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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드러머 Mar 11. 2022

희망마저 버릴순 없다

하루아침에 세상이 변했다. 한동안 현실을 부정하고 깊은 슬픔에 빠진 페친 몇몇은 책과 음악으로 시름을 달래기 시작했다. 세상일과 궤를 같이하는 우리 집은 직격탄을 바로 맞았다. 한마디로 폭탄이 우리 집 마당에 떨어진 셈이다. 위기다. 그래도 시간이 약이라고 하루 이틀 지나니 하지 말아야 할 일과 해야 할 일들이 하나씩 정리되기 시작했다.


우선 해야 할 일들이 있다. 세상이 더 좋아지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만으로는 세상은 바뀔 수 없다. 행동해야 한다. 시름에서 벗어난 몇몇 페친들은 그 답을 정치적 행동에서 찾기 시작했다. 적어도 차별과 혐오가 이 세상을 좋아지게 할 순 없다고 믿는다. 차별과 혐오를 막아야 한다. 각자 저마다 그러한 생각들은 품고 있을 것이고 각자 행동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그 정답이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곧 답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본격적으로 홍보 관련 책 쓰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책 집필에 도움이 되는 전문 홍보 멘토링 활동도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지인을 통해 1인 기업 브랜드를 위한 글쓰기 수업도 곧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 말아야 할 일도 있다. OO에서 마련해 준 작사 작곡 교육 과정을 포기한 건 아직도 아쉽다. 작년부터 하고 싶었던 과정이고 그래서 계속 기웃거렸던 교육과정이다. 이번에 운이 좋아 그 기회를 잡았는데, 신상의 이유를 들어 제의를 번복했다. 지금으로서는 좋아하는 것에 에너지를 쏟을 여유가 없다. 최소한 불필요한 일들을 줄여나가야 한다.


직장인밴드 리더인 후배에게도 연습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밴드 활동이 부담이 된다고 알렸다. 그도 이번 일로 큰 충격을 받고 있던 터라 내 말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해줬다. 조금씩 활동을 줄여나가거나 밴드 활동을 중단할 수도 있다. 작년 7월부터 시작한 바둑 학원은 내가 이곳 직장을 다니는 동안 계속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 일로 그 시기가 생각보다 빨리 왔다. 1년을 채울지 그 전이 될지는 모르겠다. 인생에서 다시는 없는 기회여서 아쉽긴 하다. 봄부터 라이딩을 시작하기 위해 자전거 매장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마음에 둔 자전거도 있지만 있던 자전거를 수리해서 타기로 했다. 수리하면 얼마나 좋아질지 모르겠지만 몇 년은 더 탈 수 있을 것이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Klaatu의 Hope를 듣는 순간 울컥했다.


"모든 믿음은 사라지고 삶의 의욕이 사라질 때 희망마저 버린다면 모든 것을 잃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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