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력 비보직자에 대한 장점과 아쉬움 그리고 제안

더 늦기 전에 준비하고 처방해야 하지 않을까?

by Dr Kim

F11. 모든 키보드에 포함되어 있는 버튼이지만 평소 사용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 버튼의 기능도 잘 모른다. 그런데 이 버튼은 구성원들이 바라보는 고경력 비보직자에 대한 이미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처럼 조직 내 고경력 비보직자에 대한 구성원들의 인식은 그다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하지만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고 기능이나 역할 그리고 차별화된 장점도 있다.


이들의 장점 중 몇몇을 살펴보면 업무적인 측면에서는 조직에서 오랜 기간의 업무수행을 통해 전체적인 업무의 흐름이나 방향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며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이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경우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경험에 포함된다.

관계적인 측면에서는 조직 내/외부의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업무협조가 원활하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문제해결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소속된 조직에 대한 그동안의 스토리와 수행하는 업무 등에 대한 배경 등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것 등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지니고 있는 이와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조직에서는 여러 측면에서 상대적인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남아있다. 예를 들면 이들에 대한 전관예우와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어 업무에 있어 상대적으로 형평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느끼거나 업무의 속도가 느리고 성과가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는 것 같다는 아쉬움이다.


더군다나 현실적으로는 상위 직급이나 직책으로의 이동이 제한되기에 외적인 동기부여책도 마땅히 없다는 것 등은 안타깝다. 물론 이는 비단 조직의 문제만은 아니다.

조직에서 고경력 비보직자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되고 이슈가 제기된 배경 중 하나는 이들에 대한 선입견과 무관심이기도 하다.


보직자의 입장에서는 자신보다 연배가 높은 이들에게 업무에 있어 조금이나마 배려를 해주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작용하고 구성원의 입장에서는 이들이 어떤 경험과 역량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알지 못하기에 자연스럽게 무관심의 대상이 된다.

아울러 조직 내 확연하게 구분된 세대 이슈도 한 몫을 한다. 개인을 중심에 놓고 조직생활을 하고 있는 세대와 조직을 중심에 놓고 조직생활을 했던 세대간 이슈다. 승진에 대한 욕심이나 요구가 없고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현실도 현재의 고경력 비보직자는 물론, 잠재적 고경력 비보직자 이슈의 배경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현상을 이슈로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바라보는 경우라면 별다른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를 문제로 여기지 않고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차일피일 미루게 된다면 더 심각한 현실을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

이를 테면 조직 내 고경력 비보직자들이 느끼는 실패감이나 소외감 혹은 박탈감 등과 같은 심리적 요인과 다른 구성원들이 느끼는 부담감과 피로감 그리고 무관심 등과 같은 업무적 요인이 모여 전반적으로는 몰입이 저하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동질화(homogenization)에 있다. 현재의 고경력 비보직자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차적으로 퇴직을 하면 되겠지만 다른 구성원들은 그렇지 않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고경력 비보직자들의 경험과 지식, 태도 등에 대한 동질화는 바람직하고 권장할 일이지만 부정적인 측면에서의 동질화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조직 내 고경력 비보직 구성원들의 이슈와 문제는 시점의 차이일 뿐 결국은 모두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고경력 비보직자가 지니고 있는 문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조직 내에서의 성장 및 경력성공에 대한 획일화된 인식과 불충분한 내적 동기부여 방안 그리고 조직 내에서 기여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한 임의적인 축소 등이 그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경력경로 측면에서 다양한 경로(multi-track)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소위 말하는 리더십 파이프라인(leadership pipeline)을 통해 경력을 쌓아간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구성원들이 이러한 경로에 들어올 수는 없다. 그리고 경로에는 들어왔으나 중간에 이탈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들을 위한 별도의 경로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전문가 경로(expert pipeline)다. 이 경로는 조직 내 리더 육성 측면보다는 전문가 육성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이들의 장점에 기반한 프로젝트성 업무를 도출하고 부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해볼 수 있는 업무나 타조직과의 협업 또는 대외적인 네트워크가 필요한 업무 그리고 이들의 경험을 접목하거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업무 등이다. 이 때 조직 내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준다면 이들이 지니고 있는 암묵지의 전수도 기대해볼 수 있다.

만일 교육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자 한다면 이들을 대상으로 한 리스킬링(re-skilling)이나 업스킬링(up-skilling) 등과 같은 교육보다는 오히려 팔로워십(followership) 역량개발과 함께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고경력자와 일하는 방법 등과 같은 역멘토링(reverse-mentoring) 방법에 대한 교육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팀워크 향상을 위한 팀 단위 교육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이는 조직 내 고경력 비보직자들이 그동안 리더십 파이프라인 속에서의 경력개발과 교육을 받아왔기에 상대적으로 팔로워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거나 팔로워십을 발휘할 수 있는 역량개발에는 소홀했기 때문이다. 팀 차원에서는 서로에 대한 선입견과 무관심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조직에서 고경력 비보직자는 어느 한 순간에 등장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분명 이들이 지금의 조직에 기여한 당사자라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다만 여러 가지 상황과 사정으로 인해 조직과 개인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현실에 놓여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한다면 이들의 요구와 목표와 함께 다른 구성원들의 인식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여 느낌이 아닌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것을 확인(fact check)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의 의지와 몰입, 열정을 재점화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관점(structural frame)에서의 접근보다는 상징적인 관점(symbolic frame)에서의 접근이 더 유용하다.


이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힘은 외적인 보상보다는 내적인 보상이며 위생요인보다는 동기요인 그리고 저차원적인 욕구보다는 고차원적인 욕구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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