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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냥갑 Aug 10. 2018

100일 전과 달라진 나

그 어느 때보다도 만족스럽고 내가 좋아진 요즘

100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낸 결과는 아닌 것 같지만 최근에 놀라운 경험을 했다.

지금의 나는 100일 전보다도 좀 더 행복했고, 아니 너무나도 행복한 마음으로 가득해서 신기할 정도다.

내가 어떻게 해서 이런 상태가 되었는지 정리를 해두어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그적거리고 있다.


내게 이런 감정을 준 시발점들은 관련 없을 것 같았던 엄마의 한마디, MBTI 검사, 그리고 명상 이 3가지였다.


그 첫 번째 시작은 평소와 다름없는 엄마와의 대화로부터 시작했다.


엄마의 한마디

하루는 엄마와 영상통화로 수다를 떨다가 두 돌이 된 아이에 대한 얘기로 넘어갔다.

"엄마, 나는 내가 아직도 아이 같은 사람이라 그런지 아이들의 기분이 좀 많이 이해가 돼. 그래서 우리 아이가 찡찡대고 칭얼대면 다그치기보다 마음을 공감해주고 싶더라고요. 내가 어렸을 때를 떠올려보면 나도 내 기분이 왜 나쁜지 모르겠지만 그냥 기분이 나빠서 괜히 칭얼거리고 싶을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 엄마가 왜 울어! 울지 마! 이러면 서러웠거든요."


"근데 진짜 신기하게도 아이가 찡찡거릴 때 '왜 기분이 안 좋아? 이걸하고 싶었는데 못해서 속상했어?' 막 이렇게 공감을 해주니까 말을 다 알아듣는지 두 돌짜리가 울음을 그치고 서러운 게 약간 풀렸는지 괜찮아졌다니까요? 정말 신기하지 않아요?"


나는 계속해서 엄마와 아이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남편 얘기로 뜬금없지만 넘어가게 되었다.


" 하아, 근데 엄마, 남편은 일하고 돌아오면 인상을 잔뜩 찡그리고 오는데 그걸 보는 게 힘들어요. 나도 남편 일이 힘들어서 그렇다는 건 알겠는데 그렇게 찡그리는 것보다 집에 오면 기분 전환하려고 자기도 좀 노력해야 하는 건 아닐까요? 외부에서는 타인에게 웃으며 기분 상할까 신경 쓰면서 가장 소중한 가족들한테 맨날 짜증을 낸다는 건 너무 슬프잖아요. 나도 남편이 일 때문에 힘든 거 아니까 기분이 좀 풀리라고 웃으면서 대해도 남편 표정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지쳐하니까 제 기분까지 다운돼서 힘들어."


얘기를 듣다가 엄마는 내가 생각지도 못한 말을 했다.

"그럼 너도 남편에게 아기한테 하는 것처럼 그렇게 하면 안 돼?"


응? 남편한테도 우리 아이에게 대하듯 하라고? 나는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서 잠깐 얼어버렸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못할 것도 없겠다 싶어서 그렇게 하기로 그날부터 마음을 먹었다. 엄마의 한마디에 나는 생각이 송두리째 바뀌는 걸 느끼며 역시 우리 엄마는 현명하다고 추켜세우며 전화를 끊었다.


MBTI 검사


우연한 기회로 MBTI 검사를 나와 남편 각자 하게 되었다. 내 경우 한 10년 전쯤 재미 삼아 인터넷에서 했을 때와는 약간 다른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별 생각이 없었고 이번에도 재미 삼아하는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했다. 결과를 들으면서 나에 대해서는 '내가 꽤 외향적인 사람이었나 보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재미있어했는데 놀라운 것은 남편의 결과를 알게 되고 나서였다.


남편과 나는 공통된 얘깃거리가 많아 연애시절부터 이야기를 하는 걸 즐기긴 했지만 성격은 반대라는 건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근데 막상 MBTI 검사 결과에서 나와 같은 성향이 하나도 없고 정반대의 성향이 나온 남편의 결과를 보고 우리 성격은 정반대임를 새삼 다시 느끼게 되었다랄까. 나는 양쪽 성향을 다 조금씩 가지고 있어서 애매한 00 타입이라고 하면 남편은 나와는 정반대이면서 그 성향이 매우 강한 제대로 된 성인군자형의 **타입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더 놀라웠던 건 검사 결과를 들을 때 선생님의 얘기였다.

"남편 분이 **타입이라고요? 그 타입은 16개 중에 가장 따뜻한 타입인데요?"


그 말을 듣고 머리를 크게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나야말로 감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나는 꽤 이성적인 편이고 남편은 티를 안내는 것뿐이지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다툼 자체를 싫어하는 너무나도 따뜻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나는 남편이 자기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다그치고 내 불만을 부딪히는 데에 열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게 대화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그걸 알게 된 나는 남편에게 너무나도 미안해졌고 집에 오자마자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사람한테 내가 지금까지 가혹하게 대한 것 같아 너무너무 미안해~"라며 오글거리는 사과를 했다. 그러자 남편은 쑥스러운 듯이 웃었다. 그때부터 나는 2주간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가득 품고 남편을 대했다.(2주간이라고 한 이유는 2주 후에 약발이 약간 끊겨서 다시 살짝 열 받기도 했기 때문이다.)

 

명상


나는 평소에도 명상에 대해서 궁금하긴 했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몰라 미루고 있었다. 제대로 된 책을 읽어보고 공부를 해야지라며 기한 없이 미루고 있었다. 그러다가 '될 일은 된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자극받을 수 있는 자기계발서로 기대하고 읽었는데 너무나도 당황스럽게도 명상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저자가 명상을 통해 얻은 결과들이 믿기지 않는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했는데 결국 명상을 해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명상에 대해 너무나도 궁금해졌다.


그러다가 명상에 대한 방법론 책을 찾으려니 너무 골치 아파져서 유튜브에서 간단히 보고 시작해보려고 명상 방법에 대해 검색을 했다. 원래 여러 가지 자료를 찾고 철저히 준비하는 걸 선호하는 나였는데 그 날은 너무 귀찮아서 눈에 띄는 한 가지 영상만 보고 말자라는 생각으로 한 영상을 눌렀다. 그랬더니 그걸로 대략적인 명상에 대한 이해가 되어 곧바로 해야겠다 마음을 먹었다.


하루에 20분씩 매일 하는 것을 목표로 가볍게 시작했는데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신기한 기분을 느꼈다. 아무리 1시간 동안 멍 때리고 쉰다고 해도 느끼지 못했던 휴식을 20분의 명상을 통해 머리가 맑아지는 걸 느꼈다. 이렇게 말하면 나도 이상한 사기꾼들의 경험담 같아서 말하기가 쑥스럽긴 한데 정말로 그랬다.


대표적으로 스티브 잡스도 그렇고 성공한 CEO들이 왜 명상을 즐겨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 많은 일들을 처리하고 생각을 단순화시키는데 명상이 큰 도움이 된다는 얘기는 진짜였던 것이다. 나 역시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나의 그릇이 작아 그걸 못하고 스트레스받고 있구나 하며 나의 능력을 한탄하곤 했었는데 머리를 맑게 하면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도 포기하지 않고 다 이룰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내가 가장 꺼려했던 일을 하게 되는 용기까지 생겼다. 이건 나에게 너무나도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 과거의 내가 그걸 알게 되었다면 까무러칠 일이다. 나는 그런 걸 안 좋아해. 나는 못할 거야. 라며 나와는 절대 연관 없을 것 같던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걸 시작하니까 의외로 재미있었다.


그리고 나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나는 매일매일 뭔가를 하지 않으면 나 자신이 발전하는 것같지가 않아 죄책감이 느껴지는 사람이었는데 이것들 덕분에 자기효능감이 강해졌다고나 할까. 아무것도 안 하고 하루를 보내도 그런 내가 괜찮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현재에 충실하게 되었다.


100일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내가 원했던 것은

- 웃음이 넘치는 행복한 가정에서 하루하루가 즐거웠으면 좋겠다

- 매일매일 성장하는 나였으면 좋겠고 자책하고 욕심부리지 않는 내가 되고 싶다


크게 이 두 가지였는데 그걸 지금 느끼고 있으니 신기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이 감정을 잊지 말고 하루하루를 소중히 즐기며 지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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