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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Kim Dec 20. 2023

2023년 다시 보기

다시 보는 영화나 드라마가 있다. 단순하게 접근하면 흥미진진한 스토리나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주연이나 조연도 한 몫을 한다.


그런데 다시 보고 있으면 이전에는 안보였던 것들이 보이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숨겨진 복선도 있고 주고받는 대화 속 위트도 있다. 심지어 PPL도 보인다. 이는 실시간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다시 보기는 비단 영화나 드라마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다.


자신에 대한 다시 보기도 필요하다. 이 역시 실시간으로 느끼거나 볼 수 없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나의 2023년 다시 보기를 해봤다.


먼저 다시 돌이켜봐도 변함없는 것들이 있었다. 일종의 결과물들이다.


이를 테면 <HRD를 시작하는 당신에게>라는 제하의 책과 <공공리더십>을 주제로 한 학술논문 등이다. <HRD Curator>라는 뉴스레터와 칼럼도 있다. 그리고 버크만 진단 및 디브리핑을 할 수 있는 자격증을 취득한 것도 포함된다.


물론 양적으로만 보면 몇 개 안된다. 하지만 각각의 결과물을 산출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투입된 시간 등을 되짚어보면 짧게는 2~3일, 길게는 반 년 이상의 시간과 노력이 스며들어 있다.

다음으로는 여전히 설렘을 느끼는 것들이 있었다.


그 중 첫 번째를 꼽으라고 하면 대학생인 두 명의 아들과 함께 약 2주간 미국여행을 한 것이다. 벌써 1년 전의 일이 되어버렸지만 평생의 설렘으로 남아 있을 여행이다.


포틀럭 파티(potluck party)의 형식을 빌어 열렸던 출간기념회 역시 빠질 수 없다. 우연한 기획에서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형태의 기부와 기여 그리고 감사와 감동으로 가득했던 시간들이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인연들을 맺게 된 점도 있다. 다양한 분야에 계신 분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설렘을 가져다 준다. 새로운 시각, 새로운 이야기 그리고 새로운 모임 등이 있어 스스로가 새로워지는 느낌이었다.


이러한 일들에서 공통점을 찾는다면 모두가 생애 처음이라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새롭게 경험한 것들도 있다.


부족함이 많지만 공공부분에서의 자문을 비롯해서 각종 학술단체 및 조직에서 개최한 세미나와 포럼, 콜로퀴움(colloquium) 등에 초대를 받아 생각을 공유하기도 했다.


나의 생각을 나누는 자리이기도 했지만 거꾸로 나에게는 학습의 시간이었고 배움의 자리이기도 했다.

한편 아쉬움이 남는 것들도 적지는 않다.


생각은 했으나 시도하거나 도전하지 못했던 일들이다. 생각해보니 적지 않다. 아쉬움이 남는 이유 중 하나는 결국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새삼 중요하게 느껴진다.


이처럼 아쉬움이 남는 일들은 내년으로 이월(移越)할 것과 과감히 없앨 것으로 구분해봤다. 그리고 재고(在庫)는 만들지 않기로 했다. 관리도 어렵고 마음 속 부담만 가중될 것 같아서이다.


이월할 것들은 스스로에게 명분이 있고 가치가 있으며 만족을 느낄 수 있다고 여겨지는 것들이다.

2023년을 지나온 나를 다시 보니 결국 되돌아볼 때 보이는 것들이 있음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다시 보기는 언제든지 몇 번이고 가능하다. 하지만 목적을 갖고 봐야 한다.


나의 다시 보기는 놓쳤던 장면을 확인하고 새로 찍을 2024년을 위한 다시 보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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