을..
그대를..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