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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우유우 Oct 26. 2022

힘든 일상을 살아가는 나에게

나에게 쓰는, 세상의 수많은 나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

문득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이 글을 쓰기까지의 복잡한 내 마음도 모르고 하늘은 푸르기만 하네요. 예전에는 하늘을 볼 때 예쁘다는 생각만 했었는데, 이제는 하늘을 보면 어쩐지 슬퍼지고 고요함에 압도 당하기도 합니다. 늘 하늘은 그대로였는데 내 마음이 바뀌었나 봅니다. 슬퍼지는 고요함에 묘한 안정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언제라도 저 하늘로 뛰어들고 싶어하던 나날이 생각납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하루하루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외부적으로도 내부적으로도 견디기 버거웠던 시간들을 떠올립니다. 천성이 예민하고 소심한데, 주변 환경마저 어렸던 나를 케어해주지 못한 채 겉모습만 어른이 되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나는 나에 대한 확신 없이 매번 자신을 의심만 했습니다. 내가 날 믿지 못하는 건 생각보다 더 큰 불행을 가져왔습니다. 나를 믿지 못하고, 나를 미워하던 수많은 날에 대해 누구를 탓할 수나 있을까요. 이십대 중반을 넘기고서야 그 수많은 날을, 진짜 나를 돌아봤습니다. 돌아본 나는 너무나 작고 상처받아 있습니다. 누군가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상처받아 울고있는 내면의 어린아이를 빨리 보듬어주라고 말하고 싶군요. 너무 힘들었잖아요. 이제는 그래도 됩니다. 누구나 상처 받지만 상처를 준 사람 또한 나라면, 하루라도 빨리 나를 용서하고 나를 사랑해줍시다. 저는 사실 그러기 힘듭니다. 나를 돌아봤고, 내 상처를 알지만, 어찌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 자신에게 고생했다 사랑한다 한마디가 어렵습니다. 그래도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앞으로 너무 애쓰지 말자. 그동안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말들 뿐입니다. 작은 말 하나라도 건넸다면 괜찮겠죠. 나는 지금 괜찮은걸까요. 자꾸만 이런 글을 쓰는 건 괜찮아지고 싶어서겠죠. 반복되는 불행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나에 대한 확신이 없고, 주변의 말에 잘 흔들리며, 극도로 불안하고, 병적으로 생각하는 나는 매년 불행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한마디에 새로운 시도를 저버리는 게 불행을 반복하는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사실 이것도 자기 확신이 있었다면 괜찮았을텐데, 저는 자기 확신 같은 건 없는 사람입니다. 역시 나는 안돼, 이러면서 하기 싫었던 일을 계속 그냥 하곤 했죠. 이젠 다시는 이거 안해야지, 해놓고 다른 걸 어떻게 하는지를 몰라서 다시 되돌아오고. 그게 지독하게 반복되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나는 같은 불행을 반복한다. 내가 가진 성향 때문에 불행을 반복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이 성향을 바꾸는 건 죽는 것만큼 힘든 일입니다. 그래도 이 성향을 인정하고, 장점이 되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그동안 글을 썼던 것입니다. 결론은 지금까지도 저는 작년의 불행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또 한번의 변화의 기회가 온다면, 그때가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이 불행을 끊기로 마음 먹습니다. 사실, 확신은 없네요.

얼마나 많은 날을 고생했나, 어린 나이에 그토록 감당할 수 없는 절망을 어떻게 견뎠나, 세상이 극도로 무섭고 슬픈데 그동안 어떻게 살았나, 많은 생각이 듭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도 저처럼 힘든 부분이 있는거겠죠. 그런데 이제는 누가 어떤지조차 상관없이 그냥 내가 힘들어서, 내 슬픔만 보게 됩니다. 그동안 글을 써왔지만 저는 여전히 이렇게 작고 초라하기만 합니다. 저와 같은 사람들이라도 제 글을 보고 조금이나마 잠시나마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사실은 <나는 틀려먹었으니, 당신들이라도.> 이런 마음도 있었습니다. 글을 쓰며 생각의 정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얼마나 힘들었나요. 우린 정말, 힘들었지만 여전히 이렇게 내가 가진 온 힘을 써서 버티고 살아가고 있네요. 우린 다 너무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내가 나를 인정하기 힘들지만, 알아는 두려고요. 지금까지 버틴게, 정말 대단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뜨거운 지옥이길 바랐지만, 여전하네요. 그래도 시도를 해본다는 건, 대단한 일이니까 해봤습니다. 저같은 애를 봐서라도 여러분은 조금이라도 더 용기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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