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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인 Mar 18. 2020

수 십 가지 아르바이트와 인생

때론 쓸모없는 경험이 가장 쓸모있다

호프집 서빙, 옷 판매, 청소기 공장, 레스토랑 서빙, 디자인 사무실 보조, 이벤트 회사 유아캠프 진행, PC방, 미디어센터 보조강사, 인형 탈 알바, 공사현장, 전단지, 웨딩 촬영 등..


대학교를 다니는 내내 주말, 방학, 휴학 기간 등을 이용해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다.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함이었다.


학자금 대출과 함께 생활비 대출을 받았지만,

그것만으로는 생활이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집에서 멀지 않은 대학에 입학해 주거비가 들지 않아 다행인 상황이었다.

(이건 수능을 망쳐 지방대를 가게 돼 좋은 몇 안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당시의 내겐 아르바이트란 돈을 버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이러한 경험들은 취직을 비롯하여 나의 미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아르바이트는

단순히 생계를 위한 수단일 뿐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또래의 많은 이들이 그렇듯

나 역시 무언가 목표한 것이 있다면 차근차근 계단을 오르듯 그 분야와 관련된 경험이나 이력을 쌓아야만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방송국 PD가 되고 싶었던 난,

그렇게 고집을 피워 신문방송학과에 진학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사회에 나와보니

삶은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단순하게만 돌아가지 않았다.

방송국에 취업하는 사람들 중 신문방송학을 전공하지 않은 이들이 훨씬 많다는 건

내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물론 긍정적인 요소도 있었다.

내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거라 생각했던 다양한 아르바이트나 다양한 활동들이

사회생활을 하는 데 큰 무기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바라봤을 땐 그 누구보다

다양한 경험을 하며 삶을 잘 준비한 것처럼

보이기 까지 했다.


아무렴 어떤가.

한때 생계를 위해 했던 다양한 경험들은

내게 그 무엇보다 강력한 나만의 무기들로 자리하고 있다.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인 셰릴 샌드버그는

"인생은 마치 정글짐과 같다."

고 했다.


전혀 연결고리가 없어보이는 다양한 경험들이

얽히고설켜 지금의 내 모습을 만드는 것이니 말이다.


스티브 잡스는 한 졸업식 축사에서 캘리그라피를 배운 것이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했다.

그로 인해 훗날 맥킨토시 활자체를 만들 수 있었다고 회상하면서..


물론 스티브 잡스가 캘리그라피를 배울 당시에는

인생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내 다양한 경험들처럼 말이다.


현재 나는 다양한 직업을 가지며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단순히 생계 수단으로만 생각했던

다양한 경험들이 있다.

그러한 경험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 역시 없었을 게 분명하다.


누구나 다양한 것을 경험해 보았으면 좋겠다.

새로운 것일수록 더욱 좋다.

직접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것들이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다.


본인이 경험해보지 않고

조언해주는 사람을 제일 경계하라는 말이 있지 않나.


책이나 주변 사람의 말을 통한 간접 경험도 소중하지만,

잠시라도 내가 직접 보고 느껴보는 것과는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경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미뤄 두었던 경험이 있지는 않은가.

혹시 그런 것이 있다면 지금 당장 해보는 게 어떨까.

그 경험이 당신에게 어떤 무기가 되어줄 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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