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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선생 Apr 29. 2023

힘들고 지칠 땐 국밥을 먹자

심리학자가 추천하는 완전식품!!!

살다보면 힘든 날이 있다. 어려운 시기는 반드시 찾아온다. 금방 지나가는 고난도 있지만 도대체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나날이 계속될 때도 있다. 이뤄야 할 꿈을 되새기며 삶의 의미를 곱씹어도 견디기 어려운 날들은 분명 지나가며, 지나간 뒤에는 아스라한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끝을 모르고 반복되는 지치고 외로운 하루를 맨정신으로 버티긴 어렵다. 


그럴 땐 국밥을 먹자. 기름기 많고 느끼한 뼈해장국이 좋겠지만 고소한 순대국밥이나 선지해장국도 좋겠다. 아랫동네에는 쇠고기장국이나 돼지국밥이 특산인 곳도 있으니 잘 알아보고 결정하자. 중요한 점은 콩나물 해장국이나 시래기 국밥 같이 채소로 끓인 국밥보다는 고깃덩어리가 큼직큼직 들어간 기름기 많은 종류를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국밥이 나오면 다대기나 고춧가루를 팍..아니 적당히 뿌리고 잘 섞어주자. 깍두기 국물을 조금 부어도 좋다. 차가운 깍두기를 뜨거운 국물에 담그면 국물이 먹기 좋게 식을 뿐 아니라 이 시리지 않게 깍두기를 먹을 수 있다. 순대국밥에는 들깨 가루를, 추어탕에는 산초가루를 잊지 말아야 한다. 밥을 한번에 다 말지 말고 반 정도만 마는 게 따뜻한 국물의 식감을 느낄 수 있다. 


국밥은 심리학적으로 완전식품이다. 고담시에 국밥집이 있었으면 아서 플렉이 조커가 되지 않았을 거란 얘기가 있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알아보자. 힘들고 지쳤다는 것은 에너지가 고갈되었다는 뜻이다. 소진된 에너지를 채우는 길은 먹고 쉬는 방법 뿐이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다. 마음이 힘들면 몸도 지치고 몸에 기운이 나면 정신도 맑아진다. 

이모, 카드 되죠?

국밥을 한 숟갈 뜨면 국물이 식도를 타고 위장으로 이동한다. 뜨거운 국물은 차갑게 식은 몸에 열을 공급하고 음식물을 소화시키기 위해 소화액이 분비되고 혈류가 몰리면서 우리의 몸에서는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국밥의 국물은 체액을 보충하고 전해질 농도를 높인다. 뉴런 내에서는 전기 신호가 일어나는데 이 전기를 만들어 내는 데 나트륨과 칼륨이 필요하다. 짭짤한 국물은 흐릿하던 신경신호를 빠릿빠릿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이 작용을 전문 용어로 정신이 번쩍 난다고 한다. 혹자는 지나친 나트륨 섭취는 좋지 않다고 하지만 이 문제는 국밥에 들어있는 우거지나 시래기가 해결해준다. 녹황색 채소에는 칼륨이 들어있어 나트륨을 배출하고 신경신호를 강하게 만든다. 

나트륨-칼륨 펌프

고기에서 나온 기름은 지방이다. 지방은 뉴런의 축삭을 감싸는 수초(미엘린)의 재료다. 수초는 절연체로 축삭을 지나는 신경신호가 새지 않게 막는 역할을 한다. 지방을 먹지 않으면 수초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해 신경신호의 합선이 일어난다. 머리가 제대로 안 돌아간다는 뜻이다. 이제 신경신호가 뚜렷해지고 잘 전달되니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들 것이다.

지방은 미엘린으로

국밥에 만 밥은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은 우리가 즉시적으로 갖다 쓸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폭발적인 힘을 내야 하는 운동선수들이 경기 전에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이유다. 지친 몸에 에너지가 돌기 시작한다. 

고기의 단백질은 죽어나간 체세포를 교체할 세포를 생성하고 ...저장되어 나중에 쓸 에너지가 된다. 특히 뇌가 한창 발달할 어린이들은 고기를 잘 챙겨 먹어야 하는데 절에서도 동자승에게는 고기를 먹이는 이유가 이것이다.

탄수화물 -> 포도당

국밥 한 그릇으로 체온 상승, 신경신호 회복 및 뉴런 보강, 에너지 보충 및 축적이 한번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 어찌 완전식품이 아니라 할 수 있겠는가. 끝까지 나트륨이 걱정이신 분들은 조금 있다가 물을 한 컵 마시자. 전해질 농도쯤은 금방 조절할 수 있다. 바로 물을 마시지 말라는 것은 소화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어떤가. 몸과 마음이 훨씬 나아지지 않았나. 이렇게 또 하루를 견뎌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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