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원 식이 1~2주 차
슬기로운 광주 단식원 생활, 그 세 번째 이야기
'철저한 시간밥의 미학'
체중 감량을 위해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역시 식이요법이었다.
생수 단식이 아닌, 하루 2끼를 건강하게 섭취하는 간헐적 단식을 선택한 나는 즉시 실행에 옮겼다.
단식원에서는 하루 두 번, 각각 오전 11시 30분과, 오후 4시 30분에 식사 제공을 했다.
(단, 일요일은 식사제공이 안됨)
도파민 도는 이벤트 하나 없이, 끈질긴 단조로움만 있는 단식원의 시계는 오직 이 두 번의 식사 시간을 위해 굴러가는 듯했다.
그 기다림을 참지 못하고 조금이라도 일찍 가는 날이면, 밥대신 여자 원장님의 까칠한 눈칫밥을 먹으며 식당 밖으로 내쫓김을 당했다.
여자 원장님께서 늦는 것도 안 좋아하시고, 일찍 가서 대기하는 것도 싫어하셔서 정확한 시간에 맞춰 식당으로 들어가서 시간밥을 먹어야 했다.
그땐 원장님 눈치를 보는 게 현미밥보다 더 껄끄러웠으나,
지금 돌아보면 어긋난 배꼽시계의 바늘을 정확히 맞춰 규칙적인 식습관을 몸에 익히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1주 차 코코넛 오일이라는 복병'
집에서 워낙 많은 칼로리를 비축하고 간 탓인지 크게 배고프다거나 극심한 허기를 느끼지는 않았다.
그래서 식이요법을 비교적 잘 조절했다.
자극적으로 먹던 식습관으로 인해, 단식원 음식들은 밋밋하니 거부감이 느껴졌다.
게다가 원장님이 반찬에 자꾸 코코넛 오일을 집어넣어서 한식의 본고장 광주의 밥상에서 누렇게 무르익은 남태평양 열대의 낯선 향취가 풍겨 나왔다.
다이어트를 하면 배가 고파서 웬만하면 다 맛있게 먹을 텐데 코코넛오일이 들어간 반찬은 느끼하니 울렁거려 식욕을 떨어트려주기 충분했다.
토종 한식인 씻은 김치 볶음에도 코코넛 오일을 넣어서 외국 퓨전음식을 먹는 듯한 이질감에 소름이 돋았다.
'2주 차: 생야채의 재발견'
2주 차 이후, 입소자들의 반응이 너무 안 좋아서인지 코코넛오일의 함량이 조금씩 줄었고, 배고픔에 입맛이 굴복하기 시작했다.
무생채나, 무장아찌 같은 절임류가 많이 나와서 느끼함 없이 개운하게 잘 들어갔다.
달콤하고 시원한 겨울 알배기 배추랑 짭조름한 쌈장의 조합이 이렇게 훌륭한지 처음 알았다.
포만감도 들고, 식감도 너무 좋고 생야채가 이렇게 맛있을 수 있다니 놀라웠다.
몇 겹으로 코팅된 입 안의 자극들을 벗겨내고, 비로소 재료가 가진 본연의 순수한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정신없던 1주 차가 지나고,
2주 차는 오롯이 나 자신에게만 더욱 집중을 해서 그런지 뱃속 허기를 오히려 더 크게 느꼈다. 탄수화물을 줄이니 짜증이 늘고, 슬슬 예민해지는 것도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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