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취업 4.0 시대, 살아남는 방법

Always be the "Human in the Loop"

by 최원재 면접코치


개인에게 취업은 하나의 삶이자 그 시기 인생을 수놓는 하나의 무늬이며, 고유한 인문적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고용은 비용이다. 시장은 고객의 니즈를 따르고, 노동시장에서 수요자인 회사는 채용 과정을 통해 자신의 니즈에 충실한다. 구매자가 물건을 살 때 가격과 효용을 묻듯, 회사도 면접 질문을 통해 지원자를 변별하며 그 질문의 트렌드는 끊임없이 변한다. 경영이란 변화하는 환경과 투쟁하며 생존하는 것이기에, 시기별로 원하는 인재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취업은 임금을 목적으로 일자리를 얻는 행위를 말한다. 역사적으로 노동력을 경제적 가치와 교환해 온 모습은 오래되었으나, 이는 산업혁명 이후 본격화되었다. 농업 중심 사회에서 산업 중심 사회로 이행하며 도시로 몰려든 사람들은 공장에 취직했다. 구직자에 대한 정보가 부재했던 시절, 회사는 그들에게 무엇을 물었을까. 질문은 필요없었다. 신체 건강한 이라면 충분했기 때문이다. 1차 산업혁명 이후 산업화를 시작한 국가들의 노동자 중에는 어린아이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시기를 '취업 1.0'이라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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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들어 전기로 움직이는 컨베이어 벨트는 본격적인 대량생산 시대를 열었다.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자동차 가격을 혁신적으로 낮춘 포드주의로 인해 '마이카 시대'가 시작되었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관리자와 숙련 노동자가 필요해졌고, 이렇게 시작된 2차 산업혁명 시기를 ‘취업 2.0'으로 구분한다. 당시 회사는 안정적으로 근무해 줄 인재를 원했다. 그리하여 구직자에게 자기소개, 지원동기, 직무 경험과 같이 단순하지만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이후 정보화 시대가 열리고 현재와 같은 DX(디지털 전환), AX(AI 전환) 시대를 살고 있지만, 우리가 아는 ‘회사’의 원형은 이 시기에 구축되었다. 취업 면접 코치로서 멤버들에게 늘 강조하는 질문 역시 취업 2.0 시대의 기본 질문과 맥을 같이 한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왜 우리 회사에 지원했는가?’, ‘직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가?’ 회사는 인사관리(HRM)를 통해 사적 개인을 공적 조직에 포함해 시너지를 창출한다. 지원자의 ‘됨과 씀(됨됨이와 쓰임새)’를 묻는 이러한 질문들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심화되었을 뿐, 그 본질에는 차이가 없다.


20세기 후반,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과 디지털 혁명이 촉발한 시기를 '취업 3.0'이라 부른다. 공장 자동화는 가속화되었고, 기업들은 다양해진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변화해야 했다. 일방적인 매체에서 벗어나 인터넷을 통해 개성을 찾는 시대가 되자 조직 또한 탄력적인 팀제로 전환되었다. 면접이 어려워진 것은 이때부터다. 질문은 길어졌고 전형은 복잡해졌다.


지원자가 회사와 해당 직무에 지원하게 된 동기 및
입사 전 역량 개발 노력을 기술하고,
이를 활용해 입사 후 어떠한 태도로 업무에 임할지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모 공기업 자기소개서 문항)


팀제는 연공서열이 아닌 실력 위주의 문제 해결 조직이다. 지원자에게 까다로운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개인의 역량’이 그만큼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회사의 운명을 좌우하는 시대의 회사는 구성원을 ‘인적 자원’으로 인식하고 그 역량을 개발(HRD)하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AI가 등장했다. 2025년은 개인과 기업이 AI를 실무에 활용하기 시작한 원년이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이며,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하고자 한다. 이제 AX는 기업의 당면 과제가 되었다. HR 팀은 더욱 분주해졌다. ‘AI’라는 새로운 구성원에 맞는 표준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아니지만 사람보다 뛰어난 이 존재와의 협업, AI 자체를 교육하고 개발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AI는 단순한 기술 도구가 아니라, 회사의 판단을 돕고 실행을 대행하는 두뇌 역할을 수행한다. 2026년 이후 AI 에이전트가 본격화되면 일반 사무직의 영역도 스펀지처럼 흡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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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사기획 '창' 25년 9월 방영)



앞으로 조직은 피라미드 구조(취업2.0) 에서 팀제(취업 3.0)로 다이어트를 거듭하다가 이제 각 개인을 중심으로 한 ‘점’의 구조(취업 4.0)로 전환될 것이다. 한 사람이 여럿의 AI와 팀을 이루어 업무를 수행하는 형태다. 당연히 회사는 AI와의 협업 역량을 갖춘 인재를 원한다. 실제 면접 질문에도 이러한 변화는 이미 투영되고 있다.


현 직무에서 어떤 일을 AI에게 위임하고,
어떤 일은 절대 사람만이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구글 입사 면접 질문)


회사가 극소수의 ‘슈퍼 주니어’만을 필요로 한다면, 이는 취업의 종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개인의 업을 이어가는 입장에서도 AI와의 협업 역량은 필수적이다. 이 변화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이제 무의미하다. 이미 시작된 흐름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살아남는 인재가 될 것인가? 이 난제 앞에서 인생 선배들의 지혜가 떠오른다. 답은 늘 가까이에 있다!!



“AI로부터 가장 큰 도움을 받는 사람은 초기 역량이 가장 낮은 사람이다. 즉, AI는 저성과자를 고성과자로 만든다.” 『듀얼 브레인』 中



듀얼 브레인의 저자 이선 몰릭 교수는 AI를 통해 ‘즉각적인 숙련’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결과를 곧바로 제출하지 않고, AI에게 직장 상사의 페르소나를 부여해 한 번 더 검토시키는 방식이다. 생존을 위해 슈퍼 주니어가 되어야 하는 절박한 과제 속에서, AI를 통해 더 유능해질 수 있다는 주장은 큰 울림을 준다. 필자는 이 대목에서 영감을 얻어 AI와 대화하며 함께 똑똑해지는 방법론을 찾기 시작했고, 그 결과가 바로 ‘AI Jamming’ 이다.


AI에게 질문하고 AI가 작성한 장문의 보고서를 읽고 무조건 고개 끄덕이는 것이 아니라, (좀 귀찮더라도) 200자 이내로 묻고 대답하며 토론을 하는 티키타카의 모습이 ‘Always be the Human in the Loop’(AI와 협업하되 최종 결정은 인간이 한다)의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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