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I는 똑똑해지고, 우리는 멍청해진다.

AI시대 잘 먹고 잘 사는 법 찾기

by 최원재 면접코치

2024년 11월 한 취업 특강에서 필자는 이렇게 전망했다. 내년(2025년)에는 AI 관련 질문이 반드시 나올 것이라고 말이다. ‘당신은 AI를 어떻게 활용하는가?’, ‘우리 회사에 AI를 적용하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들이다. 실제로 2025년부터 자소서와 면접에서 이러한 질문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기업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며 발전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 책을 집필하기 불과 1년 전, 학생들의 반응이었다. ‘설마 그럴까?’, ‘아직 이른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 어린 표정으로 필자를 바라보았다. 당시 AI 프롬프트로 그림을 그리는 시연을 하자 다들 신기해하기만 했던 기억이 난다.


딱 1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AI는 이미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지브리풍 그림이 유행하고, 포털사이트 검색 대신 AI를 활용하며, 이제는 심리 상담까지 AI에게 맡긴다. AI 챗봇에 고민을 털어놓는 MZ세대는 AI가 친구보다 편하다고 말한다. 세상의 표준과 삶의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학교도, 기업도 변화를 피할 수 없다.


이어지는 특강을 준비하며 AI 관련 서적을 거의 모두 찾아 읽었다. ‘AI 시대에 어떻게 하면 경쟁력을 갖추고 잘 살 수 있을까?’라는 본질적인 해답(HOW)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책은 AI가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공포를 조성할 뿐,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지 못했다. “질문이 돈이 된다”는 말은 맞지만, 정작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은 드물었다. 질문이 사라진 교실에서 자란 한국의 학생들이 갑자기 좋은 질문을 던지기란 쉽지 않다. 이는 단순히 역할을 부여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AI 원년인 2025년을 지나며 AI는 더욱 똑똑해지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인간은 점점 더 멍청해지고 있다는 경고가 들려온다. A4 용지 한 페이지를 훌쩍 넘기는 AI의 화려한 답변에 우리는 압도당했다. 더 이상 스스로 ‘생각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과거 스마트폰 보급 초기, 아이들에게서 스마트폰을 빼앗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적이 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만 매몰되어 콘텐츠를 생산하는 상상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AI 역시 마찬가지다. 앞으로 AI를 쓸수록 인간의 생각이 빈곤해지는 세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지금의 AI 모델을 만든 설계자들의 초심은 무엇이었을까. 구글 딥마인드의 공동 창업자인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AI를 통해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겠다는 원대한 비전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거대한 사고를 하는 인간이 AI라는 슈퍼파워를 이용해 지구를 구하는 영화 같은 미래를 꿈꾼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는 AI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범용인공지능(AGI) 시대가 도래했을 때, 인류는 과연 안전할 수 있을까.


또한 그는 AI로 인한 양극화를 경계한다. 앞으로의 노동 시장은 AI를 도구로 활용하는 사람과 AI의 판단을 실행에 옮기는 사람으로 나뉠 것이다. 어떻게 해야 전자의 위치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생존할 수 있을까? AI를 거부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필자는 뻔한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질문하는 법을 모르는 학생들에게 “질문이 중요하다”고 백날 강조해봐야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이 문제는 교육계와 기업의 HR 담당자들이 직면한 심각한 현안이다. 대학은 이미 혼돈에 빠져 존재 이유를 위협받고 있다. 완벽한 ‘AI 교수’가 존재하는 세상에서 무엇을 더 가르쳐야 하는가. 교수는 학생이 제출한 리포트를 누가 썼는지 의심해야 하고, 인사 담당자는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신뢰하지 못하며, 팀장은 팀원의 프레젠테이션이 온전한 실력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결론은 명확하다. 이제 평가는 ‘나+AI’를 대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정보화 시대 이후에도 정체되어 있던 19세기식 교육 현장이 이 거대한 흐름을 부정하고 싶을 뿐이다. 우리의 과제는 좁혀졌다. ‘나와 AI의 협업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기업은 단순히 신입사원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슈퍼 주니어’를 원한다. 이 책에서는 그 슈퍼 주니어가 되는 방법론을 ‘AI 재밍(AI Jamming)’이라는 단어로 정의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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