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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스타 Feb 14. 2023

경쟁사에게 카운터펀치 날리기

필자는 성인 교육 도메인에서 기획 일을 하고 있다. 작년 초 필자는 새로운 온라인 교육상품을 오픈했고, 마일스톤을 차곡차곡 달성하기 위해 한창 달리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A사의 존재는 필자 입장에서 큰 걸림돌이었다. A사는 씬의 터줏대감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잠재 고객이 A사의 상품과 필자의 상품을 비교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때부터 필자는 A사에게 날릴 카운터펀치를 준비했고, 모니터에 <타도 A사>라고 쓴 포스트잇을 붙여 놓는 것을 시작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A사의 파이를 가져오려는 노력을 했다.



경쟁사의 일거수일투족을 체크했다

가장 먼저 크롬의 첫 화면을 구글이 아닌 A사 홈페이지로 바꿨다.(지금은 다른 회사로 바꿨다) 매일 A사의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바뀐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고, 바뀌었다면 무슨 의도로 바꿨는지 추론하는 습관을 만들었다.

쉽게 추론되지 않는 부분은 A사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왜 바꿨는지 확인했다. 감사하게도 A사 직원분들께서 필자에게 자초지종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이렇게 파악한 내용들은 유관 업무를 하는 동료에게 1페이퍼 리포트를 작성하여 전파했다.


경쟁사가 잠재 고객을 모으는 방식을 학습했다

교육 상품은 최초 유입부터 결제까지 소요 기간이 긴 편이라 잠재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필자는 A사가 잠재 고객을 어떤 방식으로 모으는지 어느 채널에 모여있는지 등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했고 채널을 발견하면 직접 참가하여 A사의 액션과 고객의 반응을 모니터링했다.

A사에서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액션 중에서 필자가 당장 할 수 있는 액션은 바로 벤치마크했고, A사만 인지하고 있던 잠재 고객에게 필자의 상품을 노출시켜 필자의 상품과 A사의 상품을 비교하게 했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했다


비교우위를 점하기 위해 빠르게 상품을 개선했다

타사가 지금 당장 바꿀 수 없는 것을 파악하고 시간이 지나더라도 필자의 상품을 절대 따라잡을 수 없도록 상품을 개선했다. 개선 작업을 할 때 후발주자가 선행주자를 뛰어넘으려면 상품을 압도적으로 하이엔드로 만들거나, 압도적으로 가성비 있게 만들어야 된다는 원칙을 적용했다.

이후 고객 입장에서 가장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비교 테이블을 활용한 표시 광고를 진행했다. 필자는 이 액션의 효과가 꽤 컸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경쟁사의 약점은 끝까지 파고들었다

고객 중 A사의 상품에 불만족해서 필자의 상품으로 갈아탄 고객 B님이 있었다. 필자는 B님의 심층적인 의견을 듣고자 미팅을 진행했고, 고객이 이용하는 강의 콘텐츠와 서비스에 문제가 있었던 것과 A사와 고객 간 계약조건에도 문제가 많았던 것을 알 수 있었다.

필자는 이 부분을 집요하게 물어뜯었다. 상세페이지에서 언급하고 상품 브랜딩에 활용하고 SNS 광고로 내보내기까지 했다. 참고로 현재 A사는 필자가 문제가 많다고 언급한 부분 때문에 다른 고객과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유명가수 민사소송님


노력의 결과인지 모르겠으나 필자가 상품을 출시한지 4개월 만에 A사는 상품의 포맷을 B2C에서 B2G로 피벗했다. 교육 상품을 B2G로 피벗했다는 뜻은 국비지원 상품으로 바꿨다는 것이고, 격투기로 비유하면 갑자기 상대방이 체급을 바꾼 것과 같다. 이걸 타도했다고 할 수도 없고 안 했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

이날 이후로 시간은 꽤 지났지만 카운터펀치를 다른 곳에 날리지 않고 잘 보관하고 있다. A사가 아니라도 누구든지 필자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는 누구라도 괜찮다. 필자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하다면 경쟁사 탕비실의 숟가락 개수까지 알아낼 준비가 돼있고 아직 카운터펀치도 남아있다. 오늘의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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