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시작해서 다행이다
나는 누누히 말하지만 간이 콩알만한 사람이다. 그렇기에 주식은 돈이 많아져야지만, 그리고 잃어도 되는 여윳돈으로 시작하겠다 말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주린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고 그렇게 주식을 잘 모르는 이가 들어가면 주식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판이라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겁이 많은 내가 발을 들이면 안되는 세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계속 물을 붓다보면 그릇에 물이 넘치듯이 나도 너무 인풋만 넣어서인지 어느 순간 이건 안되겠다 실행할때임을 느꼈던거 같다. 더는 미뤄서는 안되겠다는 마음이 생기던 어느날이었다. 나는 작년(2021년) 9월말 내가 가능한 선에서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그렇다. 어찌보면 지금도 시작한지 정말 얼마 안된 주식햇병아리다. 그런데 지금 드는 생각은 경험한 시간이 내공과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나는 운이 좋게 짧은 시간동안에 많은 것을 배웠다.
1. 국내주식을 처음에 3개 종목을 시작해서 큰 금액대를 넣다보니,
지금 드는 생각은 국내주식보다 미국주식을 먼저 시작했으면 좋았을 걸이었다.
2. 타이밍을 맞춘다는 건 말이 안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니 일희일비하지 않게 되었다.
3. 나는 파란색이 떠도 불안하지 않았다. 추가 매수할 수 있게 매매단가를 떨어뜨릴 기회라는 것에 기뻤다.
4. 내가 믿는 기업이 계속 오르면 기쁜 반면에 추가 매수하지 못했던 것에 아쉬웠다. 그래서 어느정도 내가 생각하는 금액대로 이익실현이 되면 1주를 빼고 나머지를 매도했다.
그리고 다시 떨어졌을 때 분할매수를 하면 매매단가를 쉽게 떨어뜨릴 수 있어 더 좋았다. 100주를 산 상태에서와 1주를 산 상태에서 어떤게 분할매수를 해서 기본 매매단가를 떨어뜨릴수 있는지 보면 답이 나온다. 100주에서 추가로 10주를 사더라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1주있을때는 추가로 1주만 구매해도 단가가 확떨어진다. 그게 정말 짜릿하다.
5. 투자할 돈이 부족해서 아쉬운대로 익절한 셈이었는데(수익난 돈으로 떨어진 종목을 추가 매수하는 식으로) 그게 위험성을 더 낮추는 결과가 되었다. (안티프래질)
6. 생각보다 내가 위기에 강한 사람이구나를 주식투자를 통해 배웠다.
7. 주식창에 전전긍긍하는 게 아니라 본업에 더 집중해서 추가매수를 해야겠다는 긍정적인 선순환이 일어났다.
8. 주식판에서 수익률을 자랑하는 사람은 좀 쪼랩이구나를 알게 되었다. 그걸 자랑하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얼마나 안티프래질하게 분산투자(주식뿐만 아니라 다른 투자도)를 할 수 있느냐가 훨씬 고수라는 걸 알게 되었다.
9. 전문가라도 다 믿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실력있는 전문가를 가려낼 줄 아는 안목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는 느낌이 짜릿하다.
10. 나는 워렌버핏의 첫번째 두번째원칙 그리고 세번째 원칙도 지키고 있다. ‘돈을 잃지 마라’. 지금 아무리 급락장이어도 파란색 범벅이어도 나는 돈을 잃은 적없다. 중간중간에 이익실현을 해서 적절하게 매수와 매도를 경험해본게 나에게는 작은 성공 경험이 남았고 그걸로 현금이 작년 9월보다 늘었다. 그리고 지금은 급락장이어도 마음이 조급해지지 않는 멘탈 상태다. 떨어졌다고 불안해서 손절을 한다면 실제 돈을 잃은 것이지만 나는 팔지 않고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손실은 엄밀히 말해서 페이퍼머니다. 내일은 더 떨어질수도 올라갈 수도 있는 가상의 돈인거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이번 4개월동안 어디가서 돈을 주고서라도 배우지 못했을 좋은 경험이다. 그런데 나는 이걸 돈을 벌면서 배운거다.
주식 투자든 그 외의 다른 투자든 투자는 나에 대한 메타인지를 올리는 경험이다. 그냥 책과 유튜브로만 공부하지말고 직접 ‘실행’하면서 배워야 진짜 내 것이 된다. 나는 더 이상 재테크 정보때문에 불안하거나 조급함이 일지 않는다. 그게 나에게 가장 큰 수익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가진 핵심자산은 ‘나’다. 그걸 모른다면 아무리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이익실현을 해도 헛돈을 만진 것이다. 아니…자신이 핵심자산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아예 여러 재테크를 해도 수익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