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용시키면서 이렇게 짜릿하긴 처음이다
'이 책 좀 위험하겠는데?'
좋은 것은 모두와 같이 읽고 싶고 알리고 싶었던 나에게도 이 책만큼은 '모두'가 읽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이기적이지만 들었다. 왜냐하면 이 성공의 공식을 따라서 성공하는 이들이 있다면 이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냉정한 이타주의자'들이길 바랬으니까.
나는 이제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말이 아주 큰 가능성으로 느껴진다(어느 정도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부에도 부익부 빈익빈은 존재하고 지식에도 부익부 빈익빈은 존재한다. 그렇다면 성공도 그럴까? 성공이라는 것에 과연 '공식'이란 게 존재할까? '성공에 공식이 있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을 텐데 말이 되냐'는 사람에게 이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을 읽게 되는 당신이 '냉정한 이타주의자'이길 간절히 바라면서.
'성공의 공식, 포뮬러' - 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이 책은 성공의 5가지 공식을 말한다. 이 공식들만 봐서는 무슨 소리인지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나는 지금 이 5가지 공식들을 내 삶에 적용시키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다. 그러니 매우 불친절한 글이 될 수 있지만 궁금하면 직접 읽으면서 각자의 삶에 적용(!)해보시길 바란다. (이게 나의 아주 따뜻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임을 우리 씽큐 멤버들과 책을 읽은 사람만이 알 것이다.)
제1 공식 : 성과는 성공의 원동력이지만, 성과를 측정할 수 없을 때는 연결망이 성공의 원동력이다.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스타 화가 바스키아와 폭발하는 새끼 고양이 카드 게임의 예시는 나를 심장 뛰게 만들었다. 제1 공식에서 내가 느낀 것은 결국 '연결'이었다. '친구의 친구'도, '콘텐츠의 미래'도, '포뮬러'도 결국 연결임을 지겹도록 외친다. (사실 지겹지 않다. 너무 감사하다.) 연결망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했던 지금까지의 삶이 미치도록 아쉬울 정도다. 그 연결을 나는 어떻게 내 삶에 적용하고 있을까.
나는 지금 씽큐베이션 2기를 통해서 매주 한 권씩 책을 읽고 그에 대한 서평을 쓰는 미친(?) 사람들과 함께 연결되어 있다. 그것도 12주간 12권의 책과 함께다. 이 12명의 사람이 또 여러 갈래의 모임을 통해 새로운 연결로 뻗어 나간다.
지금까지 연결된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나는 '포뮬러'를 읽었고 지금까지의 이 연결로 끝낼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3 공식도 연결의 힘을 이야기하고 있다.
제3 공식 : 과거의 성공 x 적합성 = 미래의 성공
제3 공식에서는 '우선적 애착'이라는 말이 나온다. 성과에 상관없이 성공이 성공을 낳고 성공적으로 보이는 프로젝트가 성공을 유인하는 것을 과학에서는 우선적 애착이라고 부른다. 그렇다고 '나는 글렀다'며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우선적 애착도 결국 연결과 관련이 깊다.
'성공이 성공을 낳는' 현상에 시동을 거는 우선적 애착이라는 엔진이 독단적으로 행동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선적 애착은 상품의 적합성과 병행해야 한다. - 포뮬러 p.209
그렇다면 적합성이란 무엇일까?
적합성은 품질에 의존하기는 하지만 딱히 품질과 동일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적합성은 가치 판단을 하는 게 아니라 똑같은 구매자, 청중, 마니아들을 놓고 경쟁하는 다른 상품들을 능가하는, 특정 상품이 지닌 내재적인 능력을 말한다. - 포뮬러 p.212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문학 애호가들 사이에서 명작이라고 칭해지지는 않았지만 적합성 면에서는 의문을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기본적으로 연결을 깔고 적합성을 가지고 있다면 우선적 애착이 형성되기 쉽고 그렇게 되다 보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제4 공식 : 팀이 성공하려면 다양성과 균형이 필요하지만, 팀이 성과를 올리면 오직 한 사람만이 공을 독차지한다.
제4 공식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열심히 일해도 다른 팀원이 공을 독차지한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불안감이 느껴진다면 그런 두려움이 사라지는 마법의 방법이 있다.
바로 누가 공을 차지하든 상관하지 않는 것이다.
사람이 성취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없다. 누가 공을 차지하든 상관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 영국 소설가 찰스 몬터규
팀으로 이뤄낼 일이 나의 사명이 된다면 그 누가 공을 차지하든 상관없게 된다. 오히려 함께 해준 팀 모두에게 고마워진다. 그리고 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고 다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 내가 하려는 사업이든 프로젝트든 누군가가 베껴도 상관없는 것이 많다. 오히려 더 나은 방식으로 베낀다면 고마울 정도다. 이런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만들면 내 것을 누군가에게 빼앗길까 봐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다. 거기에 에너지를 빼앗길 염려가 전혀 없다.
나는 이 제4 공식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당장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팀원을 2명을 영입했고 현재 한 명은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그분은 내가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아직 모를 수 있다. 소름 돋을 수 있지만 어쨌든 그런 상황이다 ㅋㅋ) 또 다른 모임인 창업 모임은 지금까지 나까지 포함해서 총 7명이 모였다. 멤버 수와 진행방식에 대해 아직 구상 중이지만 얼굴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잘 모르는 사람임에도 함께 하게 된 이유는 씽큐베이션이라는 신뢰공동체 속에서 기본적인 신뢰가 쌓여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과학이 직면한 과제들은 한 개인이 풀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브라이언 우치가 최근에 증명했듯이, 과학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논문들은 천재적인 개인이 아니라 여러 명이 함께 썼다. - 포뮬러 p.238
나는 과학자는 아니지만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 역시 개인이 풀기에는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팀이 유지가 되려면 수익화도 필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성장형 사고방식의 사람들이 가득한 신뢰공동체 속에서 사람을 모은 것이다.
팀의 성과가 높아지려면 팀이 어떻게 소통하는지가 중요하다. 다양한 견해가 표면화되면서 서로 신뢰를 골고루 기여할 기회를 얻는 게 중요하다. 내가 회사에 다니면서 괴로웠던 이유는 가치관이 공유가 안되었기 때문이었다. 어찌 보면 가치관이 공유되지 않고 단순히 쉬는 시간에 의미 없는 가십 이야기를 하는 게 회사에 이득이 전혀 안 되는 것은 당연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슈퍼스타만 모인 어벤저스 팀이 아니라 소통이 잘되는 성장형 사고방식의 멋진 동료들을 모으는 게 중요했다. 데이비드 버커스의 '친구의 친구'에서처럼 일시적인 협업을 통해서 막강한 연결을 가지면 팀은 크게 성장하고 성공에 다가갈 확률도 높아진다는 얘기다.
당신이 내가 쓴 이 글을 읽어도, 포뮬러를 완독해도 성공이 바로 눈앞에 다가오지 않는다. 왜냐하면 책을 '읽기만' 하는 사람에게는 절대 손에 잡힐 수 없는 게 성공이기 때문이다. 읽고 쓰고 그걸 제대로 내 삶에 '적용'하는 사람만이 트랙에 올라설 수 있다. 나는 지금 그 트랙 위에 올라섰고 이건 진짜 시작에 불과하다.
#씽큐베이션 #체인지그라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