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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Kim Sep 04. 2024

내가 선택한 언어로 만들어지는 나

21세기, 천사, 슬기, 사랑, 글로벌, 기쁨, 미래, 꿈나무, 미소, 행복 등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는 곳이 있다. 바로 유치원이다.


국내 유치원 이름 중에서 지명이나 종교, 법인, 동물, 식물 등을 나타내는 단어를 제외하면 아이들이 앞으로 이러한 삶을 살거나 이와 같은 모습이 되어 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 단어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막상 성인이 되어서는 유년기에 접했던 단어들과는 사뭇 거리가 있는 삶이나 모습 속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소위 말하는 치열한 경쟁이나 불경기, 사회문화적 환경 등이 한 몫을 하고 있다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와는 조금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면 또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먼저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명칭을 떠올려 보았으면 한다. 아마도 위에서 언급한 유치원 명칭과는 결이 다른 명칭들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성인이 되어 가면서 자주 사용하거나 접하는 단어들을 떠올려보면 지금의 삶이나 모습이 투영된 단어를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 또한 알 수 있다.

     

의식을 하던 하지 않던 간에 특정 단어나 모습에 자주 노출되다보면 자연스럽게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는 만큼 점점 그 모습이 되어가게 되는 것이다. 마케팅이나 심리학에서는 이를 두고 단순노출효과(Mere Exposure Effect)라고 한다.      


‘에펠탑 효과’로 일컬어지기도 하는 단순노출효과는 에펠탑과 같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그 재료와 모양에 반대했지만 건설과정을 계속 지켜보다보니 오히려 친숙해졌다는 것으로 처음에는 관심도 없거나 혹은 싫어하던 대상도 계속해서 마주치게 되면 나중에는 친근해져서 호감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우리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단어나 표현에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 단어와 표현이 자신의 삶에 스며들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TV를 통해 알려진 실험이 있다. A그룹에게는 노인과 관련된 단어들을 제시하고 B그룹에게는 청년과 관련된 단어들을 제시한 후 단어를 읽기 전과 후의 걸음 속도를 비교한 실험이다.


실험결과, 해당 단어에 노출되기 전에는 두 그룹 모두 걸음속도의 차이가 없었으나 노인과 관련된 단어에 노출된 그룹은 걸음속도가 느려졌고 청년과 관련된 단어에 노출된 그룹은 걸음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비단 걸음 속도만 달라졌을까? 아니다. 단지 특정 단어에 노출되었을 뿐인데 표정도 달라지고 감정도 달라졌다.      


이런 현상은 일상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결국 하게 되고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못한다. 신이 선택한 단어나 표현이 신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제 신의 삶이나 일과 관련된 키워드를 적어보자. 어떤 단어들이 떠오르는가? 어떤 단어에 익숙하고 자주 노출되어 있는가? 만일 그 단어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마음에 드는 단어로 바꿔야 한다.


사용하는 단어와 표현을 바꾸면 신의 모습이나 삶이 바꿔질 수 있다. 자신의 스토리는 스스로 적은대로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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