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정치를 습관으로 만들어야 하는가 1부 | EP.01
정치는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오지 않는다.
정치는
당신이 오늘 내디딘 한 걸음 위에 놓인다.
2부. 성공하는 시민들의 3가지 습관(11회)
3부. 관심의 원을 영향력의 원으로 확장하기(8회)
“정치는 솔직히 관심 없어요. 누가 되든 똑같잖아요.”
2023년 어느 날, 진로 상담을 위해 만난 대학생의 말이다.
처음엔 시험과 취업 스트레스 이야기로 시작됐던 상담은
어느 순간 정치 이야기로 흘러들어갔다.
“사실 정치 뉴스 보면 답답하기만 하고, 싸움만 하잖아요.
내가 거기 낄 이유도 없고요.”
그 말이 낯설지 않았다.
비슷한 이야기를 나는 수십 번, 수백 번 들어왔다.
교실에서도, 상담실에서도, 동료 교사나 청년들 사이에서도.
그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에 무관심할수록,
정치는 더 가까이 다가와 우리 삶을 뒤흔든다는 사실을.
어쩌면 우리는
‘정치’라는 단어 자체에 지쳤는지도 모른다.
뉴스를 틀면 정쟁, 고성, 비난이 쏟아진다.
당 이름은 바뀌고, 인물은 바뀌지만
결과는 비슷하다는 체념이 쌓였다.
하지만,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청년,
학자금 대출 상환을 걱정하고,
전세 사기 뉴스를 보며 불안해하고,
최저임금이 오를까 내릴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그가
“정치는 나랑 상관없다”고 말하는 순간,
나는 슬퍼졌다.
그가 말하는 ‘정치’는
TV 뉴스에 나오는 싸움일지 모르지만,
그의 삶을 뒤흔드는 정책 또한 정치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까?
정치에 대해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지점은 어디일까?
나는 ‘정치가 구조다’라는 문장에서 출발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구조는,
우리가 ‘관심 없어요’라고 말해도
끊임없이 우리 삶을 침투하고 있다는 것을
하나씩 짚어가며 말해보려 한다.
정치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정치는 삶의 조건을 결정한다.
정치는 일상이다.
이 세 가지 문장을
이 시리즈의 1회차에서부터,
독자 여러분과 함께 뜯어보고 싶다.
우리는 매달 월급을 받는다.
급여 명세서를 펼쳐보면
내가 번 돈에서 빠져나가는 몇 가지 항목이 보인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소득세.
이 항목들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이 모든 제도는 정치적 결정의 산물이다.
청년 구직자 A씨는 작년,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하지만 서류 하나 빠졌다는 이유로
지급이 지연되었고, 결국 포기했다.
“너무 복잡하고 까다롭더라고요.”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그 까다로움은 왜 생겼을까?
그건 ‘고용노동부 실업급여 개편 지침’ 때문이었다.
즉, 정치의 결과였다.
나는 가끔 묻는다.
“요즘 뉴스에서 본 제도 중, 당신에게 영향 준 게 있나요?”
대부분 고개를 갸웃한다.
하지만 더 물으면 나온다.
✔ “그때 집값 규제 때문에 전세 구하기 힘들었어요.”
✔ “실손 보험 정책 바뀌어서 병원비 돌려받기 어려웠죠.”
✔ “학교 급식 단가가 너무 낮아서 애들 먹는 게 걱정이에요.”
이 모든 말들의 이면엔
‘정치적 결정’이 있다.
정치가 '구조'라는 말은
우리 삶의 틀이 바로 정치로부터 형성된다는 뜻이다.
도로를 누구 중심으로 설계할 것인가,
세금을 누구에게 더 걷을 것인가,
어떤 연령대를 먼저 지원할 것인가.
이건 모두
‘가치 판단’이자 ‘우선순위의 정치’이다.
그리고 그 판단이 곧
우리가 사는 구조를 만든다.
어린이 보호구역에 신호등이 생기느냐 마느냐.
이 문제도 결국 정치의 영역이다.
그 지역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목소리를 냈는가에 따라
예산이 배정된다.
신호등은 자동으로 설치되지 않는다.
요청이 있어야 하고,
그 요청이 반영되기 위해선
정책 구조가 움직여야 한다.
정치는 ‘뉴스’가 아니다.
정치는 ‘국회’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정치는 구조로서 우리 삶을 지배한다.
그 구조는 내가 몰라도 작동하고,
내가 외면해도 결정된다.
그래서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정치는 내가 이미 들어와 있는 공간이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나의 무관심은 ‘방관’이 되고,
나의 침묵은 ‘허락’이 된다.
정치는 항상
누군가의 관심과 목소리를 반영하며 움직인다.
그게 나의 것이 아니라면,
타인의 이익에 따라 내 구조가 설계될 수도 있다.
정치는 비어 있지 않다.
시민이 빠진 그 자리를
누군가는 채운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이미 준비된 사람들이다.
서울의 한 자치구.
청년 주거정책이 논의되던 구의회에서
관련 예산 항목이 삭감됐다.
이유는 단순했다.
“효과가 불확실하다”
“젊은 세대 민원이 별로 없다”
실제로는
청년들의 문제제기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 자리에 청년이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인근 지역 노년층 단체는
버스 노선 조정안에 대해
몇 주에 걸쳐 의견서를 제출했다.
각 동의 경로당에서 대표를 뽑고,
의원 면담을 하고,
현장 방문을 촉구했다.
그 결과,
노선 변경 안은 무산되었고,
노인 복지예산은 소폭 증액되었다.
이건 당연한 결과다.
정치는
말하는 사람의 편에 서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처음이었을까?
아니다.
우리 사회 곳곳엔
‘조직된 이해집단’이 있다.
건설업계 로비,
의료계 집단행동,
사학법인 연합,
심지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조차
강한 결속력과 전략을 갖고
정책에 영향을 준다.
이들은 이해관계를 지키기 위해
자료를 만들고,
사람을 만나고,
논리를 개발한다.
그에 비해
시민은,
특히 청년이나 비정규직,
1인 가구, 돌봄 노동자처럼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구조’에 있는 사람들은
침묵한다.
아니,
침묵하게 만들어졌다.
누가 알려줬나?
의견을 낼 수 있다고.
누가 가르쳐줬나?
시민청원이나 예산 제안제도가 있다는 걸.
‘소리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시민은
늘 뒤에 서게 된다.
정치란,
말하는 사람이 결정하고,
조직된 사람이 이득을 얻고,
익숙한 사람이 권한을 얻는 세계다.
그래서 정치를 외면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기득권의 선택을 허락한 것과 같다.
예산은 시민의 목소리대로 쓰인다.
시민이 조용하면,
그 예산은
익숙한 로비의 손으로 흘러간다.
정치를 외면하면
이득을 보는 사람은 분명하다.
그건 침묵하지 않은 사람이다.
정치는 싸움이 아니다.
정치는 선택이다.
누구를 위한 것인가,
무엇을 먼저 둘 것인가,
어디에 얼마나 쓸 것인가.
그 선택의 결과가
당신의 삶에 스며든다.
정치는 거창한 논쟁이 아니다.
정치는 예산 표다.
정치는 순서다.
정치는 기준이다.
✔ ‘어린이 안전’을 더 우선할 것인가?
✔ ‘지방 의료’를 강화할 것인가?
✔ ‘청년 월세 지원’을 확대할 것인가?
이 모든 선택은
국회 속 싸움이 아니라
시민의 감수성에서 시작된다.
시민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가
정치에 반영될 때,
정치는 방향을 바꾼다.
그래서 정치에는
시민의 정서가 필요하고,
시민의 기준이 필요하다.
정치는 거대한 권력 다툼이 아니라
삶의 순서를 정하는 시스템이다.
“이 문제는 지금 가장 급한가?”
“이곳에 예산을 먼저 써야 하나?”
“이 결정이 누구에게 이득이고, 누구에게 손해인가?”
정치는 바로
그 질문의 답을 만들어가는
사회적 대화다.
그렇기에 정치는
뉴스에 있는 것이 아니다.
당신의 감정 안에 있다.
당신의 경험 안에 있다.
당신이 살아가는 동네 한가운데 있다.
다시 묻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가치를 먼저 두고 있나?”
“당신이 먼저 챙기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그 우선순위는 정치에 반영되어 있나?”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건 아직
당신의 삶이
정치에 연결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부터
그 연결을 만들 수 있다.
시민의 감수성은
지식이 아니라 습관에서 시작된다.
� 나는 지금 어떤 뉴스를 보고 있는가?
� 그 뉴스의 ‘결정’은 누구에 의해 이루어졌는가?
� 그 결정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
이런 질문을 자주 던지는 사람은
이미 ‘시민의 훈련’을 시작한 사람이다.
정치는 가까이 있지만
우리는 그걸 ‘정치’라고 부르지 않는다.
✔ 횡단보도 앞에 늘어선 유모차
✔ 배달 오토바이의 무단주행
✔ 오래된 놀이터 철봉의 녹슨 자국
✔ 건물 틈새에서 자라는 민들레 하나
이 모든 풍경 속에
‘정치’가 있다.
왜냐하면,
무엇을 보수할지, 무엇을 지울지, 무엇을 남길지를
결정하는 주체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작은 실천으로 정치를 마주해야 한다.
다음 중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가지를 골라보자.
✔ 하루에 한 번, 공공 정책 뉴스 제목 5개 훑어보기
✔ 댓글 대신 ‘질문’을 달아보기: “왜 이 결정이 내려졌을까?”
✔ 동네 주민센터 공지사항 한 줄이라도 읽어보기
✔ ‘시민참여예산제’나 ‘국민참여입법센터’에 한 번 들어가 보기
✔ 가까운 시청·구청의 시민 공청회 일정 찾아보기
✔ 자녀 학교 가정통신문의 ‘운영위원회’ 공지 확인해보기
시민성은
거대한 결단이 아니라
반복되는 관심이다.
작은 질문,
작은 참여,
작은 댓글,
작은 메모.
그 모든 작음이
당신의 감수성을 깨우고,
당신의 감수성이
곧 정치를 움직이는 씨앗이 된다.
정치는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오지 않는다.
정치는
당신이 오늘 내디딘 한 걸음 위에 놓인다.
� “나는 지금 어떤 정책에 영향을 받고 있는가?”
� “내 삶의 구조는 어떤 정치적 결정 위에 세워져 있는가?”
� “정치는 나와 상관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면,
그 말 뒤에 어떤 감정이 있었을까?”
정치는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오히려 너무 가까이 있어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란,
우리 모두가 이미 들어와 있는 구조다.
그 안에서 나의 자리를 자각하는 순간,
우리는
‘시민’으로서의 첫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4) D-리서치 – 정치에 대한 청년 세대 인식 보고서 (2023)
『성공하는 시민들의 3가지 습관』
� 3화: ‘삶을 바꾸는 시스템’으로서의 정치
에서는 정치를 추상적인 권력이 아닌 삶을 변화시키는 시스템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소개합니다.
‘나는 왜 정치가 불편한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정치를 삶의 도구로 삼는 법에 대해 함께 고민해 봅니다.
당신의 일상과 정치를 연결하는 새로운 시선,
다음 회차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