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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설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느꼈다!"

필연적 자유[제2화]

by 임진수

필연적 자유[제2화]


필연적 자유[제2화]

필연적 자유[제2화]


국가보위부에 끌려간 그녀에게 건장한 체격의 남자는 무지막지한 욕설을 퍼부으며 강압적인 심문이 시작되었다.


그녀의 몸에 걸친 옷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온갖 고문을 시도하면서 협박해 왔다.


구타도 모자라 피투성이가 된 그녀는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채 정신을 잃고 말았다.


겨우 정신을 차려 깨어나면 또다시 고문은 시작되었다.


야~ *** 년아……. 남편을 어디에 숨겨 놓았느냐……. 그녀로서는 어디에 숨겨놓을 입장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거짓으로 장소를 댈 수도 없었다.


이튿날도 고문은 반복되었고, 물 한 모금 먹지 못하고 또 기절했다.


새벽녘에 겨우 깨어나 어렴풋이 눈을 떠보니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탈출할 수 있는 문틈 사이로 무지갯빛이 아른거렸다.


때는 지금이다 싶어 창살 밖으로 탈출을 시도해 극적으로 지옥 같은 감옥을 간신히 빠져나왔다.


얼마나 뛰고 벅벅 기어 왔는지 강추위도 잊은 채 탈출한 옷차림은 온통 갈기갈기 찢어 없어졌다.


약간의 긴장이 풀리자 추위를 견딜 수 없었다. 하지만 악몽 같은 이곳을 벗어나야지……. 그녀의 몸은 피투성이 된 채로 맨발로 뛰고 또 뛰었다.


죽느냐 사느냐 하는 순간! 어느덧 집으로 돌아와 정신없이 옷을 챙겨 입고서 ‘다시는 이 집에 돌아올 수 없는 집,’ 그녀가 사는 집을 영원히 뒤로하고 허겁지겁 빠져나왔다.


그녀는 그 길로 이른바 탈북이라는 것을 결심했다. 잡히면 총살감인데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녀는 수소문 끝에 탈북 전문 브로커를 만날 수 있었다.


그야말로 말로만 듣던 탈북이라니 ……. 그녀는 모든 것은 운명에 맡기자고 결심하고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었다.


그 강은 강추위에 꽁꽁 얼어 탈출하기에 유리했지만, 자칫 잘못하면 깊은 강물에 빠져 죽음을 각오해야만 했었다.


꽁꽁 얼어붙은 살얼음판 밑으로 흐르는 저 강물은 나를 반기는 것일까! 가슴이 두근 거리며 조여왔다.


그녀는 종교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왔지만, 이 땅에 신이 있다면 저를 구해 주소서 간절히 기도했다. 그 강은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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