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보다도 주식투자를 돌처럼 보던 사람이었다. 돈이 넘칠만큼 많아져도 주식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다.
1. 아버지의 영향
아버지는 중국 경제 전문가셨고 지금은 성공적인 은퇴를 하셨다고도 할수있다. 그런 아버지께서 나에게 누누히 하던 말씀이 있었다.
“주식으로 돈을 잃으면 당연히 괴롭고, 돈을 벌어도 주식으로 번돈이니 쉽게 쓰게 된다.”
라는 말씀을 하셨다. 간이 콩알만한 나에게 어느정도 공감이 가던 말이라 찰떡같이 믿고 있었다.
2. 나의 멘탈
주식창을 하루종일 들어다보는 사람이 될까 무서웠다. 게다가 나는 누구보다도 멘탈이 약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주식과 같이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투자는 나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3. 도덕적(?) 가치관
피땀 흘려 번 돈만이 의미있다고 착각해왔다. 같잖은 생각이었지만 간이 콩알만한 그 당시 나에게는 최선의 마음가짐이었다.
그랬던 내가 왜 주식투자에 관심갖게 되었을까? 관심갖게 된 이유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실패하는 이유에 대해서 말해보려고 한다.
부자들이 주식투자를 더 잘 이용하는 이유는 본업이 있기 때문이다. 본업에 더 집중해야하는 상황이라 환경적인 요인때문에 주식투자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할애할수도 없다. 오히려 그게 그들의 자본을 더 탄탄하게 만든다.
그 반면에 본업에서 자기 임계점을 넘지 못한 일반 사람들은 주식을 시작하는 동시에 본업으로의 집중도까지 빼앗기게 된다. 본업에서 더 깊은 내공을 쌓아도 모자를판에 주식창 들락 날락, 올랐으면 기뻐서 마음이 싱숭생숭, 떨어지면 손실회피 편향때문에 안절부절…
주식공부를 한다는 것은 주식 경제 분야 유튜브를 보며 정보를 모으는게 아니다. 자기만의 투자철학을 세워야 한다. 주식관련 책을 읽는다고 투자 철학이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큰 숲을 봐야 한다. 쉽게 공부하려고 이런 저런 정보에 휩쓸리며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 대느라 진정한 공부를 할 시간을 내지 못한다.
요새 주식투자를 시작한 사람 대부분이, 주식투자를 안하면 돈을 잃고 있다는 얘기때문에 불안해서일 가능성이 있다. 자신의 멘탈 상황, 지출관리 등 자기의 금융 메타인지가 낮다면 오히려 시드머니를 모으며 시간을 벌 필요가 있다. 주식에 관심을 끄고 자신에게 더 확실한 장기투자를 하는 것이다.
더 확실한 장기투자란 무엇일까? 양질의 수면과 운동, 건강한 식습관, 공부하는 습관 등이다. 돈을 벌어도 몸이 아프면 병원비로 수익을 다 까먹을텐데 다들 자신의 건강에는 왜 그렇게 자신이 있는걸까.
양질의 수면없이 주식공부를 한다고 해도 제대로된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기분이 하루에도 널뛰기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가족간의 불화나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자신을 압도할 때 냉정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부자들은 돈이 많아서 똑똑해서 부자가 된게 아니고 장기적인 안목을 키우려고 계속 노력을 했고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제대로 알고 있었기에 부자가 된 것이다.
투자의 시작은 지출관리다. 아무리 수입이 많아도 지출이 수입과 비슷한데 시드머니가 생길리 만무하다. 부자는 작은 돈이 새나가는 것도 다 알고 있다. 부자가 되지 못하는 사람은 돈이 얼마없다 생각하며 줄일 돈이 없다고만 생각한다. 새는 돈은 분명히 있다. 냉장고에 썩어가는 음식물이 있다면 그것도 돈이 새고 있는 것이다. 안쓰는데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물건이 있다면, 언젠가는 써야지하고 대량구매해놓은 것이 있다면 그것 또한 마찬가지다.
주식은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돈을 잃는다는 얘기에 불안해 하면서, 왜 수면과 운동에 대해서는 소홀한걸까?
운동도 주식과 같은 맥락으로 보면 답이 나온다. 내일 당장 부자가 되고(건강해지고) 싶다고 주식에 몰빵한다고(운동 하루한다고) 갑자기 부자가 되지 않는다. 운동도 하루 한다고 갑자기 건강해지지 않는다. 그런데 한달이나 일년 운동하고 운동을 안할수있는 삶을 다들 꿈꾼다.
그건 많은 사람들이 장기적 안목을 가지지 못하고 주식투자에 실패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다. 급할수록 이미 진 싸움이다. 돈이 많아야 여유를 가질 수 있는게 아니다. 모르면 불안하고 알면 여유가 생긴다.
주식이 떨어지면 더 살 수 있어 행복하고 주식이 오르면 주식을 더 살 수 없어서 속상한 종목이 있는가? 주식으로 넣은 돈을 다 잃어도 삶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분산투자를 하고 있나? 멘탈이 흔들리지 않을 자세가 되어 있는가?
워런 버핏은 괜히 이걸 강조한게 아니다. 첫째도 둘째도 돈을 잃지 말 것. 돈을 잃지 않는 투자의 시작이 뭘까? 자신만의 확실한 철학이 서지 않는 한 늘 불안할 수밖에 없다.
멘탈이 강하지 않거나, 끊임없는 공부가 싫은 사람, 지출관리가 안되는 사람, 총알이 없는 사람, 본업에서 자기 임계점을 넘기려는 의지가 없는 사람은 그냥 주식하지말고 본업에서 먼저 임계점을 넘겨보면서 시드머니를 모으는 게 먼저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피땀 흘려 본 돈을 길에 버리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