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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냥갑 Oct 25. 2020

내 기운을 뺏어가지마아

그만하라고!!!

회사다니면서 정말 듣기 싫은 말들이 있었다.


"내가 가족들만 아니면 이 회사때려친다!" "한살이라도 젊을 때 다른 데로 옮겨" 등등 신입사원이던 나에게 투덜대던 직장상사들이었다. 다들 뭐 그렇게 아끼는 마음이 지극하신지 나를 위한다며 그런 말들을 해댔다. 의욕가득하던 신입사원은 회사일로도 힘들었지만 정작 힘들었던 것은 전혀 영감을 받을 건덕지도 없던 몇몇 상사였다. 내가 그 회사에 3년을 다녔던 건 특이하고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졌던 CTO셨던 부사장님과 일을 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였고 또 함께 으쌰으쌰 열심히 일하려는 마음이 가득했던 나의 동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사람이 힘들 때도 있다는 것은 이해한다. 그치만 종종 습관성 투덜이를 우리는 마주하는 경우가 있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기억을 못할만큼 습관적으로 투덜대고 찡찡대는 부류다. 그러다보면 주위 사람은 기가 빨린다. 답정너로 어차피 헤어질 생각도 없는 남친에 대해 만날 때마다 구구절절 이야기를 털어놓는 사람, 자신의 인생의 기구함을 어떻게든 보상받고 싶어서인지 매번 같은 이야기만 하는 어르신, 힘든 일이 있으면 그저 끝없이 자신의 얘기를 늘어놓으며 상대를 감정쓰레기통 취급하는 친구 등등.


나는 이런 사람들이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거리를 두었다. 행복하려면 행복한 사람을 주위에 두어야 하듯이 부정적인 기운이 가득한 사람에게 아무리 이야기해봤자 내 기운만 뺏기고 만다. 살면서 힘든 일이 있을 때 가만히 들어주고 토닥여 주는 사이는 좋은 친구사이지만 그게 아니라 맨날 습관적으로 찡찡대는 사람은 자신이 뭘 잘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히려 상대가 힘들다고 하면 억울해할 수도 있다. 반대로 자기가 당해봐야 그 고통을 알겠지만 정작 그런 사람들은 남의 고통에 관심이 없다. 자기 고통만 세상에서 가장 크다고 생각하니까.


대학생 때 뒤늦게 사춘기가 온건지 근심걱정이 많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나의 걱정을 듣고 아빠는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마"라고 하셨다. 그 말이 괜히 서운했다. 그래서 혼자 많이도 찌질거렸다. 지금에와서 생각해보면 그 때 오히려 책 속에서 답을 찾았더라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의 나에게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데일 카네기의 '자기관리론'(How to stop worrying and start living)을 살포시 주고 올 것이다.


나를 괴롭혔던 사람들도 입밖에 내서 주위사람 괴롭히지 말고 글쓰기로 힘든 마음을 풀었으면 좋지 않았나싶다. 결국 기승전 책읽고 글쓰기가 좋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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