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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kuen Kim Mar 26. 2018

Beach Party

오키나와에 산다는 것이 행복하다 다시금 느끼게 되는 시간

"바람이 아직은 찬 데 바다에 들어갈 수 있을까?"

"추우면 고기 꿔 먹으며 놀면 되지요"




비치파티.

오키나와에 살면서 자주 듣는 말이기도 하고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이라면 붐비지 않은 아름다운 비치에서의 바비큐의 매력이라면 사진만 봐도 부러움을 느낄 것이다. 


지난 주말에 한국에서 손님이 오셔서 한인 지인들과 자주 찾는 이케이 섬의 오오도마리 비치를 찾았다. 올해 들어 첫 비치 파티랄까. 보통 3월 말과 4월 초에 우미비라키(海開き)라고 해서 해수욕장이 정식 오픈을 하는 시기인데 춘분이 지난 시점에도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강해 찬 바람이 꽤 쌀쌀하게 느껴졌다. 스노클링 장비를 차 트렁크에 실으면서 추운데 바다에 들어갈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하면서도 햇살이 따뜻하니 괜찮을 거야를 마음에 되새기며 이동하는 도중에 오키나와 지인이 추천해 준 고깃집을 찾아 바비큐용 고기도 하고 슈퍼에 들러 맥주, 삼각김밥, 마늘, 버섯, 양파, 김치, 일회용 접시, 컵 등을 산 뒤 비치로 향하는 드라이브의 시간은 언제나 느끼지만 기대감 가득한 순간이기에 가장 행복한 시간으로 느껴진다. 


  


역시 도착을 하자마자 600미터의 하얀 모래사장의 천연 비치를 전세를 낸 듯 포토타임을 갖고 일본의 이자카야에서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듯 한 도리아에즈(とりあえず; 우선) 비~루(맥주)라고 외치며 건배를 하는 우리들. 렌털 한 바비큐 세트의 숯에 먼저 불을 붙이고 고기를 구워 먹을 준비를 한 다음 숯에 불이 올라오는 시간에 바다에 들어갔다 오려 하지만 역시나 뜨거운 햇살에 비해 찬 바람이 주저함을 전해준다. 뭐 여기까지 왔는데...라는 마음에 장비를 들고 용기 있게 들어가자 목욕탕의 뜨거운 물도 처음에 들어갈 때가 힘들지 들어가면 시워하다 고 느껴지는 것처럼 풍덩하고 들어가는 순간의 앗 차가워~~ 라는 것도 순간 사라지고 바닷속에 펼쳐진 멋진 풍경이 들고 있는 수중카메라의 셧터를 연이어 눌러본다. 



일 년에 수차례 지인들과 스노클링 포인트를 찾아 고기를 구워 먹고 스노클링을 하면서 찍은 사진들을 바다 풍경과 같이 소셜미디어에 올리니 그 사진들을 보는 지인들이 하나같이 오키나와의 삶이 너무나도 부럽게 느껴지고 마치 신선과 같이 놀고먹고 산다며 신선놀음에 비유기도 한다. 사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언제나 즐길 수 있다는 행복함에 늘 감사하고 있다. 아마도 이런 행복함이 오키나와를 좋아하고 여기서 계속 살게 해 주는 이유가 되어주는 것 같다. 



최근 오키나와에 관광객이 급증하고 마린 스포츠의 인기도 덩달아 급상승하면서 오키나와 본 섬의 자연환경이 급격히 망가지고 있다는 기사들을 접한 적이 있다. 일부 관광객들은 산호를 채취해서 기념품으로 가지고 가기도 하고 스노클링의 인기로 신발로 산호를 밟기도 하고 비치에 쓰레기를 방치하기도 하는 등 부정적인 면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살이 타는 것을 싫어하는 관광객들이 오키나와를 찾아 마린 스포츠를 하면서 선크림을 하얗게 바르고 바다에 들어가는 것조차도 산호에게는 악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여러 여건으로 인해 최근 보라카이 해변처럼 관광객을 통제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든 오키나와이기에 복잡한 마음이 있다. 



비치파티의 가장 메인은 아무래도 바비큐.

비치에 놀러 온 주변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에도 충분할 정도의 소고기와 돼지고기 그리고 닭고기 등을 굽는 스킬이 뛰어난 한국인들. 주관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실제 오키나와에서 오키나와 사람들과 바비큐 파티를 할 때면 불 피우는데 쩔쩔매고 고기 굽는데 엉성한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내가 할게" 라며 나서게 되는 것이 오키나와에 사는 한국인들이라면 많은 경험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고기를 구워먹고 마지막에 끓여먹는 라면은 정말 꿀맛이다



올해 첫 비치파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차를 타고 창밖으로 펼쳐지는 한적하고 여유롭게 느껴지는 풍경들은 노느라고 피곤함 몸이지만 마음속에서는 오키나와에 살고 있다는 행복함이 여운으로 남아 다음을 기약하게 만든다. 


 Love Okina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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