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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kuen Kim Apr 03. 2018

봄 방학

자연스럽게 오전은 자택 근무가 되어 버린 일상 

"오늘은 뭐 하고 놀 거냐?"

"아빠는 뭐 할 건데..."

"아빠 일 해야지!"

"나는 뭐하지..."


4월 둘째 주에나 개학을 하고 입학을 하게 되는 오키나와의 봄 방학.

위 대화는 요즘 아침이면 올해 3학년에 올라가는 아들 녀석과 하는 대화이다.  

요즘 보육원을 졸업하고 유치원에 들어가는 딸아이도 합류를 해서 매일 오전의 일과는 자택 근무와 아이들 보기가 되고 있다. 


요즘 들어 날씨는 왜 이리 좋은지. 월요일 아침부터 아들 녀석은 친구네 집에 놀러 간다고 나가고, 여러 모로 나를 많이 닮은 딸아이가 "날씨 좋네, 이런 날에는 바다를 가야 되는데, 아빠 바다 가고 싶어~~"라고 한다. 뭐 바다 드라이브 라면 당연히 언제나 오케이인 나로서는 월요일 오전 메일을 확인하고 할 일을 어느 정도 정리를 해 둔 뒤 오래간만에 딸과의 드라이브를 나서기로 했다. 


집 근처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있는데 아들에게 전화가 오더니 놀려고 했던 친구가 외출을 하게 되어 집에 다시 돌아왔다고 하기에 집으로 다시 가서 아들도 데리고 출발. 아무래도 이런 날씨에 바다에 가면 새빨갛게 타서 오는 건 당연지사. 가는 길에 슈퍼에 들러 선블록을 사고 아이들에게 바르게 한 뒤 평소에 자주 가는 섬으로 이동을 하며 오래간만에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어 본다. 



이 섬을 찾을 때마다 반드시 들리는 버섯바위(그냥 붙인 이름) 해변은 밀물로 인해 바닷물이 가득 찼지만 오히려 버섯 모양의 바위들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바다에 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들 녀석은 오히려 밀려오는 파도와 장난을 치며 제일 신나게 즐기고 있었다. 


오키나와에 처음 왔을 때 차로 10분 정도면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를 혼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신기했고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정말 파라다이스가 따로 없었다. 아이들과도 몇 번씩 이 장소를 찾곤 하는데 역시 그냥 셔터를 마구 눌러도 화보 촬영이나 다름없는 결과는 보여준다. 

 


바닷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모래사장에 이름 쓰기. 밀려오는 파도 소리가 너무나 좋게 들린다. 뜨거운 햇살에도 바다를 바라보는 3학년의 모습이 왠지 너무 어른스러워 깜짝 놀랐지만 역시 드넓은 바다는 아이나 어른이나 어떠한 생각에 잠기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오키나와의 삶의 매력이기도 한 자연이 만들어 준 아름다운 풍경. 

아무것도 안 하고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와 모래사장에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소리 그리고 푸른 바닷 빛과 하늘의 파란 푸르름이 섞여 파스텔톤은 마음의 안정감을 가져다주며 왠지 행복을 느끼게 해 준다. 


 


드라이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다음에 오면 보기만 하지 말고 바다에 들어가서 시원한 바다를 만끽해 보자고 하면서 평소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고 따라 부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오키나와에서의 삶을 선택한 나로서는 보람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오키나와도 사람들이 고민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곳이기도 하지만 가끔은 아무런 고민 없이 마음 놓고 아름다운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며 만족의 미소를 지어 보는 것에 만족을 해 보는 것도 오키나와에서의 삶을 즐기는 방식이 되는 것 같다. 


LOVE OKINA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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