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인터뷰
우리가 매주 모여서 인터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지도 거의 6주가 다되는 것 같다. 우리의 초반의 전체적인 주제는 '극복'이었다. 이 극복의 의미는 '이겨내고 무언가를 해낸 결과'가 아니라, '그 순간을 지나온 것 혹은 그 과정'으로 포괄적이고 좀 더 가볍게 정의하기로 했다.
극복이라는 주제를 끌어내기까지는 공통의 질문으로 시작하기로 했으나, 각자의 접근 방식이 다르고 인터뷰이의 성향에도 영향을 받으니 굳이 정해놓지는 않기로 했다. 인터뷰 방법은 대상자와의 관계, 대상자 특성 등을 고려하여 자유롭게 진행하기로 했다. 어느 수준까지 formal 하게 진행할 것인가, 인터뷰이는 누가 될 것인가 등등을 이야기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는 인터뷰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더라도 추후 동의 획득 및 스크립트 검토 절차는 반드시 필요했다.
(가제) 너는 힘든 적이 있었어? - 보통의 인터뷰
우리는 유명인을 인터뷰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우리 주위의 보통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싶었다. 그래서 누군가는 친구를 인터뷰했고, 또 누군가는 항상 궁금했던 사람에게 오랜만에 연락하기도 했다. 나는 내 주위의 열심히 사는 에너지 넘치는 분들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한정되어 있었고 한 사람을 인터뷰하기 위해 약속을 잡고 만나는 방식으로는 나의 궁금증이 해소되기 어렵겠다는 개인적인 판단을 내렸다. 그러다 보니 다른 팀원과는 달리 나만 특이하게 온라인으로 질문을 여러 인터뷰이에게 하는 방식을 취했고, 깊은 이야기는 안 나올 수 있지만 그래도 '여러 방식'의 극복법을 알 수 있었다.
우리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우리는 왜 이렇게 돈이 안 되는 일을 매주 하고 있는 걸까라는 얘기가 나왔다. 다른 커뮤니티나 모임을 여러 개 경험해본 나 역시, 어떤 모임은 흐지부지되는데 이 모임이 이렇게 매주 사람들이 열심히 활동하는 게 신기했다.
결국 우리들은 그 이유가 '공동의 목표'가 있다는 게 큰 원인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인터뷰와 출판에 관심이 있는 다양한 분야의 이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면서 끈끈해진 것이다. 같은 주제라도 각자의 과제만을 수행하는 거면 이렇게까지 열심히 활동하지 않았을 거라는 얘기도 함께 말이다.
<우리 모임이 잘 유지된 이유 분석>
1. 공동 목표가 있다.
2. 숙제가 있으니 내가 안해오면, 전체 과제에 차질이 생기니까 참여하게 된다.
3. 각자 개성, 역할이 뚜렷하게 나뉘어졌다.
그렇다. 우리는 각자가 개성이 다르고 역할이 뚜렷하게 나눠져 있다. 그러니 우리 프로젝트가 재미있었던 거다.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우리들의 리더 연주님
우리의 리더 연주님은 재즈 피아노를 전공하셨다. 휴학하고 디자인으로 캐나다로 가서 공부하고 일도 하면서 지내다가 코로나 때문에 지금은 아예 돌아온 연주님. 연주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만나지 못했을 우리를 돌아보며 '우린 인연이야'를 남발했다.(ㅋㅋㅋㅋ)
핫플레이스를 잘 아는 건축가 명회 님 (우리 팀에서 '이성'을 맡고 있다)
섬세하고 인터뷰이를 편안하게 해주는 환경조성부터 신경을 쓰시는 점(장소, 음식 취향, 음악, 술 등)이 인상 깊었다.
활달하고 다양한 주제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시는 성경님
사람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계시고 이야기를 재미있게 이끌어가시는 힘을 가지고 있다.
- 교육연구를 하시고 우리 팀 영상 감독님 하나 찡
상대방을 배려하며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하신다. 자료들을 수집하고 체계화시키는 데에 강점을 가지셨다.
- 불만족스러운 상황을 어떻게 하는지.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열심히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
- 나는 우리 팀에서 열정 방화범, 모든지 수익화로 연결시키기를 담당하고 있다.
나는 지금 오픈다이닝 공간대여 사업을 하고있다. 건축을 전공했고 그 전공을 살리지 않은 채 사회생활을 했다. LED조명 회사에서 해외영업을 했고 결국 사업이 하고 싶어 퇴사를 했다. 글쓰는 걸 사랑하고 IP 저작권에 대한 관심이 크다. 부모님 은퇴 후 폐교 리모델링 프로젝트가 다시 나의 전공에 대한 열정을 불지피고 있다. 결국 공간에 대한 사랑은 나의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였나보다.
내 주위에 멋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었다. IT독서모임에서 만난 분들도 다 너무 멋지고 독서모임, 글쓰기 모임을 통해 만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어떻게 힘든 시기를 극복하는지가 궁금했다. 모두 다양한 방법으로 그 상황을 마주하고 이겨낸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엄청난 동기부여가 되었다. 나의 경우 여러 명에게 물어봤기 때문에 극복방복에 따라 카테고리화 시켜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