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익숙해질 무렵 떠나라
배낭을 둘러 매고 [12-9]
배낭을 둘러 매고 [12-9]
-북유럽- 나는 머물면 여행이 아니다.
아침 9시 반 경이되니 배에서 내리라는 방송을 한다.
전화기가 라디오 대용으로 활용된다.
음악방송도 나오고 '스피커폰을 통해' 하선 시간이 되니 자동으로 아침 모닝콜도 해준다.
내려보니 헬싱키·어느 곳이든, 호텔 예약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핀란드 실야 라인 선착장 모습>
어느 곳에선가 이곳의 유로 호스텔이 비교적 깨끗하고 시설이 잘돼 있다는 글을 읽은 것 같다.
물론 한국에서 이곳을 예약하려 했지만, 주소도 불분명하고 연락처도 알 수가 없었다.
<물어물어 유스호스텔을 찾아갔다. 왼쪽 보이는 건물이다>
항구에 내리자 관광을 안내해주는 예쁜 여자 안내원을 만날 수 있었다.
유로 호스텔의 위치와 대강의 관광안내를 받았다.
3T라고 쓰인 전차를 타면 시내 중심지를 돌아볼 수 있고 한 번 끊은 표는 한 시간 동안 마음대로 타고 내릴 수 있다는 설명도 친절하게 도와준다.
그 아가씨가 가르쳐 준 대로 전차를 두 번 갈 아타고 내가 묵 고자 했던 유로 호스텔에 도착했다. http://www.eurohostel.fi
-필자가 묵었던 숙소의 홈페이지 주소를 올리는 것은 현지에 도착해서 숙소를 구하는 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해외여행을 할 때마다 대부분 시간을 야간열차를 이용하는 일정을 짰기 때문에 사실 숙소에 대한 큰 문제는 없었다.
특히 영국이나 파리, 이탈리아 등의 경우 특별히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책자나 현지의 역 주변을 돌아다니다 보면 잠잘 곳은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그러나 북유럽의 경우 생각했던 것만큼 철저한 정보를 습득하지 않았고, 또 물가가 비싸서 대부분 유스호스텔이나 호텔을 이용하기 때문에 방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한국에서 여행책자에 나와 있는 숙소에 직접 전화도 걸어보곤 했지만, 번호가 틀리거나 바뀐 경우도 적지 않아 사전에 방 예약하는 것을 포기했던 만큼 현지에서의 방 구하기는 큰 부담이었다.
그러나 도착해 보니 방이 없단다. 보통 비수기엔 일주일 성수기엔 한 달이나 두 달 전에 인터넷을 통해 예약이 다 끝난다.
하지만 혹시 취소하는 여행객이 있을지 모른다며 저녁에 연락을 해보란다.
염치 무릅쓰고 알겠다고 말한 뒤 짐을 맡아줄 수 없느냐고 부탁하니 흔쾌히 OK. 배경 사진 필요했다.
노숙이야 하겠느냐는 편안함을 느끼고 짐을 맡긴 후 시내 관광에 나섰다. 바닷가를 따라 형성된 길을 쭉 걷다 보니 제법 큰 광장이 나온다.
각종 포장마차와 간이 음식 판매점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그러고 보니 아침을 안 먹었다.
감자와 고기를 수프와 함께 끓인 듯한 음식을 우리 돈으로 1만 원 정도를 주고 사 먹었다. 무척 맛이 있었다. 스웨덴이나 노르웨이와 달리 핀란드 음식이 우리 입맛에 제법 맞을 것이라는 말이 사실이었다.
모처럼 입맛을 돌게 한 음식을 먹으니 정말 살 것 같다.
요기 때우는 사진 포장마차 노상에서---
<어시장 주변의 광장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요기도 한 만큼 본격적인 주변 관광에 나섰다.
성당 입구에서 한 중년 부인이 예수를 믿으라고 권하며 팜 프렛을 준다.
어디서 왔느냐고 물어 한국이라고 했더니 우리말로 된 책자를 선물로 주는 것 아닌가. 한국인들이 제법 이곳을 찾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국의 위상이 커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없이 걷다가 커브를 틀어 왼쪽으로 가다가 오른쪽으로 돌아 쭉 가니 역이 나온다.
지도를 확인하면서 여유 있게 찾아갈 수 있었다.
이제 제법 익숙해졌는지, 헬싱키 중앙역에 도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