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냥갑 Nov 20. 2020

문제가 많아도 가족이라 웃을 수 있는 사이

좋지 아니한가 (2007)

2009.7.11. 토


별 기대는 안 했었지만 보고 싶었던 영화였다. 우연히 TV를 틀다가 처음부터 보게 되었다.


- 성실하고 곧은 성격의 무뚝뚝한 아버지. 학교에서는 재미없는 수업 때문에 인기 없는 영어 선생님

- 늘 반복되고 식모살이를 하고 있는 듯한 생활에 무료함을 느끼는 엄마. 노래방 총각에게 설레지만 결국 피라미드 다단계 판매에 걸린 것뿐

- 무협소설을 쓰는 이모. 남자 친구가 자기를 버리고 소설 작가와 사귄다. 사실상 무직의 밥만 축내는 빈대

- 전생을 궁금해하고 원조 교제하는 여학생을 짝사랑을 짝사랑하는 순수남. 어떻게 보면 너무 엉뚱해서 머리가 모자란 걸로 보이기도 한다.

-엉뚱하고 독특한 여고생. 영화광인 선생님에게 관심이 있다.


영화 초반 이 가족은 정말 '좋지 아니한' 가족이었다. 도서관이라면서 노래방에서 노는 딸, 전생이 궁금하다며 점집에 간 아들(자살하려고도 했다), 생활에 무료함을 느끼다가 총각에게 설레는 엄마, 오해로 원조 교제하는 선생으로 찍혀 잘릴 위기에 처한 아버지, 하는 것 없이 노는 이모. 이들은 전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았다.


간간이 웃기기도 하고 잘 만든 영화인 것 같다. 사실 현실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면 극복하기 힘들 텐데 딸은 의외로 무덤덤하고 강한 아이인 것 같다. 난 강가에서의 대판 싸우는 씬 가장 좋았다. '어디 씨인지도 모를 잡종 개새끼'라고 했을 때 발끈해서 덤빈 아들의 마음이 느껴졌었고 가족들이 똘똘 뭉쳐서 싸우는 장면이 그렇게 통쾌하고 짠할 수 없었다.


"다들, 집에서 보자"라며 흩어지고 뛰던 가족들. 좋지 아니한가의 가족들. 막장에다가 사건이 터져도

그야말로 '좋지 아니한가'.

                                                                                                            -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이기 때문에 우린 외롭지 않고 가족이기 때문에 행복을 나눌 수 있다. 우주를 떠도는 외톨이가 아니라, 가족이 있어 나는 행복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누구나 반쪽을 찾아 헤맨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