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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kuen Kim Mar 22. 2018

미군기지

늦은 밤 너무나도 시끄러운 미공군 전투기의 소음

"오키나와 미군기지가 정말 크네요 "  



차를 타고 지나가다 카데나 공군기지를 보고 하는 관광객의 말.

 

카데나 공군기지.

가끔 한국의 뉴스에서도 등장하는 이 공군기지는 오키나와 본 섬의 오키나와시, 차탄, 카데나 등 세 개의 지역에 걸쳐 약 20 제곱킬로미터의 면적 (도쿄 하네다 공항의 두배)에 3500미터 활주로를 두 개나 가지고 있는 거대한 공군기지이다. 소음측정 및 사진 촬영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카데나쵸 휴게소 전망대에 올라가 보면 기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요즘 주야간으로 미 공군 전투기들이 비행 훈련을 하면서 오늘 22일 오키나와시 시장이 카데나 주둔 미 18 항공단에 공식 항의를 하기도 했다. 1996년 일본과 미국 정부가 소음규제대책 관련 협의를 하긴 했지만 애매한 규정으로 인해 소음은 지속되고 매번 기지 주변 자치정부 장들은 항의를 하느라고 바쁘다. 


 


일본군의 최후의 방어선이었던 오키나와. 군부로 끌려와 일본군 기지 및 활주로 건설로 동원되었을 한국의 할아버지들의 아픔도 있는 오키나와 기지는 전후 1945년 미군의 통치를 받으면서 류큐 미군 정부로 수많은 미군기지가 만들어지고 1972년 일본으로 반환이 되면서 세월을 거쳐 미군 기지가 축소가 되었다고 하지만 

일본 내 미군기지의 70% 이상이 오키나와에 집중되어 있고 오키나와 본 섬 면적의 15%를 미군기지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고시 헤노코 지역에 미군기지 이전을 놓고 오키나와 안에서도 찬성파와 반대파가 나눠지고 그로 인해 정치적인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오키나와에서 미군기지 내 직업을 갖고 있을 하는 오키나와 사람들을 고려하면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다. 


일본 주둔 미 해병대의 홈페이지의 2018년 1월 자료에 의하면 오키나와의 미군기지에서 일하는 오키나와 사람들이 8948명으로 오키나와 현청의 고용인원에 이어 오키나와에서 두 번째 많은 인원을 고용하고 있는 고용주라고 홍보하고 있다. 


 


또한 오키나와에 군용지의 4만 명 정도의 지주들이 군용지 임대료로 지불을 받은 금액이 850억 엔 가까이 되며 부대 외 지역에서 살고 있는 3천 명의 군인, 군속들이 임대비, 전기세, 도로세 등 사용하는 비용 또한 경제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 나 자신도 모아이(계모임)를 하고 있는 데 그 모임 절반이 미군기지 내에서 일을 하고 있기도 하다. 


오키나와만큼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곳도 없는 것 같다. 역사적으로 중국과 일본 그리고 조선과 관계를 맺으며 작은 섬나라가 무역이란 방법을 통해 왕국을 4백여 년간 유지를 할 수 있었고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미군의 기지 섬 역할을 하면서 독특한 삶의 방식을 몸에 입고 일본으로 돌아간 지금은 기지가 필요하기도 하고 필요 없기도 한 경계를 넘나들고 있는 참 복잡한 곳이다. 


얼마 전 주말에 카데나 기지 2번 게이트가 있는 게이트 거리를 나가보니 미군들이 많이 가는 클럽 주변에는 미군들과 그 군속들, 오키나와 젊은이들이 뒤엉켜 지나가기도 힘들 정도로 활기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미군들이 사고를 치면 오키나와 정부에서는 항의를 하고 그러면 미군 사령관은 외출 음주를 일정기간 금지하고 그 여파로 기지 주변 상권들이 손가락을 빨다 다시금 외출 및 음주를 허용해 줄 것을 요청하고 분위기 봐서 미군에서는 다시 허락하고 또 사고가 나고.....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오키나와의 모습. 오키나와에 살아가면서 오키나와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뭐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이 항상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것 같다.  


지금 글을 쓰는 데도 하늘에서는 미 전투기가 굉음을 내며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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