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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냥갑 Sep 14. 2021

내 머리 속 코끼리

누구나 코끼리의 지배를 받는다


내가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Slow thinking, fast thinking)> 알게 되고 놀라웠던 것은 우리  속 코끼리의 존재를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fast thinking이라고 하는 시스템1,  자동시스템과 slow thinking이라는 시스템2 숙고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화장실에 가거나 물을 마시는 등의 행동은 자동시스템으로 이루어진다. 우리가 굳이 생각할 필요도 없고 고민해서 할지 말지를 판단하지 않는다. 습관으로 되어 있다는 얘기다.  반면에 slow thinking 좀더 오래 걸리고 중요한 일을 판단할  작동한다. 그러다보니  숙고 시스템이라고   있는 slow thinking 작동할  우리는 정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fast thinking이 좋고 slow thinking이 나쁘다거나 그런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 두 가지 사고 시스템을 적절하게 잘 사용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사고체계에 대해 몰랐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이다. 우리는 분노와 같은 감정을 그 사람의 어쩔 수 없는 솔직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노는 2차 감정이다. 1차 감정은 슬픔, 억울함, 허무함 등이다. 1차 감정에 대한 방어기제가 작동하면 2차 감정인 분노가 올라오는 것이다. 분노가 수시로 올라온다면 그것도 습관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습관을 만들기가 어렵다고 포기하고 있다면 이 두가지 시스템 체계를 이해하고나서는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숙고시스템이었던 녀석을 자동시스템으로 가져온다면 당신은 무적이 될 수 있다. 어려운 일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우리에게 하루 동안 주어진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다. 잠을 자고 나서 뇌속 찌꺼기가 제거되고 나면 다시 에너지가 충전된다. 수면만큼 뇌속 찌꺼기를 제대로 청소해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잠을 안자겠다는 얘기는 먹기는 하는데 화장실에는 안가겠다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노폐물을 비워내야 한다. 비워야 새로운 것도 채워질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고 나서는 우리는 만땅으로 충전된 에너지를 가지고 하루를 시작한다. 하지만 점차 에너지가 바닥이 나면 우리 안의 코끼리가 스멀스멀 주도권을 잡을 때가 되었다는 신호다. 우리는 코끼리라는 시스템1인 fast thinking을 그 위에 올라단 기수인 slow thinking 시스템2가 조정하는 그림을 떠올리면 된다. fast thinking은 강력하다. 우리의 무의식에서도 이 녀석은 난동을 부릴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동시스템이라는 코끼리를 기수의 힘으로 조련할 생각을 하지 말고 코끼리를 자체를 차분한 녀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그 과정이 좋은 습관을 만드는 과정이다. 아무리 기수가 똑똑해도 소용이 없다. 코끼리는 하던대로 난리를 부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이 코끼리와 어떻게 살아갈지 그리고 나는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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