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는 선물 이야기
며칠 전, 수업이 끝나자 한 어머님이 신문지 뭉치를 불쑥 내밀었다.
지난번 감자를 삶아 몇 알 나눠주시던 그분이었다.
이번엔 고구마인가 싶었다.
"어머님 드시지... 감사해요."
그분은 별다른 말도 없이 옅은 미소를 짓고 돌아섰다.
집에 돌아와 신문지를 펼쳐보고, 나는 웃음이 터졌다.
신문지 안에 비닐봉지가 돌돌 말려있고, 그 위를 끈으로 다시 단단히 묶어두었다.
끈을 풀자, 토막 낸 갈치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비닐봉지째 들고 남편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자기는 이런 선물 받아봤어?"
"하하하."
웬만해선 웃을 일이 없는 우리 부부는 마주 보고 한참을 웃었다.
예쁜 포장지도, 리본도 없었다.
신문지와 비닐봉지, 이 얼마나 정겨운 선물인가.
시장 바닥에서 선생님을 떠올렸을 어머님의 마음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생선의 비린내를 고스란히 품은, 생생한 마음의 선물이었다.
어떻게 갈치 한 마리를 선물로 줄 생각을 했을까.
나는 선물을 고를 때마다 늘 고민에 빠진다. 검색창을 몇 번이고 들락거리며, 포장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신경 쓴다. 내 취향과 마음이 제대로 전달되길 바라면서.
토막 낸 갈치라니, 어떻게 단숨에 갈치를 생각한 것일까.
조금의 의심도, 머뭇거림도 없이 명쾌하게 ‘갈치’였을까.
그 곧은 마음이 부러웠다.
그날 저녁, 남편과 나는 고슬고슬한 밥에 된장찌개와 갈치구이를 맛있게 나눠 먹었다.
곧 추석 명절이다. 무슨 선물을 준비할지 여전히 고민 중이지만, 밥도둑이 따로 없던 갈치구이 맛은 아마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