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티끌을 돌아보니 자존감 올라가는 소리가 들린다
내가 자존감에 관심 갖게 된 이유는 내 주위 소중한 사람들을 통해서였다. 내 눈에는 그들 안의 반짝이는 빛이 보이는데 그걸 본인들만 몰랐다. 그리고 괴로워했다. 왜 다들 어른이 되면서 자기 안의 빛을 못 보는 걸까, 왜 빛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걸까 나는 궁금했다.
나이를 먹어도 어린아이 같은 엉뚱함을 지녔던 나는 사람들 모두가 자기 일을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고, 하루하루를 즐기며 사는 걸 보고 싶었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자존감이 중요하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던 나도 바쁜 일상 때문에 자존감에 대해 공부해야겠다 했던 다짐도 점점 잊혀져갔다. 그렇게 나는 단지 내가 살기 위해서 이런저런 시도들을 하며 바쁘게 보냈다.
나의 시도들은 실패도 많았지만 때로는 예상치 못한 새로운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그 과정 중에 느낀 것들을 글로 남겼다. 읽고 고치고를 반복하며 내가 쓴 글을 계속해서 읽었다. 글쓰기를 못하던 내가 글쓰기가 좋아진 것은 내 안의 나와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였는지도 모른다. 내 머릿속 복잡하고 엉켜있던 생각들이 타자를 칠수록 정리되고 구체화되어 나의 마음을 진정시켰다. 어찌 보면 나는 글쓰기에 중독된 걸지도 모른다. 글쓰기를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닥치게 될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지 사실 감이 안 잡힌다.
내가 과거의 나를 돌아봤을 때 글쓰기는 나에게 안정제였고 멘토였고 친구였다. 나는 글쓰기가 두렵다는 사람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글쓰기를 한다면 삶이 더 빛날 것이고 자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글쓰기만이 자존감을 올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겠지만 자존감을 올리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쓴 글들을 보며 나는 과거의 나를 만난다. 그리고 그 지난 티끌들을 보니 내가 모아놓은 멋진 티끌들이 많다는 것도 깨달았다. 지난 티끌을 돌아보니 나의 자존감 올라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티끌모아 티끌이라며 자조 섞인 말들을 쏟아내는 요즘이지만 나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할 수 있다. 티끌모아 자존감. 자존감이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