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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K컬처와 만나다

by 원솔

지난주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5) 현장에서 식품업계의 글로벌 전략이 공개됐습니다.

무대의 중심에는 농심, 오리온, 롯데웰푸드가 있었고,

이들은 K푸드를 ‘프리미엄 식문화’로 진화시키려는 청사진을 내놓았습니다.

단순한 수출을 넘어 문화·기술·현지화가 결합된 장기 성장 시나리오였죠.



농심, “가장 한국적인 맛 + K컬처”


농심은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협업으로 글로벌 화제를 모았습니다.

여기에 내년에는 글로벌 걸그룹 앰배서더를 기용해 K컬처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신라면의 글로벌 인기는 단순히 매운 맛 덕분만이 아니었습니다.

한국인의 얼큰한 국물에 현지 취향을 반영한 변주, 대중문화와의 연결이 맞물려

젊은 층의 충성도를 높였습니다. 이번 걸그룹 협업 소식 이후 농심 주가가

단기간에 20% 넘게 오른 것도 이런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오리온, 기술과 현지화의 힘


오리온의 발표는 기술에 방점이 찍혀 있었습니다.

꼬북칩의 글로벌 히트는 특허받은 4겹 공정에서 비롯된 독특한 식감 덕분이었습니다.

여기에 김맛, 트러플맛, 플레이밍 라임 등 현지 맞춤형 시즈닝을 더해 소비자 반응을 이끌어냈죠.


현재 꼬북칩은 글로벌 누적 매출 5,000억 원을 돌파했고,

구글 본사 스낵바에 비치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초코츄러스’ ‘카라멜팝콘’ 같은 맛이 인기를 끌고 있다면,

해외에서는 ‘김맛’ ‘매운맛’이 매출을 이끌고 있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롯데웰푸드, 인도를 전진기지로


롯데웰푸드는 앞으로 인도 시장을 글로벌 K푸드 거점으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핵심은 보급형 제품 + 프리미엄 제품의 투트랙 전략입니다.

내열성 초콜릿, 식물성 원료 기반 제품 등 현지 소비자 특성을 고려한 맞춤 개발도 진행 중입니다.


2032년까지 롯데인디아 매출 1조 원이라는 목표를 세웠고, 초코파이와 빼빼로 라인 증설, 현지 기업 인수합병(M&A)까지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급성장 중인 인도 중산층을 겨냥한 치밀한 행보입니다.


투자자 시각에서의 인사이트


농심 : IP 협업과 미국·유럽 시장 확대는 단기 성장 모멘텀. 다만 원자재·환율 리스크 점검 필요.

오리온 : 꼬북칩 글로벌 흥행으로 안정적 성장. 생산능력 확충과 수출 다변화가 플러스 요인.

롯데웰푸드 : 인도 시장 개척은 장기적 성장성 크지만, 초기 비용과 현지 유통 리스크는 고려해야 함.

ETF 대안 : 개별 종목 리스크를 줄이고 싶다면 HANARO Fn K-푸드 ETF 같은 테마 ETF로 분산 접근 가능.


K푸드는 이제 단순히 “한국 라면”이나 “한국 과자”의 차원을 넘어, 문화적 상징과 현지화된 프리미엄 식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한국 식품산업 전체의 글로벌화가 심화될 전망이기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이벤트성 모멘텀보다 장기 성장성, 현지화 전략의 완성도,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을 따져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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