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성인 교육 도메인에서 기획 일을 하고 있다.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지키려고 노력하는 행동들이 있다. 기획 일을 하고 있어서 특별히 신경 쓰고 있는 것은 아니고, 직장인으로서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것들이다. 이 행동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엄청난 것은 없고 하나같이 사소하다. 마치 야구선수의 타격 준비 루틴과 같은 기능이라고 볼 수 있겠다.
사내 메신저, 이메일, 기획 문서 등을 쓰면서 맞춤법이 긴가민가하면 맞춤법 검사기를 돌려 본다. 꽤 자주 쓰는 편이라 아예 북마크바에 저장을 해놨다.
필자는 회사에서 글로 소통할 때 오탈자, 띄어쓰기 등 맞춤법을 지키는 것은 지나가면서 인사를 잘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회사 복도에서 마주쳤을 때 인사를 하지 않는 사람을 좋게 보진 않듯이, 필자는 맞춤법을 틀리면 상대방에게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생각이 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필자의 아버지께서 필자에게 맞춤법의 중요성을 강조하셨기 때문인 것 같다.
문장을 최대한 짧게 쓰려고 노력하고 문장마다 주어와 서술어의 관계를 확인한다. 필자는 회사에서 글로 소통하면서 동일한 글을 여러 번 읽는 경험을 종종 했다. 필자의 난독증도 한몫을 했겠지만, 비문이었던 것이 큰 몫을 차지했다고 생각한다.
문장이 길거나, 문맥상 등장 인물이 여럿인데 문장에 주어가 없거나, 구어체를 남발하면 비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비문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을 한 번에 읽을 수 있고 정확하게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내 메신저의 스레드(또는 댓글)나 메일의 회신은 발견한 즉시 하는 것이 옳다. 마지막 멘트가 대화를 매듭짓는 것이 아닌 이상 상대방은 필자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고, 필자는 동료의 시간을 아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연락을 확인했으나 당장 자세하게 회신하기 힘든 경우나 회신을 하기 위해 자료 정리, 의사결정 등 추가 작업이 필요한 경우에는 필자는 상대방에게 언제쯤 답장을 드리겠다는 내용을 회신한다. 개인적으로 안읽씹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하면 안 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괜한 커뮤니케이션 오류 및 낭비를 유발함으로써 동료에게 직, 간접적으로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필자가 회의 참석자라면 가능한 한 문서를 미리 받아 읽은 후 어젠다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정리하고 들을 말과 할 말을 준비한다. 필자가 회의 주최자라면 회의에 필요한 정보를 문서로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작성해서 회의 참석자에게 공유한다. 문서 작성이 불가능할 경우 회의의 어젠다를 사전에 공유한다.
회의는 의사결정을 하는 자리다. 단순히 정해진 시간 맞춰 회의에 들어가서 들리는 대로 듣고 생각나는 대로 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회의를 아무 준비 없이 들어가면 현명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고 일을 허투루 할 가능성이 생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회의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동료의 장점을 어깨너머로 보고 배우기 위함이다. 사실 이건 필자의 장기 중 하나인데, 사무실에서 동료 또는 협업하는 분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좋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벤치마크해서 최대한 빠르게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주로 소프트 스킬을 많이 배우는 것 같다.
필자는 사무실로 출근했으면 사무실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무실의 동료들의 모습을 보고 장점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사무실을 잘 활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모르긴 몰라도 퇴근길에 탕비실의 간식이나 비품을 챙겨가는 것보단 훨씬 나을 것이다.
회사에서 동료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받았을 때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과 필자의 행동으로 인해 동료가 난처하게 됐을 때 사과의 뜻을 표하는 것은 당연한 처사다. 필자는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넘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말과 함께 비타민, 드링크, 초콜릿 등과 같이 간단한 선물로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아, 커피나 점심 식사도 얼마든지 살 수 있다.
고정된 점심 메이트보다 날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점심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호한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동료들과 대화할 시간이 생각보다 없기 때문에 필자는 동료들과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잠답을 나누려고 노력한다.
주로 혼밥을 하거나 도시락을 챙겨 다니는 동료의 경우 갑자기 식사 제안을 하거나 억지로 끌고 나가진 않고, 3~4명의 점심 팟을 구성하여 따로 날을 잡는 편이다. 싫다고 하는 동료에게는 제안하지 않는다. 필자는 회사 사람들과 그냥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닌 동료로 지내고 싶어서 점심시간을 이렇게 활용한다. 퇴근 후 회식을 하는 것보단 훨씬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오늘 출근했다는 것은 어제 고생한 덕분에 내 프로젝트가(또는 회사가) 망하지 않았고 아직 할 일이 있다는 뜻이 아닌가. 이 감사한 마음을 담아 자리 주변의 동료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하지만 퇴근은 상황이 다르다. 특정 시간에 PC가 일제히 꺼지는 것이 아니라면, 누군가는 제때 들어갈 것이고 누군가는 남아서 야근을 할 것이다.
필자는 야근을 하는 동료의 손을 덜어주지 못할망정 방해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용히 퇴근한다. 동료의 증언에 따르면 처음엔 화장실에 가는 줄 알았다고 한다. 참고로 필자는 평소에 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기 때문에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기에 최적화돼있다.
오늘의 이야기 끝.
PS. 참고로 이번 아티클은 아래 영상을 보고 영감을 받아서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