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 수 만큼이나 많은 문화의 정의
그나저나.. 문화가 도대체 뭘까요?
여기저기서 문화문화 합니다만.. 문화가 뭐다 하고 딱 정리가 되는 분은 많지 않으실 겁니다. '문화의 정의는 문화를 공부하는 학자의 수 만큼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문화를 규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하게 쓰는 문화의 의미는 '문화예술계 동향..' 할 때의 문화입니다. 문학이나 음악, 회화, 무용 등의 예술 같은 영역을 뭉뚱그려 문화계..하는 식으로 부르곤 하죠.
우리가 관심을 가질 문화는 그쪽이 아니라 보다 넓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문화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는 끝도 없으므로;; 가장 쉽게 요약해보면, 문화란 '어떤 지역의 주민이나 집단의 특정한 생활양식'입니다. 인류학자 E. B. Tylor의 정의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문화란 지식, 신념체계, 예술, 도덕, 법 그리고 관습을 비롯해 사람들이 사회의 성원으로 살아가면서 획득하는 능력 및 습속을 포함하는 복합적 총체다(Tylor, 1871)"
네.. 더 어려워졌습니다;; 이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문화는 사람들이 어떠한 환경에서 가장 잘 적응하기 위해 만들어 낸 모든 것들입니다. 사람들은 잘 살기 위해 그런 것들을 지키고 또 뒷세대에 물려줍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문화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뿌리를 내리며, 사람들 마음 속의 문화는 다시 그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줍니다.
여기에 몇 가지 중요 포인트가 있습니다.
첫째, 문화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것들이다. 형체가 있는 것들(건물, 의복, 기구, 예술품 등)로부터 형체가 없는 것들(법, 제도, 종교, 도덕, 가치관 등)을 포함합니다.
둘째, 문화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것입니다. 따뜻한 많은 평야지대에 살던 사람들은 농경문화를, 풀이 많은 초원에 살던 사람들은 유목문화를, 해안가에 살던 사람들은 어업과 상업을 발달시켰습니다.
셋째, 사람들은 문화를 지키고 전달합니다. 그것이 그들의 생존에 가장 유리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어딜 돌아다니면 안됩니다. 땅에 작물을 심고 수확을 거두려면 최소 몇 개월은 꼼짝없이 일을 해야하니까요. 따라서 농경문화에는 사람들을 못 돌아다니게 하는 가치관을 숭상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효(孝)지요. 4대봉사(조상의 제사를 4대에 걸쳐 모신다), 삼년상, 시묘살이 등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정착할 수밖에 없는 풍습이죠.
반면에 해안이나 섬나라 사람들은 땅이 척박해서 식량이 부족합니다. 먹을 것도 없는데 거기 죽치고 앉아있으면 다같이 굶어죽는 겁니다. 이 사람들은 어디론가 떠나야 합니다. 소년은 꿈을 가져야 하고, 저 바깥세상 어딘가에는 황금으로 가득한 나라가 있어야 하는 겁니다. 지팡구, 엘도라도, 보물섬.. 그런 얘기들 있죠?
넷째, 그래서 문화는 그 문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당연하고 익숙한 것입니다. 따라서 다른 문화를 만나게 되면 아주 자연스럽게 그 문화가 틀렸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모든 판단의 기준이 '나의 문화'가 되기 때문이죠.
이것이 우리가 문화를 이해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문화의 정의에 대한 글을 새로 썼습니다. 이 글이 너무 짧기도 하고 문화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는데 부족하기도 하고 해서요. 아래 링크를 참조해 주십시오.
▶(심화) 문화란 무엇인가?https://brunch.co.kr/@onestepculture/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