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냥갑 Oct 21. 2019

롤모델 찾기 쉬웠나요?

찾는데 오래 걸렸지만 멋진 길라잡이가 되어 준 그들


당신이 가장 닮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요? 그 사람의 어떤 면을 닮고 싶은가요?


나에게는 여러 자아가 있나 보다. 나의 모순된 부분에 대해서 다른 글에서도 풀었지만  안의 모순된 성향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깊었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롤모델이 없었다. 그러다가 처음 심장 두근거리며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사람이 생겼는데 그게 바로 일론 머스크다. 나의 일론 머스크 사랑은 '히어로물과 일론 머스크'라는 글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러다가 신영준 박사님과 고영성 작가님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엄청난 비전(우리나라 문해력을 높여서 유대인 뺨따귀 여러 대 때리겠다는 둥 ㅋㅋㅋ)을 가지고 있는 기업가가 있다는 게 소름 끼치게 기뻤다. 돈이 많거나 멋지게 살고 있는 사람들은 많겠지만 그들을 보고 내 심장이 뛰거나 그들이 부럽지는 않았다. 하지만 신박사님과 고 작가님이 하시는 일의 스케일과 생각의 깊이가 나를 심장 뛰게 했고 그들의 팀워크가 부러웠다. 최고의 인생 파트너를 만난 두 사람의 삶이 부러웠다. 일에서도 가정에서도 그들은 최고의 반쪽을 만난 것이다.


이렇게 훌륭한 기업가들을 보면 그들처럼 되고 싶었고 정말 많이 닮고 싶었다. 그 반면에 아이들을 잘 케어하는 현명하고 인자한 엄마이고 싶기도 했다.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없었다. 시간이 남들보다 오래 걸리더라도 나만의 속도로 두 가지를 다 이루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어느 것 하나라도 포기한다면 나라는 존재가 무너진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래서 '하나에 집중'하라는 말이 뭔가를 이루려면 아주 중요하다고 여겨지지만 나에게는 엄청나게 잔인한 말이다. 나의 자아 한쪽을 죽이는 게 되니까.


누군가는 욕심이 너무 많은 거 아니냐고 메타인지가 떨어지는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마이크 베이어의 '베스트 셀프'를 하면서 한 가지 나도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의 최고의 자아를 그리는데 남자였다. 여자가 아니라 남자였다. 정말 아이러니하고 웃기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여유가 가득하고 장난기 있는 아인슈타인과 같은 모습을 한 괴짜 교수 같은 흰머리 할아버지가 나의 최고의 자아였다. 나도 당황스러웠다. 나는 그 할아버지를 '홉슨스 박사'라고 이름 지었는데 그의 과거는 일론 머스크처럼 유능하고 잘생기고 때로는 허세와 장난이 가득한 아이언맨의 토니 스탁 같은 인물이다. 그리고 현재는 식물을 사랑하고 인류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인자한 괴짜 할아버지 교수님이다.


나는 최고의 자아를 그리면서 내가 엄마인 나를 사랑하는 것과 동시에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엄마가 된 것을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내가 아이들의 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내 커리어에 대해서 이렇게 진지하게 고민을 하지 못했을 것이고 아이들이 자라게 될 미래에 대해 이렇게까지 고민하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신박사님과 고 작가님께 고맙고 놀라웠던 게 성공한 기업가이면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부모의 시선으로 너무나도 진지하게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많은 지식인이 한국의 미래를, 아이들을 걱정하지만 정작 말로만 하는 것 같고 노력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큰 스케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었다. 냉정한 이타주의자가 아닌 이들이 많다고 생각했었다. 내가 엄마가 되었기 때문에 나라는 개인에서 사회에 눈 돌리게 되었고, 뭔가를 이루고 싶다고 느끼는 욕심 많은 나의 자아와 시너지를 일으켜 지금의 내가 된 것이다.


혼란스럽고 모순되고 엉뚱할 수 있지만 결국 나는 여유롭고 사람들에게 따뜻하며 유머러스한 사람이고 싶다. 여유를 가진 사람을 가장 많이 닮고 싶다. 사람들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현명하게 문제들을 해결하는 그런 어른 말이다. 내가 이 마음가짐을 유지하면서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차근차근 이룰 수 있기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