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중심은 수평적 연결이다

조직을 다시 설계하는 방법 Ch.3 | EP.07

수평적 연결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사람을 바꾸려 하지 말고, 일을 바꾸자.
일의 구조를 바꾸면, 사람이 달라진다.


Chapter 1. 구조로 몰입을 설계하다(4회)

Chapter 2. 채용이 조직을 말해준다(4회)

Chapter 3. 조직을 다시 설계하는 방법(7/8회차)



16화. 직무 중심은 수평적 연결이다








“직무는 나뉘었지만, 일은 함께였어요”




김준호 매니저는 식품 제조기업 A사의 R&D 팀에서 일하고 있다.

업무는 ‘기획’이지만, 실제로는 품질관리, 생산, 유통, 심지어 고객클레임 대응까지 들쑥날쑥 연결된다.

“우리 팀이 신제품 아이디어를 냈는데요,

품질팀은 ‘그건 우리 소관 아니다’,

생산팀은 ‘새 라인 못 돌린다’,

마케팅은 ‘이런 거 시장에서 안 팔려요’라고 했어요.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가운데 제품은 안 나왔고요.”

김준호는 그날 회의에서 처음으로, ‘직무’가 분명할수록 일이 되지 않는다는 아이러니를 느꼈다.


3개월 뒤, A사는 부서 구조를 손봤다.

기존의 팀 중심 구조에서 제품 기반의 스쿼드(squad) 구조로 바꾼 것이다.

이제는 ‘제품 A팀’에 R&D, 품질, 생산, 마케팅이 모두 참여한다.

회의에서는 “이건 내 담당이 아닙니다” 대신 “어떻게 같이 풀까요?”가 오간다.

김준호는 말한다. “책임이 늘었어요.

그런데 훨씬 몰입돼요.

무엇보다 일이 연결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한편, 반대의 상황도 있다.

대기업 B사의 홍보실에서 근무하던 이지연 과장은 회사의 조직개편 이후 극심한 분절감을 겪었다.

모든 직무가 명확하게 정의되고, 업무 프로세스가 문서로만 공유되며,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팀장 단위에서만 이뤄졌다.

“저는 크리에이티브 담당이었고, 마케팅팀은 전략만 했어요.

그런데 실제 현장에서는 콘텐츠 기획과 전략이 붙어 있어야 하거든요. 저희는 늘 어긋났어요.”

그 어긋남은 반복적인 피드백, 낮은 실행력, 그리고 퇴사로 이어졌다.


이 두 사례는 묻는다.

직무가 선명할수록 일이 잘 될까? 책임이 명확할수록 조직이 효율적일까?

언뜻 보면 ‘그렇다’고 답하고 싶지만, 현실은 다르다.

직무는 명확하지만, 일이 끊겨 있고, 역할은 정해졌지만, 실행은 연결되지 않는다.


오늘날 많은 조직은 직무 중심의 설계에 몰두해왔다.

채용 시 ‘이 포지션의 책임은 무엇인가’를 명확히 하고, 평가와 보상은 해당 직무 기준에 맞춘다.

‘내 일’과 ‘네 일’이 구분되고, 그것은 공정과 효율을 담보하는 조직 운영의 기본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현실에서 우리는 점점 더 ‘함께’ 일해야 한다.

고객 경험은 마케팅, 개발, 고객센터가 동시에 맞닿아 있고,

하나의 제품은 기획부터 유통까지 직무를 가로지른다.

변화는 빠르고, 문제는 복합적이다.

이 흐름 속에서 직무 간 연결이 없으면, 일은 전진하지 못한다.


이 글은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부터 출발한다.

직무 중심으로 설계된 조직에서 왜 실행은 자꾸 끊어지는가?

수평적 연결은 어떻게 일의 몰입과 유연성을 만들어내는가?

직무 설계를 넘어, 연결을 설계하는 인사는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16회차에서는 직무 중심이 아니라,

수평적 연결을 조직의 기본 단위로 삼아야 하는 이유,

그리고 그 연결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설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직무는 조직의 구조를 정의하지만, 연결은 조직의 생명을 만든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구조를 넘어 흐름을 설계해야 하는 시대에 있다.








직무 중심 설계가 실행을 끊는 이유






“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말은 책임감을 강조하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실제 조직 내에서는 ‘이 이상은 내 일이 아니니 손대지 않겠다’는 경계 선언에 가깝다.

직무가 명확하게 나뉘는 순간, 책임의 선도 또렷해지지만 동시에 그 선을 넘는 연결은 끊기게 된다.


많은 기업은 조직을 ‘기능 중심’으로 설계한다.

전략기획팀은 전략만, 마케팅팀은 마케팅만, 운영팀은 운영만 담당한다.

각 부서는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이 구조에서는 결과가 아닌 과정 단위로 일이 분할된다.

기획한 전략이 실행되지 않고, 실행된 마케팅은 운영과 연결되지 않으며,

운영은 결국 고객의 목소리로부터 단절된다.

모두가 자신의 직무에 충실하지만, 전체 일은 잘 되지 않는 상황.

이것이 직무 중심 설계가 만드는 첫 번째 단절이다.


두 번째 문제는 ‘정의된 일만 하려는 태도’가 정착된다는 점이다.
직무 중심 조직에서는 성과 평가도 직무 단위로 이뤄진다.

각자의 KPIs는 분리되어 있고, 협업을 위해 다른 부서의 일을 돕는 행위는 정식 성과로 환산되지 않는다.

그 결과,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건 A팀의 일’, ‘이건 제 담당이 아니라서’라는 말이 반복된다.

이런 태도는 책임감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구조가 그렇게 일하게 만든다.


실제로 많은 신입사원들이 “열심히 도왔는데, 그게 제 일로 인정받지 못했어요”라는 피드백을 남긴다.

결과적으로 구성원은 ‘일’이 아니라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일은 연결되어야 하지만, 직무는 분절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현장 맥락과 직무 설계 간의 괴리다.
현장의 일은 늘 예외적이고 예측 불가능하다.

고객의 요청은 ‘정해진 매뉴얼’ 밖에서 발생하고,

예상치 못한 이슈는 정해진 역할 밖에서 해결되어야 한다.

하지만 직무 중심 조직은 이 예외에 대응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예외를 다루는 것은 누구의 직무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로는 일을 수행하는 구성원들끼리 ‘비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이나 ‘비공식적인 조정’에 의존하게 되며,

이는 일이 사람에 따라 좌우되고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복잡성과 변화의 시대에 직무 중심은 너무 느리다.
시장이 빠르게 변할수록 하나의 문제를 다각도로 바라보고,

여러 기능이 융합적으로 작동해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직무 중심 조직에서는 부서 간 회의 일정부터 의견 조율, 책임 소재 확인까지 거쳐야 하니

결정이 느리고 실행은 더딜 수밖에 없다.

더구나 책임은 나뉘었지만 결과는 통합되어야 하기에,

실패했을 때는 ‘누구의 잘못인지’만 따지게 되고, 재학습은 일어나지 않는다.








� 요약하면, 직무 중심 설계는 실행 단절을 만든다.



직무 간 분리로 흐름이 끊어진다
(모두가 역할에 충실하지만, 일은 되지 않는다)


‘내 일’만 하려는 태도를 유도한다
(성과 기준이 연결이 아닌 분절 기준에 맞춰져 있다)


현장의 유동성과 충돌한다
(예외는 누구의 일도 아니므로 방치된다)


변화 대응 속도가 느리다
(다기능 연결이 없는 구조는 민첩하지 않다)







이제 조직은 다시 질문해야 한다.
‘사람이 몰입하지 않는다’고 말하기 전에, 일이 흘러갈 수 있게 구조를 설계했는가?
일은 사람의 의지로 되지 않는다.

구조가 흐름을 만들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인재가 있어도 실행은 멈춘다.









‘직무 중심’에서 ‘수평적 연결 중심’으로의 전환 의미





조직은 오래도록 ‘직무(Job)’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왔다.

이는 대량생산 시대의 전통에서 비롯된 방식이었다.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하나의 부품을 반복 조립하듯,

한 명의 노동자가 수행하는 일은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었고,

다른 역할과 분리되어 있는 것이 효율적이었다.

‘역할의 정의’는 곧 효율성의 증명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일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업무는 부서의 울타리를 넘나들고,

디지털 환경에서는 하나의 프로젝트에 여러 기능이 동시에 개입되며,

고객의 니즈는 예측 불가능하게 확장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조직의 설계 논리는 ‘직무 중심’에 머무르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일의 흐름이 구조적으로 단절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제는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바로, ‘직무 중심’에서 ‘수평적 연결 중심’으로의 전환이다.

이 전환은 단순히 부서 간 협업을 장려하자는 정도의 이야기와는 다르다.

그것은 구조 자체를 ‘연결’을 전제로 재설계하자는 제안이다.






1. 직무 중심은 ‘정의’에 초점을 둔다면, 수평적 연결 중심은 ‘흐름’에 초점을 둔다.



직무 중심 조직에서는 일의 범위를 명확히 정의하고, 구성원들은 그 정의 내에서 책임을 수행한다.

이는 분업과 전문성을 강화하지만, 동시에 협업과 유연성을 약화시킨다.

반면, 수평적 연결 중심 조직은 ‘일이 흘러야 한다’는 관점에서 구조를 설계한다.
핵심은 경계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일의 시작부터 끝까지 어떻게 연결되고 연동되는지를 중심으로 본다는 점이다.


즉, 하나의 고객 경험을 중심으로 A직무와 B직무, C직무가 어떻게 맞물려야 하는지를 우선 고려하고,

그 흐름을 자연스럽게 지원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설계한다.

여기서는 ‘일’이 기본 단위이고, ‘직무’는 그 흐름을 구현하는 수단일 뿐이다.






2. 직무 중심은 ‘개인의 책임’이 강조된다면, 수평적 연결 중심은 ‘공동의 결과’에 초점을 둔다.



전통적인 직무 중심 조직은 개인에게 성과를 귀속시키고, 역할 분담을 기준으로 성과를 평가한다.

하지만 이 방식은 개인은 책임지지만 전체 결과는 책임지지 않는 구조를 낳는다.

수평적 연결 중심 조직은, ‘결과를 함께 만든다’는 인식을 구조적으로 내장한다.


예를 들어, 고객 만족이라는 목표를 위해 제품팀, 마케팅팀, 고객지원팀이 각각 따로 일하지 않고

하나의 목표에 대해 공동으로 기여하도록 구조화된다.

이때의 평가와 피드백도 팀 단위, 프로젝트 단위의 결과 중심으로 바뀌며,

개인의 공헌도는 연결성 속에서 해석된다.






3. 직무 중심은 ‘고정된 틀’이라면, 수평적 연결 중심은 ‘유연한 설계’다.



직무 중심은 고용 시점부터 고정된 틀로 존재한다.

직무 기술서(Job Description)에 명시된 내용 외의 일은 ‘비정상적인 것’으로 간주되며,

넘어서면 오히려 혼란을 초래한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오늘날의 일은 빠르게 변하고, 기술과 시장이 함께 재편된다.
따라서 구조는 ‘변화’를 전제하고 설계되어야 한다.


수평적 연결 중심은 고정된 직무 대신

유연한 프로젝트 단위, 과업 중심의 역할 분배, 임시적이지만 명확한 책임 설정을 가능하게 한다.

구성원은 자신의 역량을 따라 이동하며 기여할 수 있고,

이는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역동성을 동시에 자극한다.






4. 수평적 연결 중심 설계의 핵심: ‘직무’를 허물고 ‘관계’를 세워라



수평적 연결 중심 설계란,

결국 ‘사람 간의 관계’와 ‘기능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일의 구조를 재설계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조직은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일이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 어떤 연결이 선행되어야 하는가?

결과를 만들어내는 흐름은 누구와 누구 사이의 협업으로 구성되는가?

그 협업은 어떤 구조와 리듬으로 유지되는가?


이 질문에 답하며 조직을 설계하면,

자연스럽게 직무가 아니라 ‘흐름’ 중심의 역할 재구성이 이뤄진다.

더 이상 “이건 제 역할이 아닙니다”가 아니라,

“이 일이 잘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 ‘직무’가 일을 나누는 단위였다면,



이제 ‘흐름’이 일을 잇는 단위가 되어야 한다.


직무 중심에서 수평적 연결 중심으로의 전환은 단순히 ‘소통을 잘하자’는 구호가 아니다.

그것은 일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설계할지를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변화다.
그리고 이 변화는 사람의 태도보다도 먼저, 구조가 바뀌어야 가능한 일이다.









사례 분석 – 수평적 연결을 구현한 조직들





수평적 연결은 선언이 아니라 ‘구현’의 문제다.

많은 조직이 “수평적 조직문화를 지향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수직 구조 위에 수평적 언어만 덧씌운 경우가 많다.

진짜 수평적 연결은 업무의 흐름과 역할 설계, 책임 배분, 의사결정 구조까지

모두 구조적으로 설계되어야 비로소 작동한다.


이번 단락에서는 직무의 고정된 경계를 허물고,

흐름 중심의 협업 구조를 설계해 수평적 연결을 실현한 국내외 사례를 살펴본다.

그리고 이러한 조직들이 어떤 공통 원칙 위에서 움직이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해 본다.






1. 컬리(Kurly) – 직무 대신 ‘고객 여정 중심’의 팀 설계



국내 대표적인 커머스 플랫폼인 컬리는 고객 경험의 전 과정을 부서별이 아닌 ‘여정 단계별’로 나누어 팀을 설계했다.

예컨대, ‘상품 탐색 → 장바구니 담기 → 결제 → 배송’이라는 일련의 과정은 각각의 전통적인 부서로 구획되는 대신, 고객의 행동 흐름에 따라 팀이 구성되었다.


이로 인해 “내 역할은 여기까지”라는 발언보다는,

“이 여정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어떤 연결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이 활발히 오갔다.

마케터, 개발자, 물류 담당자, 고객응대 인력이 하나의 ‘고객 흐름’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었고,

이는 내부 몰입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실제 이탈률 감소에도 영향을 주었다.






2. 노션(Notion) – 프로젝트 중심의 가변적 팀 구조



생산성 툴 플랫폼 ‘노션’은 역할을 팀이 아닌 ‘기능적 프로젝트’에 따라 부여한다.

직무는 존재하지만 그것이 구조의 중심이 아니다.

오히려 매주 혹은 매분기 프로젝트 단위로 팀을 재구성하고 역할을 유연하게 전환한다.


예를 들어 어떤 기능 개선 프로젝트에는 디자이너 2명, 엔지니어 3명, PM 1명이 배정된다.

하지만 이 구성은 고정이 아니라, 과업에 따라 변화한다.

그들은 자신의 직책보다 프로젝트의 맥락 안에서 존재하며,

업무 평가 역시 개인의 고정된 직무가 아닌 기여의 연결성과 프로젝트 결과 중심으로 이뤄진다.






3. 토스(Toss) – ‘개발자 중심’이 아닌 ‘문제 중심’의 팀 설계



핀테크 기업 토스는 ‘직무 중심’의 팀을 넘어, ‘문제 해결 중심’의 스쿼드(squad) 구조를 도입했다.

‘계좌 이체 속도 개선’, ‘사용자 이탈 지점 분석’ 같은 문제 단위로 팀이 만들어지고,

그 안에 기획자, 개발자, 분석가, 디자이너 등이 함께 구성된다.



중요한 점은 이 스쿼드가 단순한 태스크포스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학습과 실행의 단위로 존속한다는 것이다.

이 구조는 직무를 기반으로 정해진 책임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흐름 속에서 역할이 부여된다.

결과적으로 구성원들은 각자의 전문성을 유지하면서도

문제 중심으로 함께 몰입할 수 있는 구조에 익숙해진다.






4. IDEO – 전문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설계한 사례



글로벌 디자인 컨설팅 회사 IDEO는 오래전부터 수평적 연결 중심 조직을 운영해 왔다.

이들은 각 직무 전문가를 ‘T자형 인재’로 규정한다.

한 가지 전문성을 깊게 파고드는 ‘세로축’과, 다양한 부서 및 팀과 협업할 수 있는 ‘가로축’을

모두 갖춘 인재가 핵심이라는 철학이다.


이를 위해 IDEO는 업무를 부서 단위가 아닌 프로젝트 단위로 설정하고,

각 인재는 여러 프로젝트에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참여하면서 다양한 문제에 연결된다.

조직은 이러한 ‘연결을 위한 유연성’을 보장하기 위해 고정된 직급 대신 네트워크 기반 권한 구조를 설계했다.






5. 실패 사례 – 구조 없는 연결은 오히려 혼란을 낳는다



A사의 실패 사례는 수평적 연결이 ‘철학’만으로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A사는 부서 간 장벽을 없애겠다며 갑작스럽게 전사적 TF 구조를 도입했지만,

업무 프로세스나 권한 구조, 평가 방식이 그대로 직무 중심에 묶여 있었다.


그 결과,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 했고, 회의만 많아졌으며, 오히려 성과는 하락했다.

이 사례는 ‘수평적 연결’은 선언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라는 사실을 분명히 드러낸다.

연결은 설계되어야 하지, 자율에 맡겨져선 안 된다.






정리 – 수평적 연결 조직의 공통 구조



위 사례들을 종합하면, 수평적 연결이 실제로 작동한 조직은 다음과 같은 공통 구조를 가지고 있다.


1. 문제 중심 또는 고객 흐름 중심의 팀 설계

2. 프로젝트 기반의 유연한 역할 재구성

3. 개인 책임이 아닌 공동 결과 중심의 평가

4. 직무가 아니라 연결 단위 중심의 피드백 체계

5. 구조적으로 설계된 협업 리듬과 소통 구조


이것이 바로 ‘직무 중심’에서 ‘수평적 연결 중심’으로 전환한 조직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설계 원칙이다.









실천 전략 – 수평적 연결을 위한 3단계 설계 방식





수평적 연결은 철학이 아니라, 설계의 문제다.
즉, “우리는 수평적 조직이에요”라는 구호만으로는 단 한 사람도 몰입시키지 못한다. 중

요한 건 ‘일이 어떻게 연결되는가’이며, 그 연결의 방식은 설계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단락에서는 수평적 연결을 조직에 실제로 구현하기 위한 3단계 구조 설계 전략을 제시한다.






1단계. 연결 중심으로 ‘업무 흐름 단위’ 재설계하기



첫 번째 단계는 기존의 ‘직무 중심 업무 분장표(Job Description)’를 버리는 것이다.

대신 ‘업무 흐름 단위(Workflow Unit)’로 조직 내 과업을 해체해야 한다.

업무 흐름 단위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일의 실제 경로’를 뜻한다.


예를 들어, 마케팅 부서에서 캠페인을 운영한다고 했을 때,

실제로는 ‘시장 조사 → 콘텐츠 기획 → 디자인 협업 → 게시 및 분석’이라는 연속된 흐름이 존재한다.

기존 조직은 이를 각기 다른 직무에 배정하고, 각각의 결과를 따로 관리한다.

하지만 수평적 연결 조직은 이 모든 흐름을 ‘하나의 실행 단위’로 본다.

이를 통해 결과 중심의 협업이 가능해지고, 직무 간 단절이 줄어든다.


핵심 질문:

우리 조직의 주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핵심 ‘흐름’은 무엇인가?

그 흐름은 어떤 직무들이 연결되어야 비로소 작동하는가?






2단계. 역할 중심이 아닌 ‘과업 중심의 책임 분배’ 설계



직무 중심 조직은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되, 그 책임을 고정된 역할과 직무에 연결시킨다.

반면 수평적 연결 조직은 책임을 과업 단위로 배분한다.

여기서의 과업은 프로젝트나 고객 여정처럼 시간적으로 완결되고, 목적이 명확한 단위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어떤 신상품 론칭을 기획하는 경우,

직무 중심 조직은 ‘기획은 기획팀’, ‘마케팅은 마케팅팀’ 식으로 분리한다.

하지만 수평 연결 조직은 ‘신상품 론칭’이라는 과업 단위에

기획자, 마케터, 디자이너, 영업담당자가 함께 들어가 공동 책임 구조를 설계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누가 무엇을 했는가’보다 ‘결과에 대한 책임이 공동으로 분산되어 있는가’다.

즉, 책임은 공유되되, 실행은 분명하게 구조화되어야 한다.


적용 원칙:

과업 단위로 팀을 구성하고, 팀별 책임 범위 명확화

팀 내 역할은 고정이 아니라 과업 주도권에 따라 순환

직급이나 직무보다 ‘문제 해결의 기여도’ 중심으로 리더십 설계






3단계. 협업의 리듬과 피드백 구조 설계



수평적 연결 조직의 성공 여부는 결국 ‘협업의 리듬’에 달려 있다.

리듬이란, 협업이 일관성 있게 반복되도록 만드는 구조를 의미한다.

이 구조는 프로젝트 킥오프, 주간 리뷰, 목표 재설정, 회고 및 피드백 등으로 구성된다.


중요한 점은 이 리듬이 ‘자율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공통된 속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는 반드시 ‘동료 간 피드백 구조’가 포함되어야 한다.

수평적 조직이 성과를 지속할 수 있는 비결은 권한의 이양이 아니라,

책임 있는 피드백을 구조화하는 것에 있다.


실천 예시:

주간 단위로 진행되는 ‘크로스 체크 회의’: 팀 간 흐름 단절을 방지

프로젝트 종료 후 ‘공유 회고 문서’ 작성: 실행 과정에서의 학습 정리

‘동료 피드백 루프’ 도입: 직속 상사 중심이 아닌 팀 기반 피드백 설계


이러한 리듬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조직의 실행 구조’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협업은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다.






요약: 수평적 연결의 구조화는 아래와 같다



단계 핵심 전략 주요 설계 포인트

1단계 업무 흐름 단위 재설계 고객 여정, 과업 중심으로 연결 구조 시각화

2단계 과업 중심 책임 분배 프로젝트 단위 공동 책임 구조, 유연한 리더십

3단계 협업 리듬 구조화 정기적인 피드백 루프와 회고 기반 실행 구조





수평적 연결은 더 많은 회의를 하자는 말이 아니다.

‘더 깊은 협업이 가능하게 설계하자’는 의미다.

그리고 이 설계는 일을 하는 방식의 구조적 전환을 전제해야만 한다.







정리 – 직무란 고정된 틀이 아니라, 흐름 위에 설계되는 것





직무는 원래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너무 당연하게 직무를 고정된 틀로 받아들여 왔다.

'기획팀은 이런 일을 한다',

'디자인팀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영업팀은 현장만 책임진다'는 식의 사고는

일의 실체보다 조직 구조에 편리한 배치 방식이었다.

그 결과,

실제 고객 경험은 단절되고, 내부 협업은 장애물이 되며, 몰입은 구조적으로 방해받았다.


하지만 일의 흐름은 언제나 복잡하고 살아 있다.

문제의 출발점은 명확하지 않고, 해결의 끝도 직무 단위로 나뉘지 않는다.

기획이 마케팅을 만나고, 개발이 고객을 만나며, 운영이 제품의 전략을 결정짓기도 한다.

이 모든 상호작용의 연결 지점을 '직무'라는 고정된 틀로 자르려는 시도는

일의 본질을 가로막는 벽이 된다.






이제, 직무를 설계의 대상으로 다시 보자



직무는 사람에게 배정하는 틀이 아니라,
일이 흘러가는 구조 속에 설계되어야 할 단위다.

즉, 어떤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는지가 아니라,

어떤 일이 어떤 흐름으로 이어져야 가장 효율적인지를 중심에 놓아야 한다.


이전까지의 조직은 '직무를 고정하고 사람을 채운다'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흐름을 설계하고 그에 맞게 직무를 변형한다'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 변화는 단순히 조직도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일의 본질을 다시 설계하는 과정이다.






수평적 연결은 ‘관계의 설계’가 아니라 ‘일의 흐름 설계’다



많은 조직이 ‘수평적 문화’를 외치며 회식 문화를 없애고, 호칭을 바꾸고, 조직 내 소통 채널을 늘린다.

하지만 그런 변화만으로는 협업의 질이 달라지지 않는다.

핵심은 ‘어떻게 일을 연결시킬 것인가’, 다시 말해 일의 흐름을 어떻게 구조화할 것인가다.


직무 중심 조직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지만, 흐름 중심 조직은 일 자체가 사람을 몰입하게 만든다.

그 차이는 ‘동기부여 방식’이 아니라 ‘구조의 방식’이다.

몰입은 설계되는 것이지, 주문되는 것이 아니다.






전략은 선언이 아니라 구조에서 탄생한다



우리가 전략을 실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전략이 잘못된 게 아니라,

일이 전략을 담지 못하는 구조에 있기 때문이다.
전략은 사람의 능력으로만 구현되지 않는다.

조직 안에서 ‘일이 흘러가는 구조’가 그것을 뒷받침할 때 비로소 실행된다.

따라서 전략은 계획이 아니라 설계이고,

그 설계는 직무를 재구성하고 흐름을 구조화하는 작업과 맞닿아 있다.


인사, 조직문화, 협업 방식, 성과 구조 모두가 이 설계 위에 조율되어야 한다.






제안: 이제 조직은 다음을 질문해야 한다


이 일은 어디서 시작되고, 누구와 연결되며, 어떻게 끝나는가?

이 흐름 안에서 ‘고정된 직무’가 아니라 ‘유연한 실행 단위’는 무엇인가?

우리는 사람을 관리하는가, 아니면 일을 설계하고 있는가?






마무리 메시지: "직무는 닫힌 틀이 아니라, 열려 있는 흐름이다"



지금의 시대는 변화와 예측 불가능성의 시대다.

이 속에서 조직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는 직무라는 구조에 사람을 가두는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직무를 흐름 위에 다시 설계해야 한다.
몰입은 위에서 지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구성원이 '일이 잘 흘러간다'고 느낄 때,

그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인식할 때,

그 흐름에 기여한다고 믿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


수평적 연결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사람을 바꾸려 하지 말고, 일을 바꾸자.
일의 구조를 바꾸면, 사람이 달라진다.
직무 중심에서 흐름 중심으로.
그 전환이 조직을 일하게 만든다.
그 설계가 몰입을 부른다.
그리고 그 흐름이 조직의 미래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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