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워 보이는 돌담 사이의 틈으로
푸른 새싹이 고개를 내밉니다
어느 때에 돌담 사이에 몸을 뉘였는지
언제부터 생명의 기지개를 피웠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차갑고 딱딱한 잿빛의 돌담이 무색할 만큼의 푸르름으로
봄을 알립니다
정작 새싹 자신은 우리에게 봄을 알리려는 의도는 없었을 것입니다
바람이 데려다 주었기에 돌담에 몸을 뉘였고
찬 바람이 불기에 움츠려 있었으며
따뜻한 바람이 간지럽히기에 기지개를 폈을 뿐이겠지만
그런 새싹의 푸르름을 통해 눈으로 봄을 맞이하고
그런 새싹의 기지개를 통해 생명력이라는 놀라운 힘을..
새삼 되새기게 됩니다
분명..
생명이 움트기엔 차갑고 척박한 돌담이었습니다
하지만 새싹은 그런 환경 속에서도 살아감을 멈추지 않았고
그렇기에 푸르른 봄을 맞이할 수 있었겠지요
살아감을 멈추지 않는 것..
그리하다 보면 봄날이 언젠가는 찾아오는 것..
그것이..
생명이 가진.. 삶이 지닌.. 본연의 모습이 아니겠느냐 말하는 듯한
돌담에 핀 새싹의 이 가르침이..
아직 겨울에 머문..
혹은 겨울에 막 접어든..
당신의 마음에도 전해지기를 바라며
제 마음 한 켠에도 고이 새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