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를 배척하지 않고도 자신의 고유함을 지킬 수 있는데 말이지…
日本は何度も竜馬を殺している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게 21년 9월 23일 새벽 4시인건지 아니면 아주 오래전부터 이 글을 머리 속에서 써왔는지 정확하지 않다. 나는 항상 일본이 궁금했고 그리웠고 그리고 어느 정도 미우면서도 안타까웠다. 나의 고향같으면서도 고향은 아닌 묘한 관계를 이어오던 일본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하나 항상 고민해왔다.
나의 일본 생활은 도쿄에서 2살 때부터 9살까지 7년간 생활했던 게 전부다. 그 이후로 2번의 여행과 출장을 제외하고는 일본에 가본 적도 없다. 그런 내가 이렇게 감히 일본에 대해 분석하는 것과 같은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내가 일본에 대한 관심을 놓을 수 없어서인 것과 일본 소식을 그 어느 때보다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젠 유튜브를 통해서도 손쉽게 일본에서 지금 무엇이 유행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예전에는 일본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면 극소수의 채널에서밖에 얻을 수 없었다. 게다가 대다수는 불법적인 통로이기도 했다. 나의 불법적인 일탈에 대해 고백하기란 쉽지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백하는 이유는 이것으로도 일본이 쓸 수 있는 기회들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어서다. CD시장이 죽어가는데에도 그런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붙잡고 있는 일본, 중국까지도 QR코드로 손쉽게 결제하는 시스템이 발전했는데도 아직도 현찰을 고수하는 일본을 보면서 무엇이 문제일까를 자주 생각했다. 일본에서는 수취인이 직접 받을 때까지 택배가 수십번이고 반송된다는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속이 터진다.
일본에 대한 인식이 굳어진 것은 사회에 나가서부터였다. 내가 사회로 나가 처음으로 들어가게 된 회사는 LED조명제조업체였다. 그곳에서 나는 해외영업부였고 일본어가 편하다는 이유로 일본시장을 맡았고 그와 동시에 오세아니아, 동남아쪽까지 영업을 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3년밖에 되지 않는 짧은 회사 생활이었지만 내게 일본 시장은 이런 기억으로 남아있다.
너무 꼼꼼하다 못해 답답해서 사업을 진행하기가 매우 까다롭다는 점이다. 이는 일본 내수 시장을 지키고 원리원칙을 잘 지키는 일본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그게 일본을 점점 무너뜨리고 있고 세계에서 경쟁력을 점점 떨어뜨린다는 것을 일본은 알고 있는걸까.
사카모토 료마라는 인물은 그 누구보다도 모두가 상생하는 길을 찾아헤맨 인물이다. 그리고 일본에서도 사카모토 료마는 존경하는 위인 상위 랭킹에 항상 드는 인기있는 역사 속 인물이다. <료마전>이라는 인기 대하 드라마도 방영했었고 일본인의 료마 사랑, 역사 사랑에 대해 부정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왜 나는 ‘일본이 몇 번이고 료마를 죽이고 있다’라고 말한 것일까? 그것은 일본의 행보가 너무나도 료마가 바라던 방향과 반대로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글을 통해 일본 독자들과도 소통을 하고 싶기도 하지만, 일본 역사나 정치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한국 독자들과도 소통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든다. 우리가 가까이에 있는 나라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한다면 협상을 할 수 있는 여지도 없다. 협상이란 ‘내가 네 몫을 빼앗아 오겠다’가 아니라 ‘윈윈 전략’을 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스티븐 코비는 말했다. 윈윈전략이 아니라면 제안을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이다.
나는 공생하기 위해서, 아니 더욱 나은 방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이 윈윈전략을 취하고자 한다. 부디 그런 마음이 많은 이들에게 닿았으면 좋겠다.
(이어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