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달이 변하는 모습을 본적 있니?
얼마 전, 드문 드문 불을 밝힌 가로등에 의지해
집으로 돌아 오다, 문득 위를 쳐다봤어.
초승달이 날개 모양 구름 뒤에 수줍게 숨어 있더라.
'달이네.'하고 별 생각없이 잊고 지내다,
오늘 다시 하늘을 올려다 보니
어느새 볼록한 모양으로 날 내려다 보고 있네.
너도 달처럼 그래.
이따금씩 너를 떠올리면 어느새 커져 있거든.
초승, 하현, 상현, 만월까지.. 넌 자꾸 부풀어만 가.
달은 시간에 따라 위상이 변하지만, 넌 1년이 넘었음에도 지지 않고 있어.
그래, 그래서 벅찬 느낌이 이리 오래가는 구나.
언젠가는 너도 저물까. 저물겠지.
끝이 예정된 관계는 참 슬퍼.
삭이 될 때, 들어왔던 마음 속 틈으로 내보내 줄게.
그러니 조금만 더, 너를 품게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