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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묶어 통제하는 것은 독재이다!"

필연적 자유[제1화]

by 임진수

필연적 자유[제1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LTE급’ 빠름을 요구하고, 번쩍이는 눈매에 줄 서기에 바쁜 일상이다. 누군가는 왠지! 모르게 눈매는 초롱초롱 빛나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고, 그 무엇에 감겨있는 듯 우울함을 엿볼 수 있다.


- 독재와 억압은 그 사람의 능력을 통제하는 수단이다.

분단의 비극이 가져온 남과 북의 이질감에서 비롯된 사람과 삶의 차이일 것이다.

21세기 마지막 남은 어둠의 땅에 밝은 빛을 불어넣는 통일은 우리 민족이 풀어야 할 숙명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민족의 역사를 품은 백두산 천지가 드높은 그곳, “차가운 한기가 스며드는 늦은 밤” 그 줄기로 뻗은 산자락 모퉁이에 자리한 '조용한 마을' 그녀의 집 굴뚝은 오랜만에 뿌연, 연기가 ‘할아버지 수염처럼’ 맥없이 뿜어낸다.


삶을 찾아, 그 꿈 희망과 자유를 찾아, 걷고 또 걸어온 한 여인의 처절한 삶은 견디기 힘이 들었고, 발로 차이고 또 차였다.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남과 북의 차이는 지옥과 천당 그 자체로 보인다. 그녀는?**대학을 나왔고, 나름대로 꿈과 희망이 있었다.


바람이 불면 꽃은 지고, 그 봄이 오면 꽃은 피는데, 자유를 향한 발길이 멀고도 그리도 험했던가 보다.


그녀의 인생은 결혼을 하면서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아니 따지고 보면 꼬인 게 아니고, 그것이 운명이었나 보다.


첫 번째 결혼한 남편 사이에서 첫 아이를 낳아 키우며 생활이 너무나 처절하게 어렵고 힘들었지만, 죽지 않고 근근이 살아왔다.


남편은 북한에서 있을 수 없는 범죄적 도박과 아편에 빠져 헤어나지 못한 채 방탕생활을 해왔다. 그나마 북한에서 주는 강냉이 죽 배급도 끊기어 굶어 죽기 딱 좋았다.


- 아주 특별한 외출

그녀는 견디다 못해 3살짜리 어린아이를 등에 업고 천리길……. 작은 오막살이집에 살고 있는 부모님을 오랜만에 찾아갔다. 사실은 아이를 맡겨 놓으려는 생각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엄동설한의 차디찬’ 냉방에서 추위에 덜덜 떨며 살고 있었다. 아버지는 칠흑같이 어두운 밤 자정이 다 된 시간에 어디론가 향해 갔다.


그날따라 영하 20도가 넘는 강추위와 칼바람이 불어 대는 산길을 향해 갔다. 넘어지고 엎어지고 온몸은 꽁꽁 얼어붙어 있었고, 말조차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어둠을 헤치고 걸어가는 아버지의 뒷모습은 생존의 비장함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아버지를 멀리서 말없이 뒤 따라가 보았다. 아버지는 어두운 밤하늘 달빛 받아 희미하게 비치는 공동묘지로 향하더니 갑자기 무덤가에서 무엇인가 뽑아서 모으고 있었다. 그녀는 너무도 놀랍고 무서웠다.


순간, 무엇인지는 몰라도 찬바람의 냉기와 함께 등골이 오싹하면서 머리는 먹먹해졌다. 그것은 다름 아닌 죽은 자의 무덤을 표시해둔 나무 말뚝이었다.


아버지는 허겁지겁 나무 말뚝을 한 다발을 만들어 어깨에 짊어지고 발걸음을 돌리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찾아온 딸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줄 땔감을 구하러 갔던 것이었다.


그녀는 아버지를 붙들고 한없이 흐르는 눈물밖에 없었다. 비참한 삶에 지쳐 이제는 흘릴 눈물도 말라 버렸다.


다음 날 아들을 부모님께 맡기고, 떨어지지 않는 발길... 집으로 돌아왔지만 또 하나의 시련이 닥쳐왔다.


보위부에서 건장한 사람들이 몰려와 남편을 어디에 숨겨 놓았느냐, 다그치면서 강압적으로 제압하여 강제로 끌려갔다.


제1편 https://brunch.co.kr/@oneljs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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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호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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