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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냥갑 Jan 03. 2018

히어로물과 엘론 머스크

토니 스탁, 엘론 머스크, 그리고 롤모델에 대해서

나에게는 꽤 오랜 기간 동안 멘토라고 해야 할까 롤모델이 존재하지 않았다. 대단한 사람들은 많았지만 열광하고 인터뷰도 찾아보고 할 정도로 궁금한 사람이 없었던 탓이다.


나는 내가 제일 중요했고 내가 하고 싶고 보고 싶은 것들만 쫓아다니느라 바빴다. 그래도 어릴 때를 생각해보면 TV에서 미모의 여성 한의사가 나오길래 오 멋있다 그렇게 생각하던 때도 있었고, 모험을 하던 여성 탐험가가 멋져 보이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지성과 카리스마가 더해진 흰머리가 주는 이미지가 멋져 보여 나도 저 나이 즈음이 되면 흰머리를 멋지게 관리해야지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그렇지만 이들 모두에게 잠깐의 동경만이 있었을 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앞으로의 행보는 어떨까 궁금해서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사람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평소에도 영상물/인쇄물 덕후인 나는 몇 년 전에 아이언맨을 보다가 아이언맨의 현실 모델이라는 엘론 머스크라는 기업가를 알게 되었다. 히어로물에 대한 취향이 뚜렷한 나는 영화 엑스맨에 나오는 돌연변이 히어로들도 좋아했지만 자신감 넘치고 유머러스하며 거만하기까지한 아이언맨을 독보적이다 싶을 정도로 좋아했었다. 내게 그 전까지의 히어로들은 너무나도 완벽해서 매력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흐트러짐이 없는 포마드 머리를 가진 너무나도 착한 슈퍼맨은 무매력의 송승헌 같은 이미지랄까. 남자들은 칭송하지만 여자들에게는 덜어필되는 듯한 느낌 말이다. 너무 잘생겨서 부담스럽기도 하고 잘 생긴 거 알겠는데 그냥 별로 관심이 안 생기는 킹카 같은 이미지라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배트맨은 돈도 많고 거만함도 가지고 있지만 왜 매력을 못 느꼈냐 하면 목소리가 너무 땅굴 파고 들어가는 느낌이고 너무 어두워서였다. 돈 많고 능력 많은 도련님인데 유머란 1도 찾을 수 없는 거 같고 중2병 걸린 듯 맨날 어두운 느낌을 뿜 뿜 뿜어대면 옆에 사람까지도 우울증 걸릴 거 같은 느낌 었기 때문이다.(전 세계 다크 나이트 팬을 뭐라고 하는 게 아니라 다크 나이트는 재미있게 봤지만 배트맨이란 캐릭터를 열렬히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스파이더맨은 최근에 홈커밍으로 새롭게 나온 다음에는 배우인 톰 홀랜드가 귀엽기도 하고 사고 치는 말 안 듣는 10대 캐릭터 느낌이 좋아서 좋아지게 되었지만 그 이전에는 너무 착하기만 한 히어로라는 게 별로였다. 홈커밍에서는 아이언맨과 같이 나오기도 해서 좋아진 것도 있지만 그 이전 시리즈에서의 착하고 모두의 친구 같은 느낌이 어느 정도 희석되어 좋아진 것도 있는 것 같다.


원더우먼은 너무 대놓고 현명하고 아름답고 멋있는 여성 영웅으로 슈퍼맨 같은 완벽함 때문에 매력을 느끼기 어려웠다.


왜 이렇게 중간에 히어로물 삼천포로 빠졌냐 하면 내가 얼마나 그 차고 넘쳐나는 히어로들 중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를 찾기가 어려웠나를 설명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나는 누군가의 광팬이 되기 까다로운 소비자였던 것이다. 나는 결과적으로 아이언맨, 토니 스탁을 엄청나게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 현실판 모델이 엘론 머스크라고 하니 그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그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전기차, 태양광 패널, 우주사업, 하이퍼 루프, 교통체증 해결을 위한 터널 굴착, 인공지능 관련 사업까지 다양하다는 것과 그 사업들 모두가 인류의 미래에 어떻게 기여하느냐에 질문을 두고 있다는 걸 알고 무척이나 놀랐다. 어떻게 보면 토니 스탁보다 더 대단한 사람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그렇게 나는 엘론 머스크를 당당하게 나의 롤모델이라고 말하게 될 정도로 그의 열렬한 팬이 되었고 그의 인터뷰나 새로운 사업 관련 기사가 나오면 그 어떤 연예인의 행보보다도 궁금했다. 나에게 그는 어떻게 보면 엔터테인먼트를 뛰어넘는 팬심을 자극한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오늘도 나는 새로운 기사가 뜬 건 없는지 검색하며 그의 행보를 궁금해한다. 나 역시 이 세상이 좀 더 좋은 세상이 되는데 작은 기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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