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정치에 무관심하길 바라는 사람들

왜 정치를 습관으로 만들어야 하는가 1부 | EP.04


이 모든 흐름은
하나의 공통점을 갖는다.
시민이 조용할수록,
기득권은 유리하다.


1부. 왜 정치를 습관으로 만들어야 하는가(4/9회차)

2부. 성공하는 시민들의 3가지 습관(11회)

3부. 관심의 원을 영향력의 원으로 확장하기(8회)



5화. 당신이 정치에 무관심하길 바라는 사람들







1. ‘정치? 내 일 아니야’라는 말이 누군가에게 좋은 이유




“정치는 피곤해요.”
“싸우는 거 말고는 남는 게 없잖아요.”
“누가 되든 똑같다면서요.”


그 말,
우리는 어디서부터 들었을까?


뉴스였을까?
부모님?
친구들?
아니면 그냥 내 속마음?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건 있다.


그 말은
누군가에게 아주 유리한 말이라는 것.






시민이 정치에 관심을 끊는 순간,
정치는 몇 사람의 게임이 된다.


예산은 익숙한 곳으로 흐르고,
정책은 소수가 짠 대로 굳어진다.


그러고 나면
그들은 말한다.
“시민들이 관심 없잖아요.”
“민원도 없고, 반대도 없으니까.”






전북 김제시의 한 놀이터.
몇 년 전만 해도 낡은 미끄럼틀과 녹슨 철봉뿐이었다.
아이들이 다치자, 주민들이 구청에 민원을 넣었다.
몇 달 뒤, 예산이 배정되고, 놀이시설이 교체되었다.


그 일을 겪은 동네 어르신은 말했다.
“신기하더라고요. 말만 해도 바뀌긴 하더라고.”


그렇다.
정치는 말하는 사람의 편이다.


그렇다면,
말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의 편인가?






서울의 한 구청장 인터뷰가 생각난다.
“가장 예산이 쉽게 통과되는 건 민원이 많은 항목입니다.”
“조용한 사업은 매번 후순위예요.”


이건 단순한 행정 논리가 아니다.
정치의 진실이다.






정치인에게
당신의 무관심은
편안한 환경이다.
시끄럽지 않고,
눈치 볼 필요 없고,
기존 질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불만을 견디지 않는다.
침묵에 안주한다.






“정치는 내 일이 아니야.”
그 말은
정치권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이다.


왜냐하면,
그 말이 많아질수록
그들은 더 오래, 더 쉽게
자리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2. A – 누가 정치에 당신의 무관심을 원할까?




정치에서 ‘시끄러운 시민’은 피곤한 존재다.
늘 질문을 던지고,
불편함을 제기하고,
비교하고,
바꾸자고 말한다.


반면,
‘조용한 시민’은 다르다.
예산은 통과되기 쉽고,
정책은 수정 없이 굴러간다.


그래서 어떤 정치인들은
조용한 시민을 선호한다.
아니,
조용한 시민을 만들고 싶어 한다.






기득권은 시민의 침묵을 유도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
그 전략은 매우 단순하다.


1) 정치 혐오를 유도한다.
 “다 똑같다.”
 “정치는 썩었다.”
 “믿을 수 없다.”
 이런 말들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아예 등을 돌린다.


2) 참여 창구를 어렵게 만든다.
 복잡한 절차, 불편한 용어, 비공개된 일정.
 시민은 ‘정보의 문턱’ 앞에서 포기한다.


3) ‘나 하나로는 안 된다’는 인식을 퍼뜨린다.
 “그래봤자 안 바뀌어.”
 “시민 의견 반영률은 낮아.”
 이런 말들이
 변화를 향한 상상력을 가로막는다.






정당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정당은 ‘기반층’에 집중한다.
투표율이 높은 집단,
민원 제기를 잘하는 조직,
집단적 이해를 가진 유권자.


그 반대편에는
청년, 1인 가구, 비정규직, 돌봄 노동자들이 있다.
이들은 분산되어 있고,
조직되지 않았고,
소리 내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정당은
이들을 향해
전략을 세우지 않는다.
왜냐하면,
‘움직이지 않는 표’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기업 로비 집단도 마찬가지다.
환경규제를 완화하자고 제안할 때,
그들은 수십 장짜리 보고서를 만들고,
수백 건의 자료를 제출하고,
수년간 인맥을 쌓아 압박한다.


시민은 그런 과정에
쉽게 참여하지 못한다.


결국
조직된 정보와 결속력 앞에
시민의 목소리는 묻히고 만다.






이 모든 흐름은
하나의 공통점을 갖는다.
시민이 조용할수록,
기득권은 유리하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바란다.
당신이 정치에 무관심하기를.
당신이 포기하기를.
당신이 침묵하기를.






하지만 정치는
말하는 자의 것이다.
그리고 듣는 자의 것이다.
말하지 않으면,
들을 것도 없다.








3. B – 무관심의 대가는 무엇인가?




서울의 한 자치구.
청년 1인 가구 비율이 30%를 넘는다.
하지만 청년을 위한 정책 예산은
전체 예산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왜일까?


“이전 회계연도에도 민원이 거의 없었고,
시민 의견 수렴 결과에서 해당 항목은
중요도 순위 하위였습니다.”


구청 담당자의 말이다.


말하지 않았으니,
중요하지 않은 줄 안다.






전북의 작은 시골 마을.
시내버스가 1일 2회밖에 다니지 않는다.
청소년들은 학원을 못 가고,
노인들은 병원 가기도 어렵다.


주민들이 민원을 넣자
시에서는 이렇게 답했다.
“민원 제기 건수가 적고,
지속적 요구도 없었습니다.”


몇 번 말한 것으론 부족했다.
지속적인 목소리,
집단적인 관심,
행정적 언어로의 번역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 수도권의 신축 아파트 단지들은
빠르게 어린이집, 도서관, 놀이터가 들어섰다.


그들은 어떻게 했을까?


입주 전부터
대표단을 구성했고,
요구안을 정리했고,
구청과 교육청에 면담을 요청했다.


그 결과
예산이 조기 배정되었다.


정치는
조직된 이익 앞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무관심은 ‘방치’를 부른다.
그리고 방치는
삶의 격차로 이어진다.


관심이 있는 곳엔
빛이 들고,
무관심한 곳엔
그늘이 진다.






정책은
시민의 관심과 의견을 반영하며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투표만큼 중요한 건
그 사이의 시간이다.


투표가 아닌 날에도
당신이 말하는가,
당신이 바라보는가,
당신이 참여하는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무관심은 정치의 진공을 만든다.
그 진공을
가장 먼저 채우는 건

정보를 가진 자,
목소리를 가진 자,
조직된 자들이다.






당신의 무관심은
누군가에게 권력이 되고,
누군가에겐 기회가 되며,
결국 당신에겐 손실로 돌아온다.








4. C – 무관심은 당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정치는
당신이 말하지 않아도 움직입니다.
당신이 외면해도 굴러갑니다.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는 이미
의사결정을 끝냅니다.






무관심은 중립이 아닙니다.
무관심은
기득권의 편에 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기득권은
당신이 가만히 있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침묵은 선택입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당신의 자리를 비우는 것입니다.


당신이 비운 자리는
누군가가 대신 채웁니다.
그 누군가는
늘 준비된 사람입니다.






무관심은
권리를 포기하는 일입니다.
표를 던지지 않아도,
의견을 내지 않아도,
불편을 말하지 않아도
삶은 굴러갑니다.


하지만 그 굴러가는 방향은
당신의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무관심은
당신의 삶을 위탁하는 일입니다.
“알아서 하세요.”
“나는 빠질게요.”
“그냥 정해 주세요.”


그 말은
누군가에겐
면죄부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특권입니다.





정치는
침묵하는 사람을 위해 움직이지 않습니다.
정치는
소리 내는 사람을 위해 설계됩니다.


그 구조는
정직합니다.
그러나
잔인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말해야 합니다.
물어야 합니다.
참여해야 합니다.


무관심은 권리를 버리는 일이고,
관심은
그 권리를 되찾는 일입니다.








5. 실천: 무관심을 깨는 작은 행동들



우리는 거대한 변화를 원하지만
변화는 작게 시작된다.


무관심을 깨는 첫 걸음도
결코 거창할 필요가 없다.


단지,
하루에 한 번,
질문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 ① 뉴스를 보는 습관을 바꿔보자
정치 뉴스 하나를 클릭하고,
그 안의 정책 키워드를 검색해보자.
“청년 기본소득”
“국민연금 개편안”
“지역균형발전 예산”


뉴스는
우리가 구조를 읽는 첫 번째 창이다.






� ② 지역 이슈를 찾아보자
동네 게시판, 주민센터 홈페이지, 지자체 인스타그램.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열려 있다.
‘공청회 일정’
‘참여예산 공고’
‘주민제안사업 모집’
그 안에 당신의 자리가 있다.






� ③ 투표일이 아닌 날에도 정치에 참여해보자
투표는 1년에 한 번.
그러나 정책은 매일 만들어진다.
질문을 던지고, 의견을 나누고,
당신의 이야기를 남기는 것이
지속적 참여의 시작이다.






� ④ 친구와 정책 이야기를 해보자
커피 한 잔 자리에서
“요즘 무상교육 어디까지 됐는지 알아?”
“청년 전세 대출 요건이 바뀐 거 알았어?”
이런 대화가
정치를 일상에 데려오는 방법이다.






� ⑤ 민원을 한 번만 넣어보자
불편했던 거리, 어두운 골목, 부족한 시설.
그 모든 것은
당신이 움직일 때 바뀔 수 있다.


한 번의 민원이
하나의 예산을 바꾸고,
하나의 구조를 흔들 수 있다.






정치는
늘 움직이고 있다.
그 움직임에
당신이 없으면
누군가 대신 들어간다.


그 누군가는
당신의 삶을
당신처럼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당신의 작은 관심이
세상을 바꾸는 단서가 된다.
무관심에서 관심으로.
침묵에서 말하기로.
포기에서 참여로.


오늘 그 한 걸음을
내디뎌보자.








6. 오늘의 질문



� “나는 어디에서 침묵하고 있었을까?”

� “그 침묵은 누구에게 이익이 되었을까?”
� “정말 아무리 해도 안 바뀌는 걸까, 아니면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걸까?”


당신의 무관심은 당신의 책임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의도적으로 당신의 마음을 멀어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당신의 관심이 곧
누군가의 특권을 흔드는 힘이 됩니다.


그 힘은 작아도 됩니다.
그러나 반복되어야 합니다.


정치는
잊지 않는 사람의 편입니다.
계속 바라보는 사람의 편입니다.
그리고 말하는 사람의 편입니다.








7. 기사 및 참고 자료



1) 김제시 놀이터 시민참여 사례 – (전북도민일보, 2023.10.06)

2) 서울시 청년 참여정책 진단 – (서울연구원 정책리포트, 2024)


3) 정치에 대한 청년세대 인식 - (충대신문방송사, 2022.03.03]


4) 정쟁 보도는 국회와 언론의 공동작품 – (신문과방송 2004년 11월호 No.407)


5) 서울특별시 참여예산제 소개








� 예고


『성공하는 시민들의 3가지 습관』
� 6화: 정치 혐오가 반복되는 진짜 이유
에서는 시민의 분노와 환멸이
어떻게 ‘혐오’로 전환되는지를 분석합니다.
무관심이 아닌 냉소, 회피가 아닌 분열로 이끄는
정치 혐오의 구조를 들여다봅니다.


우리가 정치에 등을 돌릴수록
기득권은 더 단단해집니다.
다음 회차에서 그 메커니즘을 함께 파헤쳐봅시다.

keyword
이전 04화정치는 구조다, 그리고 나는 그 안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