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냥갑 Jan 20. 2022

무빙워크같은 삶?!

조바심내지 않으려면 둘째를 생각하자

2019년 4월 11일, 나의 일기장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져 있었다.


————————

무빙워크를 거꾸로 걷는 느낌이다.

안걸으면 뒤로 가니까 계속 걸을  밖에 없는, 근데 계속 걸어도 제자리인 상태.

더 빨리 걸어서 앞으로 나가고 싶지만 그러다보면 지쳐 멈추게 되고 그러면 뒤로 순식간에 끌려들어가는 느낌.


하루가 짧다.

금방 저녁이 되어버린다.


요새는 입맛도 없다. 그나마 매일 산책이라도 하니 이 정도지 안했으면 어쩔 뻔했나싶다.

살려고 하게 된 최소 한시간 산책이 날 연명시키고 있는 것 같다.


현재에 지금 이순간에 살아야 한다는 건 알지만 잘 안된다.


자꾸 더 책을 읽고 지금 당장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내공을 키워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조바심난다.


둘째가 아직 기지도 못하는데 갑자기 걷겠다고 바둥대면 어떤 느낌일까. 귀엽긴한데 그럴필요없으니 천천히 지금을 즐기라고 할 것 같다.

그래 나는 지금 이제 막 뒤집은 둘째와 같은 상황이다.


조바심 내지 말자.


————————


2-3년 전의 나는 조바심을 느끼고 있었고 그 조바심을 가라앉히기 위해 나에게 둘째 어린 아이를 생각하라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었다.


그랬던 내가 그 당시와의 다른 현재를 지내고보니 정말 조급함은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 걸 알았다.


그 사이 갓 뒤집던 둘째는 말도 하고 울집에서 가장 개구쟁이에다가 엄청 뛰어다니고 혼자 영어노래까지 귀여운 뭉개진 발음으로 불러재끼고 있다.


그 당시 내가 계획했던 돈에 대한 게 무색해질만큼 좋은 기회들과 위기들 모두 2년간 나에게 왔고, 나는 이제야 알게 되었다. 계획이 다 좋은 게 아니라는 걸 말이다.


불안감과 두려움을 없앨 필요는 있지만 잘못된 계획은 오히려 조바심을 부채질할 수 있다. 그보다는 요즘 읽고 있는 <퓨처리스트> 속 퓨처캐스팅을 통해 내 미래를 내가 수정하고 만들어가는게 훨씬 건강하고 현실을 더 가까이 만들어내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과거의 내가 느낀 불안이나 두려움이 귀엽게 느껴진다. 무빙워크같은 삶이라 괴로워하던 나도 사랑스럽게 느껴질만큼 말이다.


결국 삶은 과정, 오늘이 쌓여 미래가 된다. 좋은 습관을 매일로 만들면 걱정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에고가 신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