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나에게 부치는 편지: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사실들
이제 막 20대에 진입한 대학시절. 할 줄 아는 거라곤 공부와 PC게임밖에 없던 나의 모습이 생각난다. 계획이라곤 학기 중 다수의 과제, 시험을 위해 공부하기. 즐겨하던 RPG게임의 일일 퀘스트 및 사냥하기 밖에 없었다. 두가지 일을 하지 않을 때는 그저 침대에 누워서 웹툰이나 유튜브를 보거나, 피곤함에 잠을 청하곤 했다. 운동, 독서, 재테크 공부, 자아탐구 등의 자기계발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렇게 졸업을 한 후 사회에 첫발을 딛은 스물 네살의 나는 더이상 공부와 게임을 하지 않게 되었을 때 텅 비어버린 시간들을 어떻게 사용할지 하나도 몰라 그저 침대에 누워 시간을 축내기 바빴다. 핸드폰을 붙잡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외로워졌고, 이따금씩 '평생 이렇게 직장에 출근하고 집에서 시간만 축이게 될 것 같은데, 나는 왜 살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자기계발을 통해 멋지게 인생을 살아가는 누군가의 유튜브를 보더라도, 잠깐 의지가 불타오르다 '어차피 나는 안돼'라는 생각으로 끈을 놓아버리는 것이 부지기수였다. 그런 시도를 하면 할수록 나의 자존감은 점점 저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책을 읽고 나서 알게 되었다. 내가 게으름에 지게 된 것은 게으름과 싸우는 '시스템'이 없던 게 문제였음을.
내가 처음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것은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라는 책을 접하고 나서였다. '습관은 복리로 작용한다'는 개념을 통해, 작은 행동의 반복이 결국 인생의 큰 틀을 바꿔준다는 통찰을 주었다. 처음엔 '하루에 단 1%의 변화만으로 인생이 어떻게 바뀔 수 있겠어?'라고 생각하곤 반신반의 했는데, 루틴을 점검하고 나에게 맞는 습관을 설계하면서 자동화된 시스템을 만들자 점점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정체성 기반 습관 설계'라는 개념이 강하게 남았고, '나의 정체성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던 것 같다. 결국 내가 찾은 정체성의 답은 '끊임없는 성장을 통해 자산, 지식, 마음의 부를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었다.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의 모습을 먼저 그린 뒤, 그에 걸맞는 행동을 하나씩 쌓아 나가면서 나는 점점 변화하게 되었다. 결국 나의 루틴은 그저 시간표나 할일 목록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증명하는 일상의 구조가 되었다.
나는 의지가 부족한 사람이 아니었다. 다만, 의지를 불필요하게 소비하지 않게 도와줄 시스템이 없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게으름'을 이겨내기 위해 정신력만으로 해결하려 노력하지 않았다. 나만의 자동화된 시스템을 만들었고, 나의 삶이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돕는 환경을 설계했다. 이제, 그 목록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나도 모르게 반복하고 있던 습관들을 적나라하게 들여다보는 일이었다. 눈으로 직접 보기 전까지는 내가 얼마나 무의식적으로 시간을 버리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따라서 '습관 점수표'를 만들어보았다. 좋은 습관은 '+', 나쁜 습관은 '-', 일상적인 습관은 '='로 표기했다. 하루를 기록하는 과정을 통해 내 삶이 어떤 방식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었고, '-'인 습관들을 줄이기 위해 하루를 조금 더 의식적으로 설계하기 시작했다. 이 단순한 기록만으로 내 인식을 강렬히 바꿀 수 있게 된 것이다.
하루 중 언제 가장 생생히 깨어 있는지를 아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했다. 나는 몇 주동안의 에너지 리듬을 기록하며 관찰했고, 언제 집중을 잘하고 언제 피곤해지는지를 파악했다. 올빼미형인 줄 알았던 나는 생각보다 아침에 집중력이 높다는 걸 깨달았다. 그 이후 나는 06:30에 기상하여 출근 전 시간을 아침 루틴으로 채워넣었고, 다소 피곤한 시간에 운동을 해 하루의 활력을 끌어올렸다. 이렇게 에너지 리듬을 맞추는 것만으로 하루의 밀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에너지 흐름을 토대로 만든 나의 하루 루틴은 다음과 같다.
처음 독서라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 그것을 시각화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기상시간, 책이름, 독서량, 집중력, 간단한 소감을 쓰기 위해서 어떤 캘린더를 사용할까 고민했는데 '노션 캘린더'가 나의 맘에 쏙 들었다. 자유롭게 캘린더에 보이는 항목을 바꿀 수 있고, 핸드폰과 컴퓨터 모두에서 수정이 가능하며 온라인으로 이전 자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이유였다. 매일 독서를 한 아침에 기록을 남겼고, 하루하루가 이어져서 사슬처럼 연결되었다. 이 사슬을 끊고 싶지 않아서라도 나는 아침 일찍 기상해 책을 펼치게 되었다. 꾸준함은 거창한 다짐에서 오는 것이 아닌, 간단한 시각화 자료를 통해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하루를 정리하면서 매일, 매주 해야할 루틴을 적어두는 일은 마치 나만의 전용기를 만드는 일처럼 느껴졌다. 습관 캘린더를 만들 때 노션이 핸드폰과 컴퓨터 모두에서 수정이 가능했기에 사용했던 것처럼, 투두메이트도 둘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었고 매일 루틴을 적을 필요 없이 자유롭게 기간을 지정할 수 있어 아주 잘 활용하고 있다. 내가 하고자 하는 루틴을 정리해두고, 완료할때마다 체크하는 것이 내게 주는 성취감은 꽤 컸다. 무언가를 빠뜨리고 있더라도 다시 나를 루틴의 궤도로 올려놓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하루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는 더이상 '뭘 해야하지?'라고 막연히 고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