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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냥갑 Jun 15. 2021

어른에게서 아이의 모습이 보인다

어쩌면 우리는 계속 어린 아이가 아닐까

내 안의 어린 아이를 잘 돌봐야 한다는 얘기를 사람들은 한다. 다 아는 것 같아도 자신안의 어린 아이의 존재를 보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고,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지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어른이 참 많다는 생각도 든다. 커피를 아무렇지도 않게 마시고 커피 콩을 볶아도 결국 그 모습 안에는 어린 아이가 존재한다.


내가 니체에 대해서 잘은 몰라도 처음 보자마자 첫사랑에 빠지듯 꽂힌 부분이, 우리의 인생은 ‘낙타의 시기, 사자의 시기, 어린아이의 시기’를 거친다는 부분이었다. 그만큼 나에게 ‘아이’라는 키워드는 강력한 존재였다.


어른이 되어 진상어른을 종종 보게 될 때 드는 생각이 있다. ‘저 사람도 사랑스러운 아이의 순간이 있었을텐데…’라고 말이다. 사랑스럽지 않은 아이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아이는 사랑과 반짝임으로 가득 차있다. 몸은 어른이 되었어도 나는 종종 어린 시절의 내가 생각이 난다. 우리 엄마는 일흔이 다 되셨지만 아직도 19살 때가 생생하다고 하신다. 우리 아이들은 지금 내가 사랑스럽다고 표현하는 절정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만 5살, 만3살 아이들은 귀엽지 않은 구석을 찾기가 더 힘들 정도다.


그런 아이에게 ‘왜 울고 있어?’ 물어도 대답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도 자기 마음을 몰라서다. 그런데 어른들은 이제 다 컸으니까 자기 마음을 알것이라 생각할수도 있지만, 어른들도 자기 마음을 모를 때가 있다.


내가 왜 화가 나는지, 왜 눈물이 나는지, 왜 불안한지, 왜 속상한지…


나는 어른은 당연히 자기 마음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내 마음을 잘 아는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 부지런히 글을 써오면서 나 자신과의 대화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럴 기회가 없었던 어른이 자신의 감정을 모른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그걸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나의 당연함이 타인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당연하다 생각하면 부딪히게 되고 괴로워진다. 오은영 박사님이 나오는 금쪽같은 내새끼 클립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런데 거기 나온 11살짜리 남자 아이를 보고 우리 남편이 막 생각이 나는거다. 불안하면 눈물부터 나고 뭐가 문제냐고 물어봐도 말을 못하고 눈물만 흘리는 아이였다. 우리 남편이 잘 운다는 얘기가 아니라, 자기 감정을 자신도 몰라서 말을 하지 않는 아이의 모습에서 우리 남편도 그럴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어른이라면 자신의 생각은 똑바로 표현하고 이성적으로 대화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많다. 남편은 자신이 딸 셋을 키우고 있다고 말하곤 하지만, 나는 남편몬이 그렇게 믿게끔 냅둬야 할 것 같다. 나야말로 나의 인생멘토인 두딸아이들과 몸만 큰 남자 아이를 키우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우리 집 남자 아이가 자신안의 상처에서 벗어나서 불안함을 스스로 다독일줄 알게 될 수 있도록 내가 많이 신경을 써야겠다.


몸집만  남자 아이가 빨리 어른이 되길 바라는게 아니라, 자신안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할  있는 힘을 주고 싶다. 영원히 아이인채로 남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럴수록 내가 열심히 해야겠다. 나는 위기일수록 힘이 솟는 타입이니 말이다.  여정에 나를 바른 길로 이끌어주는 좋은 멘토분들과 우리  꼬마 인생멘토들의 존재에 마음깊이 감사하게 된다. 나를 건강하고 독립심있게  키워주신 부모님께도 감사한  많다.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봉양하지 않아도 되게끔  분이서 건강하고 여유있게  살고 계신 부분이 너무 감사하다. 나도 아이들에게 그런 부모가 되고 싶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런 순간들이 사실 즐겁다. 고되지 않고 당연히 내가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계속 몸만 어른인 아이로 살아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소중한 사람들과 즐겁게  여정을 즐기는 아이이고 싶다는 마음이다. 내가 나인게 참 감사하고 남편몬  아이를 발견할  있어 감사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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