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후 합기도 2

by 카인비

2021 4 14

구르기를 겁나 했더니 어깨랑 목이랑 아파죽겠다

이제 길가다 넘어지면 구를 수 있다 (뒤로는 아직 좀 어렵다.)



2021 4 15

성별과 체급의 차이를 몸으로 실감하고 있다. 그래, 사부님 앞에서 난 그냥 종이인형인 것이다...

내가 전력을 다 해도 눈하나 깜짝 않고 "더 세게! 더 세게!" 를 외치는데 왠지 약오른다.



2021 4 19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데 사부님이 이건 한번 맞아봐야(?) 방법을 알 수 있다면서 나한테 방어벽 같은걸 안겨주더니 발차기를 했다. 분명 세게 안 찰거라고 했는데 순간 퍽 하고 뒤로 밀리면서 넘어질뻔함. 충격에 눈앞이 캄캄하고 정신이 아득해져서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 방어벽 바닥에 내던졌다. (솔직히 조금 빡침)

이후 역할을 바꿔서 발차기를 하는데 사부님이 갑자기 내 눈에 살기가 가득하다며, 이러다 사람도 죽이겠다고 했다.



2021 4 20

손목빼기 연습하는데 헷갈려서 뇌정지 왔더니 사부님이 “야잇 멍충아” 그런다.

내가 “네?” 했더니 아차 싶었는지 미안하단다. 이후 갑자기 태도 돌변 칭찬일색.

“이야 잘한다 잘한다! 합기도를 위해 태어났어!”

운동을 하면 뭐도 좋고 뭐도 좋고 그러니까 종신계약을 해야한다는 얘기까지 나온걸 보면 뭔가 위기의식을 느끼신건가... 요즘 코로나 때문에 실내체육시설이 많이 힘든 것 같으니 그냥 이해해주기로 했다.



2021 4 21

찍어차기인가 뭔가를 배우는데 몸이 말을 안들어서 내가 생각해도 웃기고 이상한 포즈가 되었다. 사부님이 그걸 보더니 잘못된 부분을 알려준답시고 내가 한 것보다 훨씬 더 과장된 포오즈로 날 흉내낸다. 심지어 설명하면서 웃음 참는게 너무 다 보여서 사태는 더 심각. 너무 수치스러워서 웃는 동시에 거의 울면서 “저 못하겠는데 집에 가도 되나요.” 했더니 “부정적인 생각, 안돼! 긍정적인 생각! 못하겠다 이런 말 하면 안됩니다!” 한다.

당신 지금 나 놀리는거지.




오늘의 민달팽이:

집도 없고 돈도 없는 슬픈 민달팽이 신세라 몇달간 바짝바짝 마르고 있었는데 오늘 은행에서 대출 연장이 된다는 희소식을 들었다! 끄얏호! 기분 최고다. 바로 부동산에 전화해서 저 이사갑니다! 전화받은 부동산 아줌마도 수수료 받을 생각에 오예 신난다 감사합니다 얼쑤절쑤. 곧 이사 소식 전해들을 91년생 집주인도 전세값 올릴 생각에 어깨춤이 덩실덩실. 모두가 행복한 대출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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